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진의 IT 확대경] ‘버그’ 투성이인 검찰총장 징계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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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입력 2020.12.09 06:00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 에러를 일으키도록 하는 잘못된 부분을 ‘버그’라고 한다. 아주 작은 버그 하나가 경우에 따라서는 너무 큰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버그를 없애야 한다. 인공위성 발사나 원자력 발전 운영 프로그램에 버그가 있다면 상상할 수도 없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버그는 작은 벌레처럼 찾기도 참 어렵다. 전산화 초기 프로그램을 배우던 시절에는 버그를 찾아내는 시합을 하기도 하고 버그를 못 찾아내면 선배들한테 야단 맞기도 했다. 요새는 인공지능이 동원되기도 하고 코로나 때문에 할 일이 없는 해커들이 기업들에 버그를 찾아주는 서비스를 한다고 한다.

법무부장관은 검찰총장을 해임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숨가쁘게 진행해 왔다. 시급을 다퉈야 할 이유가 따로 있는지는 몰라도 급하게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니 버그투성이 이다. 프로그램의 하자를 지적하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전 검찰조직이 나섰다. 일부 고위직은 잘못을 지적하며 직을 스스로 내려 놓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검찰조직 지키기라 비난하지만 일부가 아니라 거의 전 조직이 나서고 재야 법조계, 주요 시민단체까지 나선 것을 보면 그렇게 치부 만 할 일이 아니다.

감찰위원회에서도 일련의 조치들이 부적절하다고 만장일치로 결정했고 이어 행정법원에서도 직무배제 명령 집행정지를 인용했다.

12월 2일로 예정되어 있던 검찰총장 징계위원회 연기 요청에 대해 일단 4일로 연기했다. 요청을 받아 들였다고 설명했지만 사실은 장관 대신 위원장을 맡아야 할 차관이 전격 사임하면서 위원회 구성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닌 가 싶다

이어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저를 기록하는 여론조사가 발표되었다. 윤 총장 측에서는 규정을 들어 재연기를 요청했다. 추 장관은 받아 들일 수 없다며 강행할 것을 천명하다 대통령의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을 강조한 지시 메시지가 나온 지 1시간 만에 다시 10일로 연기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청구인의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지만 속이 너무 들여다 보인다.

윤 총장을 해임하는 것이 타당하냐에 상관없이 이쯤 되면 프로그램의 하자가 심각하다. 버그가 프로그램 여기저기 도사리고 있는 형국이다. 버그를 일일이 찾기도 어려운 정도이다.

아무리 급해도 버그투성이인 프로그램은 작동 시킬 수 없다. 큰 사고를 일으키거나 피해를 입힐 수 있다. IT 분야에서는 ‘가비지(garbage)’ 수준의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사람은 손 떼게 한다. 그런 연후에 버그를 찾기 보다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다시 작성한다.

잘 못된 프로그램의 영향이 이미 대통령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는 듯 하다. 어떤 경우에도 무너지지 않는다고 하던 철옹성 40%대도 무너졌다. 그 피해가 대통령이나 한 정치 집단에 머무르면 상관할 일이 아니나 대통령이 말하듯 공동체 전체에 미치면 얘기가 달라진다.
좌충우돌하며 부딪치고 갈등이 지속되는 걸 국민들이 좋게 볼 리 없다. 무리가 심해지면 선의도 곡해 당하기 마련이다. 진정성이 훼손된 정치적 결정은 국민들로부터 지지 받을 수 없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사태로 세계는 뉴노멀을 만들어가며 재편하고 있는 중이다. 내부에서 권력투쟁, 권력쟁취, 권력연장에 매몰 될 겨를이 없다. 코로나와 경제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고, 새로운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고, 새로운 산업을 발굴해야 한다. 그에 따라 미래의 일자리를 재편하고 새로운 노동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국민들은 미래의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 불안을 갖고 있는데 정치권은 날 만 바뀌면 권력에 대한 얘기 만 한다. 경찰, 공수처, 검찰 등. 수사만 하고 살 게 아니라면 국민들이 관심 갖고 있는 분야에 대해 올바른 답을 내놔야 한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는 KT 사장을 지냈으며 40년간 IT분야에서 일한 전문가다. '김홍진의 IT 확대경’ 칼럼으로 그의 독특한 시각과 IT 전문지식을 통해 세상읽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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