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인사 시즌이 다가오면서 재계에 관심이 모인다. 2021년 임원 인사는 세대 교체와 외부 인재 영입, 직무 중심의 직급 단순화 등 이른바 S7이 주류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헤드헌팅 전문 기업 유니코써치는 2021년도 임원 인사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S7’이 두드러졌다고 25일 밝혔다. S7은 ▲70년대생(Seventy) ▲세대 교체(Shift) ▲임원 감소(Short) ▲직급 단순화(Simple) ▲인재 영입(Scout) ▲깜짝 인사(Surprise) ▲유연한 인재(S-type) 등을 포함한다.

유니코써치는 "70년대생 임원을 발탁하는 현상이 강화함과 동시에 경영 불확실성에 따른 임원 수 감소가 보인다"며 "오너 3~4세가 경영 전면으로 등장하면서 세대 교체 등의 바람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 속도감을 높이고자 임원 직급과 체계를 단순화하는 움직임이 강해졌다"며 "여성 사장과 외국인 임원 등을 발탁하는 깜짝 인사 발표와 함께 알파벳 에스(S)자 모양처럼 시대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S자형 인재를 선호하는 것도 임원 인사 특징이다"고 덧붙였다.

유니코써치가 전망한 2021년 임원 인사 키워드
유니코써치가 전망한 2021년 임원 인사 키워드
70년대생이 온다…임원 수는 ‘감소’ 전망

2021년 대기업 임원 인사 특징 중 하나는 1970년대생 약진이다. 유니코써치는 2021년 임원 인사에서 70년대 출생자가 전진 배치할 것으로 분석했다. IT를 비롯해 통신과 소비재, 유통업 등 다수 업종에서 그 흐름이 보인다는 평가다.

올해 100대 기업 임원 중 70년대생은 1900명 정도였다. 60년대생은 4700명 정도로 아직 다수를 차지한다. 다만 점차 1970년대생 임원 자리를 채워갈 것으로 보인다. 70년대생 임원이 작년 대비 5%포인트 이상 늘어난 반면 60년대 초반생 임원은 6%포인트 넘게 줄었다.

국내에서 임원 수가 가장 많은 삼성전자는 올해 70년생이 69년생을 제치고 가장 많이 활약을 보였다. 삼성전자가 3월 제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신규 선임된 119명 임원의 80% 이상이 70년 이후 출생이었다. 반면 퇴임한 임원 125명 중 80% 이상이 60년대 이하 출생자였다.

임원 수는 전체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은 줄지만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돼 선제적으로 임원 수를 감축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기 때문이다.

유니코써치는 100대 기업 임원 감소 흐름이 2017년을 거점으로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인다고 밝혔다. 2017년 6900명이던 임원(등기 임원 포함) 수가 2018년(6834명), 2019년(6750명), 2020년(6689명)으로 갈수록 줄었다. 내년에는 6630~6640명 정도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임원 직급 체계는 단순해진다. 직무 중심의 임원 인사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는 게 유니코써치 전망이다.

SK 계열사는 이미 2019년부터 임원 직급을 폐지하면서 호칭 사용도 중단했다. 현대자동차도 기존 6단계 임원 체계를 4단계로 줄였다. 중견 기업 곳곳에서도 직급 대신 직무 중심으로 체계를 개편하려는 흐름이 보인다.

100대 기업 임원 현황을 보면 60년대생이 줄고 70년대생은 점차 늘어나는 현상을 보인다. / 유니코써치
100대 기업 임원 현황을 보면 60년대생이 줄고 70년대생은 점차 늘어나는 현상을 보인다. / 유니코써치
3~4세 젊은 오너 대두하며 임원 교체 여부 ‘주목’

재계 3~4세 젊은 오너가 최고경영자(CEO)급으로 나서면서 임원 세대 교체 바람도 두드러진다.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한 후 첫 번째로 임원 인사를 맞이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임원 교체를 두고 장고를 둘 전망이다. 내년 3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임기 만료를 앞둔 상태에서 김현석, 고동진 대표이사 삼각 편대를 유지할지, 교체할지 여부가 주목을 받는다.

올해 회장 자리에 오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내년도 임원 인사도 관심사다. 최근 미래차 사업을 위해 핵심 인재를 전면 배치하고 여성 및 외국인 임원을 발탁하는 등 개성 있는 인사 스타일을 보여준 바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소통에 방점을 두고 수평적인 임원 체계 시스템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구본준 고문의 계열 분리와 LG 에너지솔루션 출범으로 어떤 임원 인사 청사진을 보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17년을 기점으로 100대 기업 임원 수가 줄고 있다. 2021년에는 6630~6640명대를 보일 전망이다. / 유니코써치
2017년을 기점으로 100대 기업 임원 수가 줄고 있다. 2021년에는 6630~6640명대를 보일 전망이다. / 유니코써치
외부 인재 영입에 깜짝 발탁까지…"여성 임원 효과 높을 것"

기업들은 새로운 경영 전략 수립을 위해 외부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일 전망이다.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구조 조정 등에 밝은 외부 인사를 영입해 위기를 돌파하려는 시도를 펼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시대가 도래하면서 업종을 가리지 않고 IT 전문가를 영입하려는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다만 국내 IT 인재 수가 많지 않은 만큼 해외에서 인재 영입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재 유형으로는 S자형이 각광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S자형은 알파벳 S자 모양처럼 일정한 규칙 없이 변화하는 경영 흐름에 신속히 변화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유연한 인재를 지칭한다.

깜짝 인물을 영입해 인사 트렌드를 쥐려는 물밑 경쟁도 치열해질 수 있다. 의외의 인물을 영입해 인사 색깔을 보여주려는 시도다.

유니코써치는 대기업에서 이같은 효과를 높이고자 여성 사장을 발탁하려는 시도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외 이미지 상승과 함께 기업 문화 개선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100대 기업에서 비 오너 중 여성 사장이 활약하는 곳은 한성숙 대표가 있는 네이버가 유일하다. 한 대표 다음으로 새로운 여성 사장이 빠르게 배출될 수 있는 곳으로는 삼성전자와 CJ제일제당이 꼽힌다. 삼성전자는 이영희 부사장이, CJ제일제당은 민희경 부사장이 임원 경력 10년에 부사장 경력도 7년이 넘은 상태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so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