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폰은 아이폰이 34%로 갤럭시 18% 압도
플래그십 인기에 시장도 지속 성장
중고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신형 스마트폰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이 기존에 쓰던 스마트폰을 중고로 팔고 새 스마트폰을 사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거래 건수 대비 금액의 상승폭이 더 크다는 점도 눈에 띈다. 고가의 플래그십 모델과 삼성전자의 한정판 에디션 거래가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21일 모바일 및 중고 거래 업계에 따르면 중고 스마트폰 거래가 최근 꾸준히 늘어난다. 번개장터와 중고나라, 당근마켓 등 주요 중고 거래 플랫폼의 주된 거래 품목으로 중고폰이 떠오르며 활발한 거래가 이뤄진다.
실제 번개장터에서 올해 1월에서 11월까지 가장 많이 거래된 품목 중 하나가 스마트폰이었다. 해당 기간 집계된 스마트폰 거래 건수는 총 51만건으로 월평균 4.7만건을 기록했다. 총 거래 건수로 보면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이는 성장세가 높은 스니커즈 거래 품목보다도 많다. 스니커즈는 올해 총 50만건의 거래 건수를 기록했다. 최근 스니커즈 재판매로 수익을 얻는 슈테크(슈즈+재테크) 시장이 성장하면서 스니커즈 거래가 높아진 바 있다.
중고나라도 중고 스마트폰 거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짚었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중고폰 거래는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며 "올해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각각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중고폰 거래도 함께 확 뛰었다"고 설명했다.
플래그십 모델 거래 많아지면서 중고폰 거래액도 ‘쑥쑥’
중고 스마트폰 거래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슈테크처럼 중고폰이 하나의 재테크 수단으로 역할하고 있다.
실제 번개장터의 스마트폰 누적 거래액은 약 1504억원으로 전년보다 21%나 증가했다. 같은 기준 거래 건수가 6%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거래 품목 대비 거래액이 더 늘었다는 의미다. 월평균 거래액만 136억원에 달한다.
특히 고가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이같은 중고 거래량을 높이고 있다. 최신 모델보다는 1~2세대 정도가 지난 플래그십 모델의 거래가 활발하다. 기존에 본인이 갖고 있던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팔고서 최신 플래그십 모델을 사려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번개장터에 따르면 올해 거래된 스마트폰 기종 상위에는 아이폰8·XS·11이 각각 1~3위를 기록했다. 거래 건수(21.26%)와 거래액(33.88%)에서 상위를 차지했다. 하위로는 갤럭시S9·S10과 갤럭시노트10 등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해당 기종의 거래 건수는 8.04%였으며 거래 액수는 10.35%의 비중을 보였다.
인기 얻은 톰브라운 에디션도 중고폰 거래액 높인 요소
삼성전자가 올해 선보인 프리미엄 한정판 폴더블폰도 중고폰 거래액을 높였다. 폴더블폰 기본 가격만 100만~200만원대인데다가 프리미엄 꼬리표가 붙으면서 시장에서 해당 제품을 구하려는 수요가 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상하로 접는 갤럭시Z플립을 선보이면서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인 톰브라운과 협업해 톰브라운 에디션을 선보였다. 하반기에도 갤럭시Z폴드2에서 같은 에디션을 내놨다. 해당 에디션은 소비자 관심이 높다 보니 한때 선착순 판매 접수를 진행하던 홈페이지 서버가 마비되는 사태를 겪기도 했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올해 갤럭시Z플립과 갤럭시Z폴드2를 비롯해 높은 출고가의 제품이 연이어 출시하면서 중고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더욱 커졌다"며 "럭셔리 브랜드와의 콜라보(협업)로 내놓은 갤럭시Z플립2 톰브라운 에디션은 300만~500만원 사이에 거래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중고폰 업계 관계자는 "중고폰 시장이 지속해서 커온 만큼 향후에도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다"라며 "최근 민팃(중고폰 유통 브랜드) 등의 새로운 중고폰 거래 업체가 속속 등장하는 상황에서 시장이 다시 한 번 주목 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