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권 지켜주는 솔루션 '마크비전'
아마존, 타오바오 등 5대 글로벌 이커머스 24시간 감시
가품 탐색부터 확인, 신고까지 원스톱 서비스
부지런하게 도전을 이어가는 청년이 바로 이인섭 마크비전 CEO다. 평소에도 사기 판매 문제에 관심이 많던 그는 맥킨지에서도 위협 요소 컨설팅 전담 부서를 다녔다. 로스쿨 진학도 같은 맥락이다.
처음부터 마크비전을 준비했던 것은 아니다. 소비자를 위해 제품 포장 및 검수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하는 솔루션 '마크원'이 첫 제품이었다. 발상은 신선했지만, 수익 모델이 확실치 않았다.
그래서 이인섭 CEO는 소비자가 아닌 판매자 사기 문제로 눈을 돌렸다. 그는 "해결책을 제시한다고 다 되지 않는다"며 "큰 문제에 도전해야, 스타트업이 성공할 기회가 있다"라고 말했다.
블루 오션! ‘짝퉁 산업’ 커졌지만, 마땅한 해결방안 없었다
마크원과 달리 마크비전에는 확실한 근거가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세계 가품 유통 규모가 570조원에 넘는다. 이중 명품 위조는 10% 미만이다. 자동차 부품, 화장품 등 일상품이 가품으로 인한 피해가 더 크다.
최근 K-뷰티를 필두로 K-브랜드가 글로벌 진출에 타진하며 국내 기업 피해 사례도 늘고 있다. 하지만 국내는 해외와 달리 IP를 관리하는 '브랜드 프로텍션(Brand Protection)'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다.
이인섭 CEO는 "최근 많은 국내 브랜드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브랜드를 지켜주는 곳은 정부 차원에서 특허청이 유일하다시피 하다"라고 지적했다.
일부 업체가 IP 침해 사례를 찾아주기도 하지만, 가품을 신고해도 다음 날 다시 판매되는 일이 부지기수다. 이인섭 CEO는 "대부분 업체는 수작업으로 가품을 찾는다. 사이트에서 검색하고, 스크래핑 및 캡처해서, 위배 사유를 적어서 신고를 해야 한다"며 "이베이, 아마존 등 세계적 이커머스 사이트를 고려하면 기존 방법은 한계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런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마크비전이 선택한 방법은 ‘인공지능(AI)’이었다. 마크비전은 AI기반 솔루션으로 기존 수작업을 대부분 자동화의 영역으로 넘겼다.
마크비전, 자동으로 가품 찾고 신고한다 … 저작권 침해 사유도 설명
마크비전은 크게 탐색, 리뷰, 신고 단계로 나뉜다. 먼저, 이미지와 텍스트로 기업 브랜드를 학습한 AI가 판매 사이트를 24시간 탐색한다. AI는 찾아낸 가품을 대시 보드에 SNS형식의 직관적인 UI로 제공한다.
이인섭 CEO는 "기존 수동적 방식은 인건비도 많이 든다. 비용도 많이 들지만, 심지어 시간도 오래 걸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마크비전은 AI기반 자동화이기에 건당 적발 비용이 천원도 되지 않아, 비용을 ⅓ 수준으로 줄인다"며 "월평균 IP 침해 사례를 3천건 찾는다"고 덧붙였다.
인스타그램을 연상하는 대시보드는 간편한 신고외에도 기업이 저작권 침해 정도를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을 돕고, 저작권 피해 유형에 관한 통계도 제공한다. 이인섭 CEO는 "복잡한 법률 소프트웨어가 아닌 직관적인 서비스를 고려했다"며 "법률 전문가가 아닌 사람도 쓸 수 있는 UI"라고 소개했다.
깔끔한 대시보드 바탕에는 기술력과 전문성이 있다. 마크비전은 각 침해에 대해 학습한 여러 AI를 사용한다. 각 AI를 잘 학습하기 위해서는 저작권 전문가의 침해 판단 사례가 중요하다. 이인섭 CEO를 비롯한 법률 전문가와 개발자의 협력이 없다면 나오기 힘든 솔루션인 셈이다.
국내 론칭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지만, 화장품 업계를 중심으로 다수 기업에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인섭 CEO는 재밌는 문제를 풀고 있는 기분이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처음에는 유니콘이 되겠다는 막연한 생각만 했다. 막상 사업을 시작하니, 사람이 필요한 제품을 제공하고 사용해준다는 사실이 정말 즐겁고 행복했다. AI라서 사용하는 서비스가 아닌, 매일 필요한 솔루션으로 거듭나겠다"
송주상 기자 sj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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