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금융·핀테크 부가통신사업자 논란, 누구를 탓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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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1.09 06:00
"하나만 물어볼게요. 우리가 금융 사업자입니까 아니면 부가통신사업자입니까?"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가 부가통신사업자 누락과 관련해 사실 확인을 요청한 기자에게 건넨 첫 마디다. 부가통신사업자 미신고가 억울하다는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일부러 누락한게 아니라 실수라는 것이다. 규제 턱이 훨씬 높은 금융위의 인가를 받은 업체가 더 낮은 수준의 신고를 일부러 안했겠냐는 억울함이다. 처음부터 온라인 사업을 목적으로 허가를 받고 설립한 인터넷은행에게는 이중규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함께다.

난데없이 등장한 부가통신사업자 논란 때문이다. 그동안 부가통신사업자 신고를 누락했던 사실이 언론을 통해 우후죽순 쏟아지면서 금융권이 발칵 뒤집어졌다. 부가통신사업자란 인터넷 통신망이나 전화망을 활용해 사업을 하는 곳이다. 원칙은 전자금융업자를 등록하면서 부가통신사업자 신고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반드시 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전기통신사업법 96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 처분을 받는다.

첫 타자는 카카오페이였다. 이후 인터넷전문은행을 비롯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등 은행권이 부가통신사업자 신고를 하지 않았다며 언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파편은 다시 뱅크샐러드 등 핀테크 업계는 물론 카드사로도 튀었다. 여기에 중고거래 앱인 당근마켓은 물론 빗썸 등 가상자산(암호화폐)거래소까지 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확대되는 모습이다.

첫 보도가 나온 후 오롯이 잘못의 주체는 금융권으로 향했다. 하지만 단순히 금융업권에 머무는게 아니라 전방위 산업으로 확대되는 모습을 보니 과연 업체만의 잘못인가 싶다. 과기정통부의 미온적인 태도가 문제를 키웠던 것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부가통신사업자를 신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이 사실을 모르는 기업이 많다는 점을 정부가 알아야 한다"며 "법대로 처분만 서두를 것이 아니라 계도를 우선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주관부처인 과기정통부 역시 부가통신사업자에 대한 인식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인정하는 분위기다.

따라서 과기정통부는 이번 경우에 한해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벌금으로 벌어들일 세수에 눈이 어두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 억울한 피해 기업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인지도를 이유로 일부 기업만 콕 집어 조사할 경우도 절차상 논란이 될 수도 있다. 기업들이 제대로 신고하고 법을 준수할 수 있도록 계도를 먼저 해야 한다. 그래야 기업들이 위축되지 않고 혁신의 나래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

유진상 빅테크팀장 jinsa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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