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방통업계, 정부 정책에 울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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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2.30 06:00
2020년 정부에도 기업에도 다사다난한 한해 였다. 정부는 코로나19 위기를 이기기 위해 ‘디지털뉴딜' 정책을 내놓고, 디지털 대전환에 발맞춰 플랫폼사업자에 서비스 안정성 의무를 부과하는 ‘넷플릭스법' 등의 정책을 추진했다. 정부의 정책으로 혜택을 받는 ICT 기업도 있지만, 주파수 할당대가와 음악 저작권료 등 기업들의 수익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으로 쓴맛을 본 기업들도 있다. IT조선은 경자년 국내 방송·통신 업계에서 화두가 된 5대 뉴스를 선정했다.

치열했던 주파수 재할당 대가 논쟁

‘이동통신주파수 재할당 세부 정책방안’을 브리핑 중인 오용수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 / e브리핑 중계영상 갈무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1월 5세대(5G) 무선국 구축 수준에 따라 주파수 재할당 대가를 깎아주는 내용의 정책을 확정했다. 여러 차례 논의를 거친 결과, 정부도 사업자도 한발 물러선 채로 최종 결과가 나왔다.

과기정통부는 당초 15만국 이상 구축해야 최저가로 제공하겠다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 12만국으로 5G 무선국 구축 목표를 낮춰줬다. 이통3사가 공동으로 구축하는 로밍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가능한 규모라는 분석이다. 다만 이통3사가 7월 정부에 약속했던 5G 투자 수준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므로 녹록지 않은 옵션이다.

앞서 이통3사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주파수 재할당 대가를 과도하게 산정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또 주파수 재할당 때마다 소모적인 논쟁을 피하고자 명확한 산정방식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전파법에 재할당 대가산정에 대한 내용을 명시화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 중이다.

토종 OTT, 문체부 음악저작권료 징수규정 반발


문화체육관광부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음악사용료 징수율을 2021년 매출액의 1.5%를 시작으로 2026년 1.9995%까지 인상하겠다고 발표하자, OTT 업계가 강한 우려를 표명하며 반발한다. 티빙·왓챠·웨이브 등 국내 주요 OTT 사업자가 만든 음악저작권대책협의체(음대협)는 행정소송까지 검토한다.

음악저작권 징수규정을 둘러싼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의 날 선 공방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OTT 업계는 문체부가 낸 설명자료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의 주장을 분석 없이 수용했다고 비판했다.

문체부는 서면으로 OTT 포함 이용자 18개사 의견을 수렴하고, 저작권위에서도 이용자와 12회에 걸쳐 의견청취 진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음대협은 이번 문체부 결정은 특정 신탁단체의 권한 남용에 가까운 높은 요율을 거의 수용하면서 한쪽으로 치우쳤다고 주장한다.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 넷플릭스법 글로벌 CP 제재 시동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모습 / IT조선
정부가 그동안 손대지 못했던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 규제를 강화한다. 국내 ICT업계와 넷플릭스, 구글 등 대형 글로벌 CP(콘텐츠 제공 사업자) 간 갈등이 심화하자 정부와 국회가 관련 법·제도 정비에 팔을 걷어붙였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는 망 이용료를 둘러싼 소송을 진행 중이다. 넷플릭스를 향한 국내 인터넷 제공 사업자(ISP)의 반발이 거세지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만들어 10일부터 시행 중이다. '넷플릭스법'으로 불리는 해당 법은 콘텐츠사업자에게 망 품질 유지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가 적용 대상이다.

구글은 앱 마켓 플레이스토어에 배포되는 모든 앱에 수수료가 30%인 인앱결제를 강제하겠다고 밝혀 국내 IT업계의 반발을 샀다.

이에 국회에서도 '구글 갑질 방지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마련에 속도가 붙었다. 개정안에는 앱 마켓 사업자가 인앱결제 시스템을 강제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하지만 야당이 돌연 신중론으로 돌아서며 법안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구글은 신규 앱의 인앱결제 의무 적용 시점을 2021년 9월로 미룬 상태다.

끝나지 않은 유료방송 M&A

아이클릭아트
2019년 한 해를 뜨겁게 달군 유료방송 빅딜이 2020년에도 이어지고 있다.

2019년 LG유플러스의 LG헬로비전(구 CJ헬로) 인수와 올 초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이 마무리된 데 이어 KT가 현대HCN 인수를 결정해, 정부의 심사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딜라이브와 CMB는 아직 매물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현대HCN과 딜라이브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경우 KT 계열의 유료방송 점유율은 41.2%에 이르게 된다. 2020년 상반기 기준 이통3사의 유료방송 점유율은 KT 계열(KT+KT스카이라이프) 31.42%, LG유플러스 계열(LG유플러스+LG헬로비전) 25.10%, SK텔레콤 계열(SK브로드밴드) 24.47%다.

KT는 1위 사업자 지위를 굳히기 위해 딜라이브와 CMB 등 추가 인수합병(M&A)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수를 서두르지는 않는 분위기다. 딜라이브, CMB 매각을 위한 통신사들의 물밑협상은 2021년에도 이어진다.

정부도 이같은 변화에 발맞춰 유료방송 인수합병(M&A) 활성화를 위해 ‘관계기관 협의체’를 만들었다. 과기정통부,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으로 꾸려진 협의체는 현재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 심사를 진행 중이다.

이통3사, 탈통신 박차


2020년 이통3사의 주요 화두는 ‘탈(脫)통신’이다. 최근 이뤄진 조직개편과 인사에서도 '통신'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모빌리티 등 신사업을 강화해 플랫폼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최고경영자(CEO)의 의지가 드러난다.

SK텔레콤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핵심기술을 담당하는 조직을 AI 중심으로 재편, AI 컴퍼니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SK텔레콤은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비통신 자회사 기업공개(IPO)와 함께 사명 변경도 추진 중이다. 새해에는 ‘텔레콤'을 뗀 새로운 기업이미지(CI)가 확정될 것으로 전해진다.

KT 역시 통신기업(Telco)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ABC(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를 기반으로 디지털전환(DX) 사업 강화를 위해 대대적으로 조직을 정비했다. 2020년 'KT 엔터프라이즈'란 B2B 브랜드를 출범한데 이어 2021년에도 기업간거래(B2B)와 AI·DX 조직을 강화했다.

LG유플러스는 이통3사 중 통신서비스의 매출 비중이 가장 높고 반대로 신사업 비중이 낮은 편이다. 신임 사장 취임 후 연말 조직개편에서 스마트 헬스, 보안, 교육, 광고, 콘텐츠, 데이터 사업 등 산재한 사업조직을 모아 '신규사업추진부문'을 신설하는 등 신사업 성장 의지를 보인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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