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수요 증가와 함께 대규모 데이터센터(IDC) 구축 경쟁에 불이 붙었다. 최근에는 IDC의 규모와 기술력이 아닌 ‘친환경'이 새로운 경쟁 요소로 부상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구축 중이거나 최근 구축을 완료한 IDC에는 설계서부터 친환경 공법을 활용하거나, 운용 시스템에 친환경 기술 적용하는 것이 필수 트렌드가 되고 있다.

SK브로드밴드가 새만금 지역에 구축할 예정인 데이터센터, 창업클러스터(가칭 SK타운) 예상 이미지 / SK브로드밴드
SK브로드밴드가 새만금 지역에 구축할 예정인 데이터센터, 창업클러스터(가칭 SK타운) 예상 이미지 / SK브로드밴드
데이터센터 자체는 환경오염의 주원인은 아니지만, 대규모 전력이 필요하다보니 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원료 에너지 즉 ‘전기'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환경 오염에 책임이 있다.

이 때문에 IT기업들도 탄소중립 산업 환경을 조성하는데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환경파괴 기업으로 낙인 찍히는 것을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서 2017년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넷플릭스여 친환경이 돼라'는 제목의 청원을 내기도 했다. 넷플릭스가 아마존의 AWS의 클라우드를 사용하는데, 아마존이 재생에너지 전환 약속을 망설였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아마존은 이후에 2024년 재생에너지를 80%, 2030년에 100%까지 늘려 사용하겠다고 약속해야만 했다.

최근 아마존의 태도는 달라졌다. 2020년 12월 열린 ‘AWS 리인벤트'행사에서 5년 앞당긴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약속했다. 탄소중립이 전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트렌드에 발맞춰 IDC를 구축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2020년 수도권 최대 규모 데이터센터인 용산 IDC를 오픈한 KT는 친환경 냉각장치를 사용했다. 또 친환경적 설계로 동절기나 간절기에는 외부의 찬공기를 활용하고 하절기에는 냉수를 이용하도록 했다.

SK브로드밴드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한다. SK브로드밴드는 2020년 10월 SK그룹의 에너지 계열사들과 협력해 새만금을 동북아 지역 IDC 허브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국내 최초로 재생에너지와 신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저전력 데이터센터 모델’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SK브로드밴드는 새만금 지역에 설립할 데이터센터에 신재생에너지 활용률을 향후 100%(RE10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RE100은 영국 런던에 있는 다국적 비영리기구 ‘더 클라이밋 그룹’이 2014년 시작한 캠페인으로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조달을 목표로 한다.

삼성SDS 춘천 데이터센터 서버룸 / 삼성SDS
삼성SDS 춘천 데이터센터 서버룸 / 삼성SDS
2020년 춘천에 IDC를 구축한 삼성SDS도 미디어데이에서 친환경을 강조했다. 삼성SDS는 춘천 지역의 서늘한 바람을 대량의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데 활용하고, 자연 바람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건물 형태도 독특한 Y자형 구조를 채택했다. 서버룸 냉방에 드는 전력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일부 전력을 태양광 발전으로 충당함으로써 유지 및 관리에 필요한 전력 소비도 최소화했다. 그 결과 전력효율지수(PUE,1에 가까울수록 높음)가 1.2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SK브로드밴드는 연내 경기도 일산과 서울 가산동에도 새롭게 IDC를 오픈한다. 삼성SDS는 화성에도 신규 IDC를 구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카카오(안산)와 네이버(세종)도 각각 2022,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새 IDC를 건립 중이다. 신규 IDC에서 새로운 친환경 공법이 포함될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