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 (101) 내가 지닌 것은 모두 남에게 받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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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6.24 04:00
‘하루천자로 고전(古典) 읽기’는 고전을 월·화요일과 목·금요일에 연속 게재하고, 수요일에는 짧으나 깊은 공감을 주는 콘텐츠를 골라 제시함으로써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합니다. 박완서의 《나목(裸木)》은 25일과 26일 3·4편으로 이어집니다.

수필가이자 철학자인 김형석(金亨錫, 1920~ )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의 가장 최근 저서 《백년을 살아보니》(2016, Denstory) 가운데 한 편의 글을 골랐습니다.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은 ‘인생 선배’가 다정하게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는 쓸쓸하면서도 아름다운 울림이 있습니다. /편집자 주

김형석 교수(왼쪽)는 1920년 평안남도 대동군에서 태어나 1939년 평양 제3중학교를 졸업한 뒤, 일본 조치(上智)대학 예과를 거쳐 1944년 같은 대학 문학부 철학과를 마쳤다. 이후 송산여자중학교·중앙중학교 교사를 거쳐, 1954년 고려대학교·한국신학대학 강사를 지냈다. 1954~85년 연세대학교 교수로 재직, 1985년 명예교수가 되었다. 김태길·안병욱과 함께 한국의 3대 철학자로 일컬어진다. 저서로 《철학입문》·《철학개론》 등이 있고 수필집으로 《고독이라는 병》·《영원과 사랑의 대화》·《백년을 살아보니》(오른쪽) 등이 있다.
내가 지닌 것은 모두 남에게 받은 것 / 김형석 (글자수 559, 공백 제외 412)

어느 날 치과 치료를 받고 돌아오면서 생각했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모든 물건은 전부 다른 사람이 준 것이다. 모자도, 양복도, 신발도 그렇다. 어떤 것은 호주의 나와는 전연 상관이 없는 사람이 양을 쳐서 보내준 것이고, 미국 텍사스의 어떤 사람이 목축을 해 보내준 가죽도 있다. 또 모자와 옷을 만들기 위해 수고해준 수많은 사람들 덕분에 살고 있다.

안경을 만들어준 기술자, 치과에서 도움을 베풀어준 의사와 간호사, 병들었을 때 사랑을 베풀어준 여러분들, 나로 하여금 나 되게 했고 이렇게 살게 해준 모든 사람들의 혜택으로 내가 살아가고 있다. 내가 갖고 있는 지식과 학문도 모두가 스승과 다른 학자들로부터 받은 것이다. 더 솔직히 말하면 내 생명과 인생 자체가 부모, 가족과 더불어 주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그 많은 분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가르치는 일 한 가지만 하면 된다. 또 그 한 가지를 열심히 하면 사람들은 나에게 감사의 뜻을 전해 온다. 얼마나 아름답고 착한 세상인가. 그 한 가지만이라도 정성껏 보답해야 하지 않겠는가, 라는 생각이었다. 그것이 우리 모두의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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