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차세대 라이젠 5000 시리즈, 50달러 인상에 PC 업계 화들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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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0.13 06:00
"기대만 우려반이다"

AMD가 지난 9일 새로 발표한 차세대 라이젠 5000 시리즈를 두고 업계가 호볼호 논쟁이 뜨겁다.

PC 시장에서 AMD가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로 입지를 키워온 만큼 차세대 발표에 기대감이 모아졌다. 하지만, 발표가 끝난 직후 주말동안 라이젠 5000시리즈에 대한 업계 분위기는 다소 미온적이다. 경쟁사마저 뛰어넘었다는 ‘성능’에 대해서는 대부분 호평 일색이다. 하지만, 향상한 성능만큼 오른 ‘가격’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AMD CEO 리사 수 박사가 차세대 라이젠 5000시리즈 CPU를 들어보이고 있다. / AMD
‘역대급 게임 성능’ 달성한 라이젠 5000 시리즈

4세대 라이젠에 해당하는 이번 라이젠 5000 시리즈는 3세대에 적용된 젠2(Zen 2) 아키텍처와 비교해 더욱 개선된 구조의 젠3(Zen 3) 아키텍처를 적용했다. 여러 개선점이 있겠지만, 가장 큰 변화는 칩렛 다이(Chiplet die) 안에 2개로 분리되어있던 CPU 코어 컴플렉스(CCX)와 L3 캐시 메모리를 각각 하나로 통합한 것이 핵심이다.

그 결과 CPU 코어간 응답속도 및 데이터 처리효율이 개선됐다. 이를 통해 코어당 성능(IPC)이 큰 폭으로 향상됐으며, 게임 성능 역시 큰 폭으로 향상됐다고 AMD는 강조한다. 12코어 24스레드 구성의 라이젠 7 5800X 모델을 기준으로 기존 3세대 제품 대비 평균 26%, 경쟁사 제품 대비 평균 7% 향상된 게임 성능을 제공한다는 것. 그간 3세대까지의 라이젠 프로세서가 경쟁사보다 IPC가 뒤처지다 보니, 게임 성능에서 한 수 아래로 취급받았던 것을 보면 확실히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실제로 AMD는 라이젠 5000 시리즈 프로세서를 발표하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게이밍용 데스크톱 프로세서"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간 가격 대비 성능이 준수하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게임’에서만큼은 경쟁사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던 울분(?)을 이번 라이젠 5000 시리즈로 한꺼번에 풀어낸 듯한 모양새다.

라이젠 5000시리즈는 이전 세대 대비 평균 26%의 게임 성능 향상을 달성했다. / AMD
물론, 실제 제품의 구체적인 테스트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만큼 AMD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도 최상급 성능을 추구하는 하드웨어 마니아나 게임 마니아들은 새로운 라이젠 5000 시리즈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보이는 중이다. 발표한 것처럼 성능을 발휘한다면 경쟁사에서 AMD로 갈아타겠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향상된 성능에도 불구하고 50달러씩 오른 가격은 ‘부담’

새로운 라이젠 5000시리즈는 향상된 성능만큼 가격도 인상됐다. 공개된 전 라인업이 이전 3세대 동급 제품 대비 50달러(5만7300원)씩 올랐다. 이는 라이젠 5000시리즈가 그만큼 더 받아도 될만한 제품이라는 AMD의 자신감의 표현인 셈이다. 하지만 이번 가격 인상을 보는 업계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AMD의 최대 장점 중 하나인 ‘가격 대비 성능’(이하 가성비)을 스스로 포기한 것과 다름없는 선언이기 때문이다.

AMD 라이젠 프로세서는 그간 경쟁사 제품보다 우수한 가성비로 메인스트림 시장에서 인기를 끌어왔다. 전반적인 성능이 크게 처지지 않는 데다, 전문가급의 6코어, 8코어 CPU를 저렴하게 출시함으로써 어느 정도 성능이 필요하면서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아왔다.

시장조사기관 머큐리 리서치의 2020년 2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AMD는 데스크톱과 노트북, 서버/데이터센터를 모두 통틀어 x86 프로세서 시장에서 시장 조사율 20% 돌파를 코앞에 둘 정도로 성장했다. 데스크톱 프로세서 기준으로 2014년 이후 최고의 점유율이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유럽과 동남아, 중국 시장에서 선전한 결과다.

다만, 경쟁사인 인텔 역시 일반 사용자용 CPU의 코어 수를 최대 10코어까지 늘리면서 라이젠 프로세서의 또 다른 장점인 ‘멀티코어’ 전략이 예전만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AMD 라이젠 5000시리즈 발표에서는 이전까지 줄곧 강조하던 ‘CPU 코어 수’와 그로 인한 ‘멀티태스킹 성능’에 대한 언급은 전문가용에 가까운 16코어 구성의 ‘라이젠 9 3950X’를 제외하고 거의 없었다.

가격마저도 인텔의 주력인 10세대 프로세서가 동급의 AMD 3세대 제품보다 약간 더 비쌀 정도로 그 격차가 줄었다. AMD 칩셋 메인보드의 가격도 덩달아 오른 만큼, ‘가성비’보다는 구매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이 갈릴 정도다.

그런 상황에 나온 AMD의 가격 인상은 너무 서두른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현재 3세대 제품의 가격을 기준으로 50달러의 인상을 적용하면 동급의 인텔 10세대 제품보다 비싸게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점유율에서 여전히 인텔이 앞서 있는 데다, 인텔 10세대 제품이 당장 라이젠 5000 시리즈에 비해 못 쓸 정도의 제품이 아닌 만큼, 오히려 스스로 경쟁력을 낮추는 자충수라는 평이다.

라이젠 5000시리즈가 현재 가격대로 발매되면 인텔 10세대 프로세서의 ‘가성비’가 오히려 좋아질 전망이다. / 인텔
라이젠 5000 시리즈 성패, 11월 5일 발매 이후 판가름 날 듯

역대급 성능이라는 긍정적 요소와 가격 상승이라는 불안 요소를 동시에 품은 라이젠 5000시리즈의 성패는 지금 당장 예측이 쉽지 않다. AMD의 발표 내용이 단편적인 자료에 불과해 실제 검증이 필요한 데다, 정식 등장까지 한 달에 가까운 시간이 있는 만큼 AMD의 정책에도 변동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고사양 게이밍 PC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AMD를 믿고 오른 가격에 기꺼이 지갑을 열까. 반대로, 가성비가 좋아지는 인텔로 유턴할까.

세계 주요 PC 관련 커뮤니티의 반응도 실제 제품이 나오는 11월 5일 이후 재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다. 라이젠 5000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이 발표 전과는 사뭇 대조적인 분위기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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