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확산 후 LG CNS 경영진은 매일 직원 스스로 자신의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자가진단 시스템’ 개발을 원했다. LG CNS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술과 빌드 센터를 통해 자가진단 시스템을 단 하루 만에 만들었고, 17개 회사에 이를 공급했다. 예전의 기술이었다면 시스템 개발에 몇개월쯤 걸려야 했던 일이지만 순식간에 처리했다. 최근까지 장애가 단 한건도 나오지 않았다.

박상엽 LG CNS 클라우드사업부 상무는 23일 IT조선이 개최한 클라우드 2020 콘퍼런스 웨비나를 통해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술과 빌드 센터에 대해 소개했다. LG CNS는 공공·금융·제조·통신 관련 IT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LG그룹은 그룹 내 서비스의 90%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박상엽 LG CNS 상무가 클라우드 컨퍼런스 2020 웨비나에서 강연하는 모습 / IT조선
박상엽 LG CNS 상무가 클라우드 컨퍼런스 2020 웨비나에서 강연하는 모습 / IT조선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술 기반 빌드센터 확보한 LG CNS
"안정적이고, 빠르고, 저렴하고, ‘개인화’ 트렌드 대처 용이"

클라우드 네이티브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발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뜻하는 용어다. 빌드센터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에서 앱을 개발하는 과정 전반을 총괄하는 시스템이다.

LG CNS은 피보탈(Pivotal), 슬라럼(Slalom) 등 회사와 기술 협약을 맺고 내부 직원을 꾸준히 파견해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술을 확보했다. 이후 글로벌 기업, 기술계 선두주자 기업과 조직체계를 유사하게 갖추자는 의미에서 빌드센터까지 마련하게 됐다.

박상엽 상무는 "클라우드 환경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실제 클라우드로 전환한 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있다"며 "클라우드의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클라우드 네이티브 시스템을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면 안정적이고 빠르고 비용이 저렴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고, 메가트렌드인 ‘개인화’ 환경에 대처하기도 좋다"며 "민첩성을 확보하고 비용 절감 효과를 보려면 인프라만 확보해서는 안되며, 앱과 관리 수단도 클라우드 네이티브로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LG CNS는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클라우드 네이티브를 정의한다. ▲점진적으로 개발해 원하는 결과를 만드는 ‘애자일(Agile)’ ▲개발이 끝난 결과물을 운영 목적이 아닌 최신의 형태로 유지하는 ‘데브옵스(Devops)’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쪼개서 이득을 얻는 ‘마이크로소프트아키텍처(MSA)’ 등 일종의 ‘문화’라고도 할 수 있는 기초 위에 자동화 테스트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춰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을 구현한다.

애자일 방식을 설명한 장표 / LG CNS
애자일 방식을 설명한 장표 / LG CNS
애자일, 클라우드 네이티브 구축의 ‘핵심'

박 상무는 애자일 방식을 활용하면 최신의 시스템 상태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과거에는 소프트웨어를 만든 후 수정이 어려워질 경우 차세대 시스템이라는 명목으로 시스템을 전면 재개발하는 과정을 거쳤다. 시스템은 사용 기간을 여유 있게 고려해 제작하기 때문에, 옛 방식을 따를 경우 초과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추후 시스템 자체를 변경하기 어렵기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박 상무는 "클라우드 네이티브는 시스템을 매우 작게, 부분적으로 만든 뒤 이를 최신이 되도록 관리하는 시스템이다"며 "전체적으로는 항상 최신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창 서비스 중 장애가 발생할 수 있는데, 잘못하면 이용자가 서비스에서 이탈할 수 있다. 정말 중요한 분야는 개발자가 원하는 내용을 계속 추가해도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동화 테스트를 통해 문제 발생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다.

박 상무는 "동일한 시스템 운영 환경을 하나 더 서브로 갖고 있다면 문제 해결이 쉬울 수 있지만, 클라우드 환경이 아니라면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며 "클라우드 덕에 운영 서비스가 20개에 달한다 해도 손쉽게 동일한 운영 환경을 만든 뒤 변경 등 작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마케팅 단계에서도 동일한 프로토 타입을 여러개 만들어 성공 가능성을 검증할 수 있다.

비용 면에서도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인사팀은 근태관리 시스템을 매일 사용하지만 채용이나 연말정산 등은 1년에 한두번 사용한다. 이런 시스템을 일관적으로 콘테이너나 버추얼머신(VM)으로 관리할 경우 비용은 개별로 발생한다.

하지만, 전체 직원이 하루에 한 번 쓰는 시스템을 서버리스로 관리하고, 사용자가 얼마나 들어올지 모르는 시스템은 콘테이너로, 트래픽이 많은 것은 VM으로 관리한다면 비용을 합리적으로 절약할 수 있다.

박 상무는 "앞서 소개한 코로나19 자가진단 시스템의 경우 서버리스로 관리한 덕에 한 달 이용료로 27달러(3만2630원) 지불하면 된다"고 말했다.

LG CNS의 협업 모델에 대해 설명하는 박 상무 / 오시영 기자
LG CNS의 협업 모델에 대해 설명하는 박 상무 / 오시영 기자
LG CNS 단순 서비스 의뢰부터 빌드센터 구축까지 돕는다

LG CNS는 빌드 센터를 ▲이용자가 원하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시스템을 구축해서 전달하는 ‘Build it for You’ ▲이용자가 직접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을 구축하도록 돕는 ‘Build it with You’ ▲이용자가 빌드센터를 구축하는 것을 돕는 ‘Build Your Build’등 다양한 협업 모델로 제공한다.

박 상무는 "LG CNS는 이용자가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을 구축할 때 애자일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그 과정에서 세계 기업에게 배운 노하우를 활용한다"고 말했다.

박상엽 상무 / IT조선
박상엽 상무 / IT조선
- AWS를 주로 사용하고 향후 애저와 구글 클라우드를 옵션으로 사용할 예정인데, 이런 상황에도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을 문제없이 적용할 수 있나.

박상엽 상무 이런 환경을 클라우드 필드에서는 멀티 클라우드라고 표현한다. 프라이빗·퍼블릭 클라우드 환경을 함께 쓰는 것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라고 한다. 질문 내용은 멀티 클라우드 환경을 이르는 말인 것 같다. LG CNS도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AWS, 애저를 전부 쓴다. 다만 코드 기반 인프라(IAC)를 구축할 때 클라우드 솔루션 제공자가 제공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오픈소스 ‘테라폼’을 활용하므로, 솔루션 제공자가 달라도 같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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