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신제품을 선보였다.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과의 긴밀한 협력으로 탄생한 주력 플래그십 AP다.

신제품 ‘엑시노스2100’은 중앙 클라우드 서버 연결 없이 기기 안에서 AI 연산이 가능하도록 해 전작 대비 성능을 높였다. 엑시노스 플래그십 시리즈 중 처음으로 5G모뎀 통합칩으로 제작됐다. 삼성전자가 이틀 뒤 선보이는 갤럭시S21 시리즈에 탑재될 예정이다.

강인엽 삼성전자 사장이 온라인 채널로 엑시노스2100을 소개하고 있다. / 삼성전자
강인엽 삼성전자 사장이 온라인 채널로 엑시노스2100을 소개하고 있다.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12일 오후11시(미국 동부 기준 12일 오전9시) 삼성 유튜브 계정 등 온라인 채널에서 주력 플래그십 AP 신제품인 엑시노스2100를 공개했다. 엑시노스2100은 5나노(㎚) 극자외선(EUV) 공정으로 생산된 모바일용 AP다. 전작 대비 CPU와 GPU 성능을 각각 30%, 40% 높였다.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은 "엑시노스 2100에 최첨단 EUV 공정과 최신 설계 기술을 적용해 이전 모델보다 강력한 성능과 한 단계 향상된 인공지능(AI) 기능을 구현했다"며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모바일 AP 혁신으로 프리미엄 모바일 기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ARM과 머리 맞댄 결과물 ‘엑시노스2100’…자체 AI 연산도 문제없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2100 설계를 최적화해 성능을 높이고자 반도체 설계 업체 ARM과 협력했다.

엑시노스2100은 최대 2.9기가헤르츠(㎓)로 구동되는 ARM의 고성능 코어텍스-X1 1개와 코어텍스-A78 3개, 저전력 코어텍스-A55 4개를 탑재한 트라이 클러스터 구조로 설계됐다. 멀티코어 성능은 이전 모델보다 30% 이상 향상됐다.

ARM의 최신 말리-G78을 GPU로 탑재해 이전 모델 대비 그래픽 성능도 40% 높였다. 빠르면서도 현실감 높은 그래픽 처리가 가능해진 만큼 게이밍 기능뿐 아니라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혼합현실(MR) 기기에서의 사용 몰입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엑시노스2100 로고 / 삼성전자
엑시노스2100 로고 / 삼성전자
중앙 클라우드 서버를 거치지 않고 단말기만으로 고도의 AI 연산을 지원하는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3개의 차세대 신경망처리장치(NPU) 코어와 불필요한 연산을 배제하는 가속기능 설계 등으로 초당 26조번(25TOPS) 이상의 AI 연산 성능을 확보했다. 네트워크 연결 없이도 안정적인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터넷 연결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문제도 줄였다.

폴 윌리엄슨 ARM 클라이언트사업부 부사장 겸 총괄은 "더 빠른 이동통신과 향상된 그래픽 성능, AI 기술은 새로운 모바일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중요 기술이다"며 "삼성전자가 ARM과 긴밀히 협력해 출시하는 엑시노스 2100은 차세대 스마트 기기에 필요한 최상의 모바일 솔루션이다"고 평가했다.

엑시노스2100 만나면 카메라 성능도 ‘껑충’
5G 밀리미터파 지원에 배터리 소모도 줄였다

엑시노스2100은 향상된 카메라 성능을 지원한다. 최대 2억화소 이미지까지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이미지처리장치(ISP)를 갖춘 덕분이다. 최대 6개 이미지 센서를 연결하면서 4개 이미지 센서를 동시에 구동할 수 있다. 광각과 망원 등 다양한 화각의 이미지 센서로 입력되는 이미지와 영상을 활용해 역동적인 촬영 기능을 지원한다.

엑시노스2100은 5G 모뎀도 내장돼 하나의 칩으로 5G 네트워크를 지원한다. 부품이 차지하는 면적을 줄인 만큼 모바일 기기의 설계 편의성을 높였다. 탑재된 5G 모뎀은 6㎓ 이하의 저주파 대역(서브-6)뿐 아니라 28㎓의 고주파 대역(밀리미터파)까지 모두 지원해 다양한 통신 환경에서 활용도를 높였다.

엑시노스2100 사양 안내 표 / 삼성전자
엑시노스2100 사양 안내 표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엑시노스2100에 소비 전력 효율화를 위한 설계를 적용했다. 전력 사용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엑시노스2100은 7㎚ 대비 최대 20% 개선된 소비전력을 지원하는 최신 5㎚ EUV 공정으로 생산됐기에 AI 연산에 소모되는 전력이 절반 수준이다. 전력 효율을 최적화하는 자체 솔루션(AMIGO)도 탑재해 고화질과 고사양 게임 및 프로그램을 구동할 때 드는 배터리 소모 부담을 줄였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개선이 배터리 충전 횟수를 줄여 탄소 배출량 감축에도 기여할 것으로 내다본다.

김경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실장(부사장)은 "삼성전자는 고객에게 최고의 모바일 경험을 제공하고자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엑시노스2100의 강력한 코어 성능과 한 단계 향상된 AI 기능은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2100을 15일 0시(미 동부 기준 14일 오전10시) 신제품 공개(언팩) 행사에서 선보이는 갤럭시S21 시리즈에 적용할 계획이다. 한국과 유럽 시장 등에 선보이는 갤럭시S21 시리즈에 엑시노스2100이 탑재된다. 북미 지역 모델은 퀄컴의 최신 플래그십 모바일 AP인 스냅드래곤888을 탑재할 계획이다.

엑시노스2100이 탑재되는 갤럭시S21 예상 렌더링 이미지 / 에반 블래스(IT 팁스터)
엑시노스2100이 탑재되는 갤럭시S21 예상 렌더링 이미지 / 에반 블래스(IT 팁스터)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