세계 2위 통신사업자 영국 보다폰이 5세대(5G) 네트워크 구축에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려는 영국 정부의 움직임에 반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다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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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보다폰은 정부가 화웨이를 국가의 통신 인프라에서 제거한다면 5G 기술을 선도하려는 영국의 계획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콧 페티 보다폰 최고기술책임자(CTO)는 FT와의 인터뷰에서 "통신사들이 기존 장비를 교체하는 데 시간과 돈을 소비해야 한다면 영국의 5G 리더십은 사라질 것이다"며 "완전한 금지 조치로 영국의 통신사는 수십억 파운드에 달하는 비용이 든다"고 말했다.

보다 폰의 경고는 최근 화웨이 장비 전면 금지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에 따른 것이다. 보리슨 존슨 영국 총리는 워싱턴과 정부 내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존슨 총리는 올초 화웨이 제품을 핵심 장비에서 제외하고 장비 점유율을 35%로 제한했다. 그러나 미국과 보수당 의원들은 영국이 완전히 화웨이 장비를 배제할 것을 요구한다.

영국의 통신사업자들은 난감한 기색이다. 수십 년간 써온 화웨이 장비를 교체하려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입해야하기 때문이다.

BT, 보다폰, 쓰리 등 영국 통신사들은 이미 화웨이 제품을 사용해 5G를 출시했다. 올 초 존슨 총리 결정에 따라 최근에도 중국의 기술로 네트워크를 계속 업그레이드했다. 화웨이와의 계약에 묶인 상황이다.

페티 CTO "화웨이 장비를 제거하는 대신 5G 커버리지를 확장하고 영국 산업을 위한 5G 기능을 개발하고 이 중요한 기술의 다음 단계에 투자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E를 소유하고있는 BT는 이미 화웨이 장비에 대한 정부가 요구한 점유율 35% 제한을 준수하기 위해서 5억파운드(7600억원)의 비용이들 것이라고 추정했다.

최근 영국 정부는 중국 회사의 장비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지난주에도 화웨이의 대안을 만들기 위해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등 5개 안보 파트너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에릭슨, 노키아, 삼성, NEC와 같은 기존 경쟁업체 또는 규모를 늘리고 자하는 소규모 미국 및 유럽 회사 등이 포함될 수 있다.

페티 CTO는 "보다폰은 이미 에릭슨과 협력하고 있으며, 새로운 공급 업체의 장비도 테스트하고 있다"고 며 "우리는 하나의 공급 업체에 묶여 있지는 않지만, 여기에 무엇이 걸려있는 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