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진의 IT 확대경] 공공 음식배달서비스 가당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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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입력 2020.10.27 08:28
배달하면 떠오르는 게 중국집 철가방이다. 그래서 시골의 중국집도 배달원 한 두명을 고용해야 했다. 그러던 것이 플랫폼을 구축하고 배달라이더를 고용해 주문배달을 대행하는 업체가 생기며 철가방이 사라졌다.

소규모 음식점들이 이 대행수수료 때문에 어렵다고 하니 공공이 나선다고 한다. 배달앱이라고 부르는데 정확히 표현하면 공공이 음식물 배달서비스에 하겠다는 것이다. 자영업자의 고통을 해소시켜 준다는 정치적인 슬로간으로 시행된 ‘제로페이’와 마찬가지로 타당하지 않다.

배달수수료 때문에 어렵다는데 따져 볼 일이다. 배달주문 서비스를 이용하면 배달원의 직고용, 홀서빙비용, 매장의 공간비용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코로나와 배달의 증가로 수수료가 부담이 될 정도이면, 배달 중심으로 비용을 전환(Cost transformation)시켰어야 하는데 기존 매장 중심의 비용 구조를 그대로 놔둔 채 배달서비스 비용이 늘어나니 부담이 되는 것이다.

우선 카드수수료나 배달수수료가 ‘제로’라고 하지만 이는 ‘위선’이다. 발생하는 비용을 당사자에게 청구하지 않을 뿐이다. 더구나 구매자와 판매자가 제삼자에게 제공받는 서비스의 대가를 세금으로 치르고 있다. 비싸든 싸든 당사자들이 조정하고 해결해야 할 비용을 엉뚱하게 전국민에게 전가한 꼴이다. 지자체장들은 앞다투어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자영업자에게 무료라는 것만 강조할 뿐 구체적으로 예산이 얼마나 투입되는지도 언급하지 않는다.

서비스료 과다에 대한 논쟁은 있을 수 있지만 민간이 그 서비스를 최적화(Optimization) 시키기 위해 동원하고 있는 기술들과 전문가들의 노력을 간과하고 있다. 공공이 더 서비스를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무모하고 무지하기 짝이 없다. 더구나 앱, 플랫폼,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것이어서 공공이 경쟁적으로 지속 발전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미 음식물 배달도 자율로봇까지 등장해 로봇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이 분야도 국제 경쟁이 치열한 분야가 되고 있는 것이다.

행정안전부의 ‘2018년 공공앱 성과측정’에 따르더라도 지자체가 개발 운영 중인 372개의 앱 중 64%인 240개가 개선·폐지 권고를 받았다. 중앙까지 합치면 2017년부터 매년 130개 이상의 앱이 폐기되고 있다. 큰소리치며 출발한 ‘제로페이’도 자신들의 목표대비 1%, 전체 신용체크카드 사용대비 0.007% 밖에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민간의 노력과 역량을 만만하게 보아서는 안될 뿐 아니라 민간이 개척하고 잘하고 있는 사업을 공공이 진입하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소상공인들이 지불하는 서비스료가 과하다고 생각하면 조정에 나서든지, 차라리 서비스의 개발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으로 소상공인들에게 지원금을 나누어 주는 것이 낫다.
사업의 구조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수수료 때문에 불만이 터져 나왔다하더라도 대부분의 음식점과 소비자들이 사용하기까지는 저절로 되는 일이 아니다. 앱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론치하였다 하더라도 만족스럽게 서비스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과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음식점으로서도 수수료가 부담스럽다 하지만 직접 배달하기 위해 배달맨들을 고용하고 직접 광고하던 때도 생각해야 한다. 사실 배달업체의 수수료 인상에 모든 탓을 돌리지만 배달맨들의 인건비를 비롯해 모든 물가가 올라가고 있는 현실에 기인한 것이다. 직접 배달하든 공공에서 배달하든 그만큼의 비용이 들어간다는 말이다.

수수료 체계를 바꿔 문제의 발단이 된 ‘배달의민족’이 엄청나게 착취(?)하는 것처럼 인식되어 공공서비스를 시작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회사 2019년 손익계산서를 들여다 보면 적자상태이다. 5600억원 매출 중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2800억원(배달라이더 인건비로 추정)이고 광고 및 판촉비가 1200억원이나 된다. 그러니 인건비를 포함한 일반관리비를 빼면 남는 게 없는 것이다. 다만 미래의 가치를 인정해 독일 기업이 회사의 가치를 5조원으로 산정한 것이다.

또한 판매자, 서비스 제공자가 아니라 상품 구매자 중심이어야 한다. 음식점을 거리 순으로 노출하는 것을 공공성으로 내세우고 있다. 역시 이는 공급자 중심 마인드이다. 소비자는 인기가 많은 음식점이 먼저 노출되기를 원한다. 당연히 수수료를 많이 내는 음식점들이다.

수수료를 많이 내기 때문에 앞에 노출된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선택을 많이 받기 때문에 앞에 노출된 것이다. 이런 사고로는 서비스를 개시해도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선택 받지 못할 것이며 민간업체와 경쟁할 수도 없다.

민간 영역 간의 갈등과 잡음이 있는 틈을 타 공공이 직접 민간이 하고 있는 사업에 진입하겠다고 하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이며 사회주의적 발상이다. 더 잘 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국고만 낭비하게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되는 일이다.

민간이 창의를 통해 성공을 거두고, 국가는 그 성공을 기반으로 세금을 거둬 뒤쳐지는 계층을 지원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공공이 민간과 경쟁해서는 이길 수 없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는 KT 사장을 지냈으며 40년간 IT분야에서 일한 전문가다. '김홍진의 IT 확대경’ 칼럼으로 그의 독특한 시각과 IT 전문지식을 통해 세상읽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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