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가 후원하는 해커 집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연구 자료의 탈취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각)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국립사이버안보센터(NCSC)는 이날 성명을 내고 "코지베어(Cozy Bear)로 알려진 해커 그룹 ‘APT29’가 학계와 제약업계를 상대로 코로나19 연구 성과를 해킹하려 했다"고 밝혔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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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지베어 해커 그룹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민주당을 해킹한 의혹을 받는다. 러시아 정보기관의 일환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NCSC는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싸우는 노력에 가해진 비열한 공격을 규탄한다"며 "해커들은 스피어피싱(특정 대상을 목표로 하는 피싱)과 일반적인 멀웨어(악성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다양한 수법과 기술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APT29는 코로나19 백신 연구·개발 기관을 대상으로 계속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러시아 정보기관이 팬데믹에 맞서 싸우는 기관을 목표로 한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과 동맹들이 백신을 찾고, 글로벌 보건을 지키기 위한 힘든 노력을 이어가는 와중에 다른 이들은 무모한 행동으로 이기적 욕심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영국 측 주장에 정면 반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타스 통신에 "우리는 누가 영국 제약사와 연구소를 해킹했는지 모른다"며 "러시아는 해킹 시도와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