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벤처붐이 분다. 신성장동력 확보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다. 그 중심에는 핀테크가 있다. 다만 핀테크 산업은 선진국에 비해 뒤쳐진게 사실이다. 정부는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성장을 가속하고 관련 산업이 퀀텀점프해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금융계는 물론 정보통신기술(ICT)업계, 스타트업 업계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고 무한경쟁에 뛰어든 배경이다. 여기에 서울시도 나섰다. 핀테크 산업과 제2벤처붐을 부흥하기 위해 핀테크랩을 여의도에 개소하고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IT조선은 [서울핀테크랩] 기획 시리즈를 통해 한국 핀테크 산업을 진단하고 서울이 아시아 허브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서울핀테크랩 입주 스타트업을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P2P서비스 운영사 한국어음중개는 서울핀테크랩 1호 투자유치 기업이다. 입주 한 달 만에 서울 핀테크랩 제휴사인 한국파트너스로부터 4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최근에는 핀테크혁신펀드로부터 80억6000만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B 투자를 추가 유치했다. 서울핀테크랩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인 데모데이와 실무자 1:1 미팅 주선 등을 통해 프리시리즈B 투자를 끌어냈다.

#중금리 전문 P2P 기업 8퍼센트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온투법)’ 시행을 앞두고 TFT를 구성하는 등 등록 준비에 분주하다. 온투법 발효로 금융 신사업인 P2P가 한층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사활을 건다. 서울핀테크랩의 연계를 통해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외 금융기관 자문과 네트워킹 지원 등이 주효했다.

서울핀테크랩에 둥지를 튼 스타트업들이 서울핀테크랩의 후광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투자 유치, 매출 신장, 신규 채용 등에서 성과를 보인다.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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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핀테크랩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기관이다. 핀테크 스타트업, 기술 서비스를 투자자와 금융사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또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에도 도움을 준다. 글로벌 공유 오피스 위워크 여의도역점에 위치했다.

서울시는 마포와 여의도로 나눠 운영하던 핀테크랩을 지난해 10월 여의도로 통합했다. 공간을 여러개로 나눠 스타트업을 지원하기보다는 한 곳에서 집중 육성을 하는게 더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과 증권, 보험사 등 대다수 금융회사가 위치한 서울 금융중심지인 여의도는 이들을 돕기에 최적의 장소로 꼽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핀테크랩은 서울시는 물론 금융결제원·금융감독원, 국회 등과 연동해 운영되고 있다"며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한 곳에서 집중 지원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핀테크랩은 입주 스타트업 성장을 돕는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우선 입주기업에 최장 2년 동안 독립된 사무공간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인큐베이팅, 금융기관과 네트워킹, IR(투자설명회), 전문가 맞춤 멘토링 등 여러 육성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김정은 스몰티켓(인슈어테크) 대표는 "지원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특히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에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점이 도움이 된다"며 "서울시가 사업 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인다는 점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가장 중요한 투자 유치를 위해, 투자자에게 기업을 소개하는 월 정기 데모데이도 운영한다. 해외 진출을 원하는 기업에는 글로벌 지원도 한다.

서울핀테크랩 관계자는 "최근 싱가포르핀테크협회와 밋업과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하는 한편 중국 하얼빈과도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며 "2년차를 맞아 가시적인 성과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 채용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강화하고 있다. 서울시와 성균관대학교가 협력해 운영하는 인턴십이 대표적이다. 여름·겨울 방학기간 동안 운영하며 현재 11명의 학생이 서울핀테크랩에서 근무하고 있다. 향후 인턴십 대상 학교를 2~3곳 가량 추가할 계획이다.

송준협 8퍼센트 PR 담당은 "최근 인턴 학생들을 대상으로 회사를 소개하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며 "인재 채용을 위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5월에는 신용보증기금과 핀테크 스타트업 자금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협약에 따라 신용보증기금은 서울핀테크랩 입주기업에 우대보증을 지원한다. 선정 기업은 매출액과 자기자본 한도에 관계없이 최대 3억원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 100% 전액보증과 0.5% 고정보증료율 적용 등의 우대 혜택이 제공된다.

이런 전폭적인 지원에 입주 스타트업 만족도는 높다. 평소 알고 싶거나 필요했던 교육을 계속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스타트업들과 네트워킹은 물론 협력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핀테크랩은 활력과 생기, 에너지와 열기를 느낄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입주사들은 다양한 연령의 근무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산업에서 종사하고 있어 세대간 융합도 일어나고 있는 곳이라고 했다.

이런 분위기는 성과로 이어진다. 서울시에 따르면 입주기업 70개사는 지난해 총 276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125명의 신규 고용창출 효과를 냈다. 총 투자 유치 규모는 308억원에 달한다. 올해도 서울핀테크랩 규모를 확장함에 따라 실적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핀테크랩 관계자는 "지난해 목표를 웃도는 성과를 달성했다"며 "지속적인 성장에 따라 올해도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서울핀테크랩 개소 2년차를 맞아 공간을 확대키로 했다. 기존 4개 층을 6개 층으로 확대하고 입주 기업을 70개사에서 100개사로, 입주 직원은 600명에서 1000명으로 늘린다.

특히 새로 확장하는 공간에는 인증, 보안 등 비대면 분야 국내·외 우수 기업을 대거 입주시킬 계획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주목받는 유망 기업을 집중 육성해 성과를 내기 위해서다. 이를 발판 삼아 서울핀테크랩을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도약시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서울핀테크랩 관계자는 "과거 벤처기업이 열악한 공간에서 인내하며 버텨왔다면 요즘은 공유오피스 이점과 지원 프로그램 등 누리며 성장하고 있다"며 "신규 인력 채용 비롯한 스케일업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는 10월 서울핀테크랩에 입주할 신규 기업 30곳을 모집한다. 모집공고는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신청은 9월 11일 18시까지 온라인으로 받는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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