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3300억 쓴 넷플릭스 투자의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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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1.23 14:18
글로벌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가 국내 콘텐츠 시장에서 영향력이 점점 커진다. 콘텐츠 시장 활성화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국내 콘텐츠 시장이 글로벌 OTT기업의 자본과 유통망을 의존하게 되는 것에 대해 우려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콘텐츠 생태계의 주도권이 넷플릭스로 완전히 넘어갈 위험이 크다.

23일 OTT업계 등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2020년 국내 콘텐츠에 3331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는 연간 투자 규모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는다. 공식적으로 밝힌 한국 콘텐츠 투자 금액은 2015년이후 2020년 3분기까지 7억달러(7800억원)다. 초반 투자 규모가 100억원대였음을 감안하면, 최근 들어 급격하게 투자가 늘어난 셈이다.

영화 ‘승리호' 한 장면 / 넷플릭스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극장 상영이 어려워진 영화 ‘승리호'와 ‘콜' 등이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영화 제작사와 투자·배급사들이 제작비라도 건지려고 넷플릭스 행을 택한 것이다. 드라마 업계에 이어 영화계 마저 넷플릭스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넷플릭스가 구입한 드라마 방영권 수도 점점 늘고 있다. 2021년에는 그 규모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상황이 이러자 최근 국내 드라마 제작 업계에서는 넷플릭스를 끼지 않고선 제작을 할 수 없다는 소리마저 나온다.

방송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A급 드라마의 평균 제작비는 회당 10억원쯤이다. 2015년 방영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은 회당 3억원에 제작됐는데, 2021년 방영 예정인 드라마 ‘수리남'의 회당 제작비는 40억원에 달한다.

예전에는 한 시즌을 제작할 수 있었던 금액이 드라마 1회 제작비가 된 셈이다.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상향되다보니, 넷플릭스의 투자에 의존하는 경향이 점점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결국 콘텐츠 제작업계는 제작비 상승으로 지적재산권(IP)를 일부분을 내주고서라도 지원을 받는 방법을 택한다.

물론 넷플릭스의 투자 덕분에 질좋은 콘텐츠들이 만들어지는 것은 장점이다. 글로벌 플랫폼이다보니 한류 활성화에도 기여한다. 대표적으로 ‘킹덤'과 ‘사랑의불시착', ‘이태원클라스' 등이 해외 넷플릭스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부작용에 대한 고민은 남아 있다. 최근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는 ‘아이치이'에서도 공격적으로 드라마 콘텐츠를 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외국 자본에 좌우되는 한류, 즉 ‘속빈 강정'이 되지 않기 위해 국내 콘텐츠 제작 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방송업계 고위 관계자는 "방송과 OTT의 차별성이 점점 없어져 가는 상황에서 방송사에만 과도한 규제와 여러 사회적 책무를 부담하게 하는 것은 경쟁력 약화를 부추긴다"며 "비대칭 규제 문제를 해결해 대등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질좋은 콘텐츠를 만든다면 국내 플랫폼들도 넷플릭스처럼 일정 비용을 보전해 주거나, 함께 투자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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