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유출에 고통받는 삼성D, 이달 말 톱텍 소송 결과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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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8.12 06:00
기술유출 소송 1심 선고 31일 예정
국내 업체에 OLED 기술 넘겨, 中 유출 직전 적발

삼성디스플레이가 협력사와 연구원의 배신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삼성은 26년간 거래한 공장자동화 설비 전문업체 톱텍과 형사 소송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회사 연구원이 한 디스플레이 장비사에 기술을 유출하는 일도 생겼다.

유출된 기술의 최종 목적지는 공통적으로 중국을 향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시간과 돈을 들여 개발한 국가핵심기술이자 첨단기술이 언제든 중국업체에 고스란히 넘어갈 수 있는 현실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비위 행위가 발생한 협력사와 거래를 끊고 새 거래선을 찾는 일도 부담이다. 믿을 곳이 없다. 비슷한 사례 방지를 위해 사법부의 일벌백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월 말 예정된 톱텍 기술유출 소송 1심 선고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IT조선 DB
11일 법원에 따르면 이날 삼성디스플레이와 톱텍이 기술유출 소송 관련 7차 공판을 치른다. 결심공판은 이르면 이달 31일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공판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양사의 기술유출 소송은 2018년 12월 수원지방법원에서 1차 공판준비기일을 기점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검찰 측의 기술 유출 담당 검사의 전보, 수원지검 담당 검사 교체 등을 이유로 1년 8개월째 1심을 지속하고 있다.

톱텍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제공받은 3D 라미네이션 관련 산업기술 및 영업비밀을 중국 수출을 위해 위장용으로 설립한 회사에 유출하고, 그 중 일부 자료를 중국으로 유출해 위장회사가 155억원 상당의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기술 특허를 지니고 있고, 톱텍은 이 기술을 구현하는 장비에 특허를 내놨다. 톱텍은 중국업체에 수출한 장비가 삼성디스플레이 영업비밀과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검찰은 이를 영업비밀 유출로 본다.



1심 결론과 별개로 삼성디스플레이는 톱텍과 2019년에 거래를 중단하고, 새 협력사와 거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 유출로 소송까지 간 협력사와 거래를 지속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삼성은 비위 행위가 발생한 협력사와는 거래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도 세웠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관계에 있는 업체에 (기술 유출과 같은) 문제가 생긴다면 그에 적정한 조치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라며 "특정업체와 거래 여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 조선일보DB
7일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OLED 제조 관련 기술을 장비업체에 넘긴 자사 소속 연구원 A·B씨 등이 구속됐다. 2019년 11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제조용 OCR 잉크젯 라미 설비의 공정 스펙을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C사에 유출한 혐의다.

OCR 잉크젯 라미 설비는 디스플레이의 패널과 커버글라스(유리 덮개)를 정교하게 접착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삼성디스플레이가 3년간 100억원 대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장비다. 이 장비는 10월부터 베트남 등지에 있는 OLED 패널 후공정 조립라인에 도입될 예정이었다.

A씨 등은 C사의 차명지분을 취득해 동업 관계를 맺은 상태에서 이 기술을 유출했다. C사는 넘겨받은 자료로 시제품을 만들었고, 최종적으로 중국업체로 해당 기술을 넘기려 했지만 검찰 수사가 시작하면서 해당 설비를 중국업체에 넘기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원과 함께 중국으로 기술 유출을 시도한 C사가 삼성디스플레이의 협력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C사가 거래 업체인지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C사가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원에게 넘겨받은 자료로 시제품을 만든 기술력이 있는 만큼 유력 협력사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이 경우 삼성디스플레이는 톱텍에 이어 또다시 대체 협력사를 물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술 유출 사태의 원인은 결국 돈이다. 업계에서는 돈에 눈이 어두워진 일부 기업과 인재가 양심을 파는 행위를 방지하려면 사법부가 이같은 케이스를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기술 자료를 빼돌리고 한국의 우수 인력을 빼가는 노력으로 기술 도약을 이루고 있다"며 "첨단 기술 유출이 개인의 양심 문제를 넘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인 만큼 삼성디스플레이 관련 소송에서 사법부의 합리적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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