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질환의 조기 진단과 예측을 도울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체성분 분석 소프트웨어(SW)가 주목받고 있다. 해당 기술을 활용하면 전신 컴퓨터단층촬영(이하 CT, Computed Tomography) 영상에서 한 번의 클릭만으로 피부와 뼈, 근육, 내장지방, 피하지방, 장기, 뇌척수 등 7개 구조물로 체성분을 자동 분할·분석할 수 있다.

이미 다수 대학병원에서 해당 기술을 활용해 체성분 분석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의료진들은 정교하게 정량화한 체성분 데이터를 얻는 것은 물론, 기존 병원에 축적된 의료영상 빅데이터에 체성분 데이터를 더해 CT 분석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해당 솔루션에 대한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홍남기·이유미 신촌세브란스 내분비내과 교수팀도 CT 영상을 체성분 SW로 분석해 골다공증과 근감소증 등 노화 연관 대사성질환을 예측·진단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메디컬아이피 체성분 분석 소프트웨어 솔루션 ‘딥캐치’ 이미지 / 메디컬아이피
메디컬아이피 체성분 분석 소프트웨어 솔루션 ‘딥캐치’ 이미지 / 메디컬아이피
7개 구조로 체성분 분할해 진단·분석 돕는 의료 소프트웨어 ‘딥캐치’

의료 소프트웨어 기업 메디컬아이피는 AI 자동 체성분 분석 소프트웨어 ‘딥캐치’를 개발해 선보였다. 이 기업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딥캐치’에 대한 의료기기 2등급 인증을 최근 획득하기도 했다.

딥캐치에 전신 CT영상을 업로드하면 클릭 한 번으로 온몸의 체성분을 7개 구조물(피부, 뼈, 근육, 내장지방, 피하지방, 장기, 뇌척수)로 분할해주며, 각 영역을 컬러가 입혀진 3차원 영상으로 제시한다. 다양한 위치의 근육 및 지방 부피와 면적, 복부 둘레, 체지방률에 대한 자동 분석 리포트도 제공한다. AI를 활용해 정확한 데이터를 제시하기 때문에 진단 정확도를 크게 높일 수 있어 기존 체성분 검사를 보완할 수 있다.

이미 다수 대학병원에서 ‘딥캐치’를 활용한 체성분 분석 연구를 진행 중이다. 기존 병원에 축적된 의료영상 빅데이터에 체성분 데이터를 더해 CT 분석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진들이 큰 관심을 보인다. 각종 암과 수술 환자의 예후, 비만, 근감소증, 골다공증, 대사증후군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신장내과, 산부인과, 호흡기내과, 소화기내과, 내분비내과, 가정의학과 등 적용 영역도 다양하다. 체성분 관련 데이터가 환자의 건강과 생존에 중요한 지표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홍남기·이유미 신촌세브란스 내분비내과 교수팀, 딥캐치 활용해 ‘노인질환’ 진단·예측 나서

메디컬아이피와 홍남기·이유미 신촌세브란스 내분비내과 교수팀은 CT 영상을 딥캐치로 분석해 근육과 지방, 뼈 등 체성분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골다공증, 근감소증 등 노화 연관 대사성질환을 예측·진단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병원을 찾아 CT를 촬영한 환자를 대상으로 즉각적인 체성분 검사가 이뤄진다면, 환자 만족도와 검사 효율성 제고뿐 아니라 대사성질환을 빠르게 진단하고 예후를 예측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는 환자 생존율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회사와 연구진은 기대하고 있다. 체성분 분석 연구 결과를 토대로 대사질환의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는 표준치와 기준을 수립해 환자들이 추가적인 의료영상 촬영 없이 대사질환을 조기 진단받고 치료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계획이다.

딥캐치를 이용한 체성분 분석 화면 / 메디컬아이피
딥캐치를 이용한 체성분 분석 화면 / 메디컬아이피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노화에 의한 대사성 질환 예방과 처치는 중요성을 더할 전망이다.

일례로 노년기에 접어들며 근육량이 많이 감소하는 ‘근감소증’은 자칫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증상으로 보기 쉬우나, 생존율을 낮추고 당뇨병 유병률을 2배 가까이 증가시키는 질병이다. 심장질환, 치매 등 고령 환자의 건강을 크게 위협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

이뿐만 아니라 과체중 성인 인구수도 빠르게 늘고 있어 근육과 지방 등 체성분을 면밀하게 파악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병원 방문 횟수나 장비 도입에 따른 비용 등을 최소화하면서 정확하게 체성분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 이유다.

메디컬아이피가 선보인 딥캐치는 이런 수요를 맞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CT를 활용한다는 점에서도 효율적이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인구 100만명당 CT 보유 대수(38.2대) 상위 8위 국가(2019년 OECD 보건의료 통계)로 CT 검사 접근성 및 활용성이 높다. CT 검사에 대한 보험 보장성도 높아 타 영상 검사에 비해 시행 빈도가 높다. 따라서 비교적 손쉽게 확보할 수 있는 CT 의료영상 데이터 활용처를 체성분 분석까지 확대해 노인질환을 조기 진단하고 치료를 돕는 데 활용한다면 환자의 진료 비용 감소와 건강 증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박상준 메디컬아이피 대표이사는 "회사가 보유한 AI 분할 기술과 의료영상 분석 기술을 체성분 분석에 적용·연계해 연구는 물론 조기 진단과 치료 효과 증대, 검사·의료비 절감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AI 솔루션을 개발하게 됐다"며 "의료데이터 활용처를 다변화하고 검사 효율을 높여 병원과 환자 모두에게 체성분 분석 소프트웨어가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