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브이패스, AI로 진짜 공유경제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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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1.31 06:00
2020년 7월 세계 최대 공유자전거 업체로 알려졌던 오포는 하룻밤 사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오포는 창업 2년만에 기업가치 40억달러(약4조7700억원)를 돌파하며 공유경제 업계를 이끌었다. 하지만 사업 초기 막대한 투자금을 믿고 자전거가 조금만 고장 나도 폐기했고, 큰 손실로 이어졌다. 결국 몰락한 오포는 공유 업계에 '지속가능성'이라는 숙제를 남겼다.

제주도에서 전동킥보드 대여를 서비스 중인 이브이패스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을 활용해 지속가능성을 꾀해 주목받고 있다.

현승보 이브이패스 대표는 최근 IT조선과 만나 "대다수 전동킥보드 공유 업체는 킥보드 충전과 관리 등 운영비에 많은 돈을 지출한다"며 "지속가능한 운영을 위해서는 킥보드 기기 관리와 사용되지 않는 킥보드가 없도록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18년 12월 설립한 이브이패스는 첫해 전동킥보드 최적의 배치를 위한 인공지능(AI) 고도화에 집중했다. 그렇게 내놓은 이브이패스의 AI가 ‘내일어디가’다. 이브이패스는 다른 공유업체와 달리 관광지인 제주도 내에서 서비스한다. 주요 고객층은 관광객이다. 내일어디가는 이 관광객들이 도내 지역 중 어느 곳을 얼마나 많이 찾을지 예상값을 내놓는다. 이 예상값에 따라 전동킥보드를 도내 지역에 배치한다.

현승보 이브이패스 대표 / IT조선
현 대표는 "작년 초부터 AI가 믿을 수 있는 결과를 내놓기 시작했다"며 "실제 결과와 약 80%정도 비슷했다"고 밝혔다. 내일어디가의 높은 적중률은 다양한 데이터에서 시작한다. 이브이패스는 먼저 통신사가 제공하는 신호 데이터로 관광객 이동 경로를 학습시켰다. 여기에 기상·기온·습도 데이터도 더했다.

버스 정류장 데이터도 주요했다. 이브이패스는 전동킥보드 이용 관광객 다수가 렌터카 대신 버스를 이용한다는 점을 고려해 관광객이 많이 찾는 버스 정류장에 가중치를 줬다. 실제로 3600곳이 넘는 제주도 내 버스 정류장 중 관광객이 찾는 정류장은 50곳에 그친다. 또 내일어디가는 주요 카페 위치까지 고려해 관광객 분포를 예측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내일어디가는 제주도를 550개의 세부지역으로 나눠서 예측한다. 하나의 세부지역은 가로세로 약 2㎞로 세밀하다. 이브이패스는 내일어디가의 세밀한 결과값에 현장 직원의 최종 판단으로 전동킥보드를 배치한다. 갑작스러운 수요 증가나 고객의 요청은 이동형 스테이션이 대응한다. 트럭 형태의 이동형 스테이션도 이브이패스가 직접 개발했다.

풍부한 데이터를 학습한 AI 내일어디가가 관광객이 주로 찾는 지역을 매일 예측하자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브이패스의 매출은 작년과 비교해 303% 늘었다. 코로나19확산으로 관광업계가 얼어붙었던 점을 고려하면 고무적이다.

하지만 더 주목할 부분은 매출보다 ‘대여 기간’이다. 현승보 대표는 "최적화된 배치 덕에 전체 대여 중 1박 2일로 대여하는 비율이 70%에 이른다"며 "이브이패스는 단순하게 전동킥보드 공유 업체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여행 플랫폼"고 말했다. 전동킥보드로 기존과는 다른 관광 경험 제공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지역 사회와 상생하는 수익모델도 눈길을 끈다. 이브이패스는 카페, 펜션 등의 유휴 공간에 이브이패스 스테이션 등을 설치해 수익을 공유한다. 전동킥보드 거치대는 관광지 경관을 해치지 않는 디자인이며, 자이로 센서 등을 전동킥보드에 넣어 사고 발생 여부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이브이패스는 작년 준비한 고도화된 기술과 수익 모델을 바탕으로 2021년 본격적인 시장 확장에 나선다. 국내는 전라남도 순천을 시작으로 통영, 여수 등 관광지에 진출한다. 또 중국 하이난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현승보 대표는 "이용자에게 전동킥보드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며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관광업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제주도민으로서 큰 포부도 있다. 그는 "제주도 기업이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송주상 기자 sj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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