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타격은 불가피
플레이드, 오히려 호재

미국 최대 카드 업체인 비자(VIsa)가 핀테크 스타트업 플레이드(Plaid)의 인수를 포기했다. 미 법무부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 부담에 따른 결정이다. 결제 수단 다양화로 시장 지배력을 키우려던 비자에는 악재다. 반면 플레이드에는 기업 가치 추가 상승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최대 카드 업체 비자(Visa)가 플레이드(Plaid) 인수를 포기했다 / 비자·플레이드·IT조선
미국 최대 카드 업체 비자(Visa)가 플레이드(Plaid) 인수를 포기했다 / 비자·플레이드·IT조선
18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비자는 플레이드 인수 포기를 결정했다. 알 켈리 비자 최고경영자(CEO)는 "비자의 플레이드 인수를 불허하는 미 정부의 ‘반독점 소송’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수 포기 결정 배경을 밝혔다.

플레이드는 2013년 설립돼 급성장 중인 미국 핀테크 스타트업이다. 북미 지역에서 1만1000개 이상의 은행 계좌와 고객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가입 고객 수는 2억명에 육박한다. 북미 내 카드 없는 결제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비자는 지난해 1월 53억달러(약 5조8024억원)에 플레이드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온라인과 모바일 지불 결제 시장에서 카드 외 결제 수단을 다양화해 시장 경쟁력을 확대해 나가려는 조치였다.

미 법무부는 비자의 플레이드 인수가 결제 시장에서 비자의 독점적 지배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고 봤다. 이에 지난해 11월 인수를 불허하는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미 경제 전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외신은 이번 인수 결렬이 카드 외 결제 기장을 키우려던 비자의 사업 확장과 오픈뱅킹 진출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비자는 개방형 뱅킹 역량을 가진 플레이드 인수 좌절로 동일한 작업을 수행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법무부의 독점적 지배력 우려로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것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반면 플레이드는 인수 결렬에 따른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비자가 제시했던 53억달러(약 5조 8024억) 이상으로 기업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기회라는 전망이다.

테크크런치는 "이번 인수 결렬은 오히려 플레이드에 궁극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급성장 중인 플레이드가 인재 충원 등을 통해 인프라를 더 탄탄히 구축하면 ‘스트라이프’ 정도의 잠재력을 갖춘 셈이 된다"고 말했다.

스트라이프(Stripe)는 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을 통해 이커머스 등 기업들의 B2B 결제 를 연결하는 핀테크 기업이다. 스트라이프는 1000억 달러(110조 4700억) 규모 투자를 유치한 상태다.

이은주 인턴기자 leeeu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