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잡은 삼성, 인텔 징검다리로 TSMC 추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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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8.19 06:00
삼성전자가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대만 TSMC 추격에 고삐를 죈다. 삼성전자는 퀄컴, 엔비디아, 바이두에 이어 대형 거래처인 IBM의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위탁 생산을 맡았다. TSMC의 텃밭인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인정 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가 IBM과 손잡은 만큼 다음 상대는 인텔의 될 수 있다. 인텔은 최근 기술력 부족으로 7나노미터(㎚, 10억분의 1m, 이하 나노) 기반 CPU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다. 삼성전자가 인텔 수주전에서 승리한다면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에서 글로벌 1위에 오른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현실화 할 수 있다. TSMC의 아성을 충분히 넘어설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 라인 전경/ 삼성전자 제공
IBM은 최근 차세대 서버용 CPU ‘파워10’을 공개하며 이 제품이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의 최첨단 기술인 극자외선(EUV) 기반 7나노 공정을 통해 생산된다고 설명했다.

IBM은 7나노 CPU와 서버를 통해 기업용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노린다. 기술 진입 장벽이 높고 대규모 투자비가 드는 7나노 CPU로 차별화를 둔다는 전략이다. 파워10은 이르면 2021년 하반기 탑재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8.8%다. 1위 대만 TSMC(51.5%)보다 32.7%포인트 낮지만, 1분기(38.2%포인트) 대비 격차가 줄었다.

그동안 칩을 자체 생산하던 인텔은 차세대 반도체 경쟁에서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다. CPU 경쟁사인 AMD가 2019년 이미 7나노 CPU를 출시한 반면 인텔은 오히려 7나노 공정 양산에서 차질을 빚어 출시가 6개월쯤 지연되기도 했다. 결국 인텔은 CPU 생산을 외부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7나노 이하 미세공정 기술을 보유한 파운드리 업체는 세계에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TSMC와 삼성전자는 7나노 공정 개발에 성공해 반도체를 양산 중이다. 2020년은 5나노, 2022년에는 3나노 양산을 준비하는 등 차세대 공정 기술에서 양사가 선두에 있다.

TSMC는 이미 인텔의 그래픽칩(GPU), 모뎀칩을 위탁생산하고 있다. 7월 한 대만 매체는 인텔이 7나노 최적화 버전인 6나노 프로세스 위탁 생산에 대해 TSMC와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부문 CPU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시리즈를 설계·제작하는 경쟁사이기도 하다. 이를 이유로 인텔이 자체 CPU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길 가능성이 낮다는 예상도 나온다. TSMC가 7나노에서 삼성전자의 추격을 떨쳐내고 파운드리 시장을 독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텔 파운드리 물량을 삼성전자가 수주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인텔의 일부 칩을 생산하는 등 협력관계를 맺어왔다. TSMC가 인텔의 경쟁사인 AMD의 칩을 상당량 생산한다는 점도 인텔이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삼성과 손을 잡을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삼성전자는 13일 업계 최초로 3차원 적층 패키지 기술을 적용한 시스템반도체 생산에 성공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TSMC보다 1년쯤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반도체 업계는 TSMC와 파운드리 경쟁에서 수세에 몰린 삼성이 IBM 수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한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IBM 서버용 칩 물량 자체는 많지 않아 실제 매출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면서도 "IBM이라는 고객사를 간판으로 두면서 인텔 등 여러 고객사에 어필할 수 있는 대표 수주 사례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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