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추락과 美 부상’ 韓 반도체, 투자와 M&A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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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1.19 06:00
中 ‘반도체 굴기’ 상징 칭화유니아, 부도 위기
美 마이크론, 세계 최초 176단 낸드플래시 공급
삼성 반도체 사업부, 2017년2월 이후 M&A ‘제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급변하면서 우리 반도체 산업도 시계 제로다. ‘반도체 굴기’로 대변되던 중국이 흔들리고, 정체가 예상됐던 미국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한국 반도체가 투자와 인수합병(M&A)이라는 공격적 카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18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굴기’의 상징인 칭화유니그룹이 13억위안(22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 실패로 부도 위기에 놓였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분야에서 성과를 내려면 오랜 기술과 노하우 축적이 필요한데, 칭와유니그룹의 단기 투자를 통한 성과내기는 결국 불발됐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세계 최초로 176단 낸드플래시 메모리 양산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중국 정부는 그동안 ‘반도체 자립’을 주요 국가 목표 중 하나로 올렸다. 하지만 화웨이, SMIC 등이 미국의 제재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고, 칭화유니가 무리한 투자와 외형 확장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계획에 차질을 빚는다.

반면 미국 반도체 기업의 최근 강세가 돋보인다. 대규모 인수·합병(M&A)과 기술 우위로 기존 강자인 한국 반도체의 아성을 위협한다.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잠재적 경쟁자인 중국의 몰락에 따른 수혜는 당장 크지 않다. 오히려 현실의 경쟁자인 미국의 위협이 더 큰 압박으로 다가온다.

미국의 마이크론은 최근 세계 최초로 176단 낸드플래시를 고객사에 공급했다. 176단은 메모리의 저장공간인 셀을 176층으로 쌓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28단과 비교해 적층 난도가 더 높다.

낸드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 역시 종전 128단을 넘어서는 ‘7세대 V낸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양산 시점을 2021년으로 예정한 가운데 낸드 시장 4위 업체인 마이크론이 먼저 기술 경쟁 우위를 차지하면서 시장을 선도해온 삼성전자의 자존심에 금이 가는 상황이다.

9월에는 미국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 엔비디아가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사 영국 ARM을 400억달러(47조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반도체 업계 사상 최대 M&A 금액이다. 삼성전자가 ARM의 주요 고객이고, 엔비디아와는 경쟁관계에 있는 만큼 이번 인수 소식이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행정부가 교체 되더라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흐름은 현재와 비슷하게 흘러갈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반도체 기술에서 패권을 이어가기 위해 대중 수출·무역 정책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 당선인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중국이 지식재산을 훔쳤다고 비난하면서 중국과 경쟁을 위한 기술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며 중국 기술기업에 대한 제재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P2라인 전경/ 삼성전자
반도체 업계는 한국 반도체를 대표하는 삼성전자가 보다 강력한 투자와 M&A 맞불로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삼성전자는 2016년 9조4000억원에 차량용 전자장비 기업 하만을 인수하는 등 2010년대 활발한 M&A를 이어왔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2017년 2월 이후 ‘M&A 시계’는 사실상 멈춘 상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론이 최근 낸드 부문에서 기술 우위를 보일 수 있었던 원동력은 2013년 D램 시장 세계 3위였던 일본 엘피다 인수로 우수 인력을 흡수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R&D 비용은 2017년 16조8000억원, 2018년 18조7000억원, 2019년 20조2000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2020년 3분기 누적 R&D 비용은 15조8971억원으로 2019년 동기(15조3000억원) 대비 6000억원쯤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누적으로 시설 투자에 25조5000억원을 집행했다. 2019년 동기(16조8000억원) 대비 52% 늘어난 수치다. 연간 시설 투자비는 35조2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번 마이크론의 176단 낸드 양산에서 보듯 메모리 분야에서 반도체 초격차를 더이상 장담할 수 없게 됐다"며 "미·중무역분쟁 변수로 미국 테크의 독주가 고착화 할 경우를 대비해 과감한 M&A 추진과 투자 확대가 절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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