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생활가전과 프리미엄 TV 판매를 힘입어 3분기 시장 기대를 웃도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만 1조원 가까이 기록, 역대 3분기 최고실적을 달성했다. 그간 LG전자는 연말로 갈수록 실적이 낮아지는 ‘상고하저’를 겪었지만, 올해는 4분기까지 상승세가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 조선DB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 조선DB
LG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9590억원, 매출 16조9196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과 매출이 각각 22.7%, 7.8% 늘었다. 영업이익의 경우 역대 3분기 중 최대 실적이다. 매출은 역대 분기 기준 두 번째다.

LG전자 기둥 ‘생활가전’…글로벌 1등으로 향한다

가전 사업은 3분기에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 사업 본부는 3분기 영업이익 6715억원 및 매출 6조1558억원 등의 실적을 달성했다. 스타일러와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생활가전 수요가 증대하면서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견인했다. 영업이익은 역대 3분기 중 최대다.

LG전자는 4분기 연말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가전 업계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신흥 시장 수요 부진이 예상되지만, 시장 환경이 점차 개선되는 추세인 만큼 전년 대비 두자릿수 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실제 LG전자는 4분기 실적 전망으로 신 가전을 필두로 3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수 이상 매출 성장세를 유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자원 투입의 최적화로 전년 동기 수준 이상의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김이권 H&A본부 기획관리담당(상무)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전 사업에 기회가 확대된 만큼 단기적으로는 냉장고와 세탁기 사업에 집중하겠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가전 산업에서 글로벌 1등을 목표로 포트폴리오 전략 방향을 갖고서 사업을 운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력 사업 외에도 육성 사업 전략을 펼쳐 위생과 건강가전 사업에서 우위를 확보하고자 한다"며 "B2B(기업 대상) 인프라 등의 사업 영역 확대로 성장을 가속화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LG, 프리미엄 TV로 시장 지배력 확대한다

LG전자는 TV 사업에서도 프리미엄 제품군 판매 확대로 실적 호조세를 보였다. HE(Home Entertainment)사업본부는 영업이익 3266억원, 매출 3조669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9%, 14% 늘어난 결과다. 북미와 유럽 등 선진 시장의 수요 확대와 올레드 TV, 나노셀 TV 등 프리미엄 제품 호조로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늘었다.

4분기에는 가전처럼 TV 시장도 연말 성수기에 따른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 패널 가격 상승도 예견된다.

LG전자는 올레드 TV와 나노셀 TV, 대형 TV 등의 프리미엄 제품 매출 확대를 노린다. 효율적인 자원 운영과 온라인 판매 확대로 전년 동기 수준 이상의 수익성을 달성할 것으로 본다. 시장 점유율을 높여 지배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계획이다.

허진호 LG전자 HE본부 기획관리담당(전무)은 "온라인 매출 비중이 전년 대비 30~50%까지 늘고 있고 앞으로도 이 상황은 지속할 것이다"라며 "온라인 특화 제품과 온라인 디지털 마케팅 등의 제반 마케팅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패널 가격의 경우 올해까지는 상승하다가 내년부터는 유지 내지는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과거 수차례 패널 가격 등락을 겪으면서 이에 맞는 정책을 진행한 만큼 향후에도 수익성과 프리미엄 매출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5G 대중화가 곧 기회…화웨이 반사이익은 남미·유럽에서

LG전자의 아픈 손가락인 모바일 사업은 손실폭을 줄였다. MC(Mobile Communications)사업본부는 3분기 영업손실 1484억원에 매출 1조5248억원을 기록했다. 북미와 중남미 지역에서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가 늘면서 매출액이 전 분기보다 늘었다. 글로벌 생산지 효율화와 제조자개발생산(ODM) 확대, 원가 경쟁력 강화 등의 사업 구조 개선에 영업손실도 전년 동기 대비, 전 분기 대비 줄었다.

LG전자는 4분기가 5G 스마트폰 보편화의 기점이 될 것으로 본다. 애플이 이달부터 5G 지원 스마트폰인 아이폰12 시리즈를 출시해서다. 회사는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화웨이 공백으로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더했다.

여기에 LG전자는 북미와 중남미 등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5G 보급형 라인업을 강화해 매출 확대를 도모한다. ODM으로 원가 경쟁력을 높이면서 멀티 카메라와 대화면 등 제품 경쟁력을 높인 보급형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유럽에는 프리미엄 제품 라인 확대를 노린다. 사업 구조 개선과 운영 효율화도 진행한다.

서동명 LG전자 MC본부 기획관리담당은 "북미와 일본 등에서는 화웨이 공백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 지역에서는 경쟁력 있는 보급형 모델로 화웨이를 대체해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럽에는 5G 단말과 뉴 폼팩터(기기 형태) 스마트폰을 레버리지로 화웨이 빈자리를 대체하려고 한다"며 "프리미엄 모델의 매출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장 사업, 2021년도 3분기 흑자 전환 목표

전장 사업인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 사업본부는 3분기 영업손실 662억원에 매출 1조6554억원을 기록했다. 북미와 유럽 지역 완성차 업체의 조업이 정상화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부품 수요가 회복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 성장했다. 매출 증가와 원가 구조 개선으로 영업손실도 전 분기 대비 큰 폭으로 줄였다.

4분기에도 이같은 시장 환경은 지속할 전망이다. 완성차 시장이 점차 회복해가고 있으며 커넥티비티 분야와 전기차 부품 사업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으로 완성차 시장이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LG전자는 이에 정교한 공급망 관리로 매출을 극대화 하면서 원가 구조 개선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내년도 3분기에는 실적에서 흑자 전환까지 노린다.

김근태 LG전자 VS본부 기획관리담당(전무)는 "지난해 말 정비를 마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전기차 모터 경쟁력을 바탕으로 선진 업체와의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며 "IVI(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분야는 소프트웨어 사업을 새롭게 준비하고 있고 JKW 램프 사업은 아시아, 북미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려 한다"고 밝혔다.

BS본부 "비대면 환경에서 IT 제품 판매 확대한다"

BS(Business Solutions)사업본부는 3분기 영업이익 770억원에 매출은 1조4828억원이다. 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기업 대상(B2B) 사업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매출 감소에 가격 경쟁도 심화하면서 영업이익도 줄었다.

LG전자는 향후 시장을 기회와 위협이 공존으로 바라본다. 비대면 트렌드 확산으로 노트북과 모니터 등 IT 제품 수요가 증가하지만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와 태양광 모듈 등은 투자 위축과 가격 경쟁으로 시장 환경이 악화할 것으로 봤다.

LG전자는 이에 IT 제품 판매 기회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프리미엄 디지털 사이니지 등의 전략 제품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태양광 모듈의 제품 경쟁력 강화 등에 집중한다.

황규선 LG전자 BS본부 기획관리담당(상무)은 "올해 4분기뿐 아니라 내년 상반기까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비대면 수요와 관련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본다"며 "사용자 편의성과 품질에서 차별화해 경쟁력 갖춘 제품으로 고객 가치를 극대화, 매출을 증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증권업계 "LG전자, 상고하저 실적 관행 깰 듯"

증권업계는 LG전자가 3분기 실적 호조세를 4분기까지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과거와 달리 제품 재고 수준이 개선되면서 생활가전 및 프리미엄 TV 수요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LG전자가 4분기로 향할수록 실적이 낮았던 상고하저 현상을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잠재 위험에 대비해 유통 재고를 건전히 유지하고 있고 효율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집행해 올해는 전년 대비 개선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겠다"며 "온라인 사업을 강화해 건강관리 가전과 올레드 TV 판매를 지속해서 확대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