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마스터카드 블록체인 총괄 "가상자산, 손 안 내밀기엔 잠재력 너무 크다"

입력 2020.08.21 06:00

라즈 다모다란 마스터카드 블록체인·가상자산 부문 부사장 인터뷰
시장은 성숙…규제가 확대 걸림돌
가상자산 시장 확대 위해선 규제당국·중앙은행 역할이 핵심

2018년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당시에도 해외 주요 금융 기업들은 가상자산을 다뤄야 할지 여부에 고민만 했다. 규제가 없고 각종 사건사고에 종종 얽혀있는 자산이라는 점에서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는 가상자산 산업에 그 어느 산업보다 적극적이다. 마냥 무시하기에는 시장 잠재력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 중 글로벌 신용카드 브랜드 마스터카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올해 7월부터 가상자산 업계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타 지불결제 사업자도 마찬가지다. 다만 마스터카드와 달리 이들은 협력을 하면서도 최대한 자신들의 브랜드명을 숨기려 한다. 마스터카드는 당당히 자신들의 브랜드를 전면에 내건다. 이를 이유로 업계는 마스터카드가 산업 혁신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소비자에게 다양한 결제 방식을 제공하려는 의지가 돋보인다고 평가한다.

IT조선은 마스터카드에서 블록체인·가상자산 부문을 이끄는 라즈 다모다란(Raj Dhamodharan) 부사장을 서면으로 만났다. 서면이었음에도 그의 답변에는 가상자산 산업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와 시장에 대한 마스터카드의 준비성 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라즈 다모다란 마스터카드 블록체인·가상자산 부문 부사장/ 마스터카드
"시장은 성숙, 규제는 아쉬워…잠재력은 충분"

마스터카드는 금융 서비스 산업에서 블록체인 특허를 최대 출원 및 보유한 회사 중 하나다. 공급망 출처를 블록체인으로 기록하는 것부터 서비스 진위 여부, 소유권 추적, 크립토 카드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솔루션과 파이프라인을 보유했다.

마스터카드가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을 기울이고 가상자산 업계와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이유는 잠재력 때문이다.

다모다란 부사장은 "오랜 기간 세계 결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선도한 마스터카드는 블록체인이 또 다른 혁신 결제 네트워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본다"며 "블록체인은 가상자산의 가치 그 이상을 뛰어넘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현재 마스터카드가 구축 중인 은행과 소비자 대상의 글로벌 결제 인프라를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의 성장 잠재력은 미국 핀테크 기업 스퀘어(Square)가 최근 증명해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많은 지불결제 사업자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2분기 매출이 줄어든 반면 스퀘어는 성장세를 보였다. 자체 간편결제 앱 내 비트코인 거래 매출이 600%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6배 많은 매출(8억7500만달러, 약 1조원)을 기록했다. 이 앱은 은행계좌나 신용카드에서 곧바로 비트코인을 살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모두가 가상자산 쓰는 세상 ‘규제가 관건’

스퀘어 같은 사례가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여전히 실질 활용 사례가 거의 없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를 규제나 소비자 보호 체계 등이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모다란 부사장은 "블록체인은 다양한 산업 비즈니스 모델에 영향력을 미칠 잠재력이 크다"며 "하지만 실사례를 창출하기에는 규제와 소비자 보호 체계 등 아직 미해결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 서비스를 통해 결제할 때 소비자는 신뢰와 정확도, 문제 발생 시 해결 프로세스 등 지원 체계에 의존한다"며 "블록체인 기술 이점이 서비스단에 완전히 녹아들기 위해서는 이 같은 지원 기능이 실행될 수 있어야 하고 규제 문제 등이 선결돼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규제 불확실성과 소비자 보호 체계만 마련되면 가상자산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까지도 결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역할은 세계 중앙은행과 규제 기관뿐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점점 성숙해지는 시장…마스터카드가 불씨 지핀다

규제 불확실성은 마스터카드에도 리스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다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전략이 필요하다. 라즈 다모다란 부사장은 그 전략의 일환으로 ‘협력’을 꼽았다.

그는 "마스터카드는 점차 성숙하는 가상자산 시장에 발 맞춰 기업 고객뿐 아니라 소비자가 가상자산으로 안전한 소비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가상자산 산업과 협력을 확대해 혁신을 가속화하고 소비자에게는 더 다양한 결제 수단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마스터카드는 다양한 가상자산 관련 상품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주목받는 건 ‘크립토 카드 프로그램’이다. 가상자산 협력사에 마스터카드의 카드 결제 네트워크와 관련 기술, 사이버보안, 시장조사 자료 등을 제공해 협력사의 금융 시장 진입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앞서 7월 마스터카드는 가상자산 선불카드 발급사 ‘와이어엑스(Wirex)’에 ‘마스터카드 크립토 카드 프로그램’ 회원자격을 부여했다. 이로써 와이어엑스는 고객에게 마스터카드 결제 네트워크 기반의 가상자산 신용카드를 직접 발급할 수 있게 됐다.

다모다란 부사장은 "마스터카드의 크립토 카드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가상자산 파트너사가 금융 규제를 준수하는 선에서 시장에 안전하게 발을 들일 수 있다"며 "발급 카드는 마스터카드가 허용하는 모든 지점에서 활용할 수 있어 확장성 측면에서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스터카드는 이를 통해 소비자가 전통 화폐에 이어 가상자산까지도 더 쉽게 사고, 보유하고, 교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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