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공정위 동의의결로 이통사 향한 갑질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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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2.03 19:26
애플이 국내 이동통신사를 상대로 행한 갑질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동의의결안이 확정됐다. 애플은 과징금 대신 1000억원 규모의 상생기금을 제시하며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연구개발(R&D) 센터와 인재 개발 아카데미 등을 설립하겠다는 방안도 내놨다.

애플 가로수길 매장 / 애플 홈페이지
3일 공정위는 애플코리아에 대한 동의의결안을 1월 27일 확정했다고 밝혔다. 동의의결은 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는 기업이 자진 시정안을 내놓고 공정위가 이를 받아들이면 위법을 가리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이번 동의의결은 애플이 거래 상대방인 이동통신사에 대해 거래상 지위를 남용한 행위와 관련해 거래 질서의 개선을 위한 시정 방안과 소비자 후생 증진 및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상생 방안이 포함돼 있다.

시정 방안에는 ▲광고기금 적용 대상 중 일부 제외 ▲보증 수리 촉진 비용과 임의적 계약 해지 조항 삭제 ▲특허 분쟁을 방지하는 상호 메커니즘 도입 ▲최소 보조금 조정 등의 내용이 담겼다.

상생 방안은 총 1000억원 규모의 금액을 조성해 ▲제조업 R&D 지원센터 설립 ▲디벨로퍼(Developer) 아카데미 설립 ▲공교육 분야 디지털 기기 지원 ▲애플 기기의 유상 수리 비용 및 애플케어플러스 할인 등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애플은 앞으로 3년간 자진 시정 방안을 이행한다. 공정위는 이행 감시인을 선정해 반기별로 이행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애플 행위별 시정안 세부 내용 / 공정위
공정위, 2019년 6월 애플의 동의의결 신청 후 1년 6개월 만에 확정안 발표

애플은 2019년 6월 공정위 심의 진행 건과 관련해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공정위는 애플이 이통사로부터 단말기 광고 비용과 보증 수리 촉진 비용을 지급받는 등 거래상 지위를 남용한 것과 관련해 위반 심의를 진행 중인 상태였다. 애플이 이통사에 특허권 무상 라이선스 조건과 일방적인 계약 해지 조항을 설정한 것도 위반 사항에 포함됐다.

공정위는 애플 신청 이후 두 차례 심의를 거쳐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했다. 2020년 8월 잠정동의의결안을 마련한 후 60일간 검찰과 5개 관계부처(교육부 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총장은 이견이 없음을 통보했다. 산업부는 의견을 제출하지 않았다. 교육부 등 다른 관계부처는 공교육 분야 지원과 소비자 유상 수리 비용 할인 등의 상생 지원 방안을 중심으로 의견을 제시했다. 이해관계자인 이통사는 동의의결안에 찬성하며 차후 애플과의 협으로 계약 조건을 구체적으로 정하겠다는 입장을 제출했다.

공정위는 관계부처 등이 제출한 의견을 검토, 반영해 최종 동의의결을 지난달 확정했다. 이번 동의의결에는 광고 비용 분담과 협의 절차 개선, 보증 수리 촉진 비용 폐지 등 거래 질서 개선 방안과 1000억원 규모의 소비자 후생 제고 및 중소 사업자 상생 지원 방안이 포함돼 있다.

먼저 애플은 거래 상대방인 이통사와의 계약에서 광고 기금의 적용 대상 중 일부를 제외하고 광고 기금 협의 및 진행 단계에서 절차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개선한다. 보증수리 촉진 비용과 애플의 임의적인 계약 해지 조항은 삭제한다.

또 현행 특허권 라이선스 조항 대신 계약 동안 특허 분쟁을 방지하면서 이통사와 신청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상호 메커니즘을 도입한다. 최소 보조금 수준을 이통사의 요금 할인 금액과 고려해 조정하고 미이행 시 상호 협의 절차도 마련한다.

애플의 1000억 규모 상생협력 지원안 주요 내용 / 공정위
애플, 1000억 규모 상생 지원…R&D 센터·디벨로퍼 아카데미 설립

행위별 시정방안과 별개로 애플은 소비자 후생 제고와 중소 사업자와의 상생 등을 지원하고자 1000억원의 상생지원기금을 마련했다. 제조 분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제조업 R&D 지원센터를 설립하고 400억원 규모로 여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탈리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3개국에서 운영하는 디벨로퍼 아카데미를 한국에도 설립해 연간 약 200명의 교육생을 선발한다. 9개월간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지역 대학 등과 협업할 계획이다. 사업 규모는 250억원이다.

사회적 기업과 협업해 혁신학교와 교육 사각지대(특수학교, 도서 지역 학교, 다문화가정 아동) 및 공공시설(지역 도서관, 과학관) 등에 디지털 교육을 지원하는 방안도 있다. 100억원 규모다.

아이폰 사용자를 대상으로는 유상 수리 비용을 할인하고 애플케어플러스를 할인, 환급하는 방안도 있다. 유상 수리 비용이나 애플케어플러스 구매 비용을 10% 할인 또는 환급할 때 소비자에는 인당 2만~3만원의 혜택이 돌아갈 예정이다.

상생 지원 방안 중 관계부처 의견이 반영된 내용은 공교육 분야다. 디지털 교육 지원 사업에서 제공된 기기가 파손될 시 2년 무상 수리 조건을 달았다. 공교육 지원 대상 선정 시 교육부와 사전 협의토록 하고 디벨로퍼 아카데미 교육 내용에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포함하는 것도 함께다.

또 아이폰 수리 시 애플의 공인서비스센터뿐 아니라 이통사가 운영하는 애프터서비스(A/S) 센터에서도 동일하게 10% 할인 혜택을 받도록 했다. 애플은 이행 기간(의견서 송달일로부터 3년)이 지난 후에도 제조업 R&D 지원센터와 디벨로퍼 아카데미를 운영할 예정이다.

애플의 거래상지위 남용 위반 관련 동의의결 절차 과정 / 공정위
애플, 3년간 동의의결 이행해야

공정위는 앞으로 3년간 애플의 동의의결 이행 상황을 점검한다. 공정위는 회계법인으로 이행 감시인을 선정하고 이행 감시에 드는 비용은 애플이 부담한다.

공정위는 반기별로 애플의 자진시정안 이행 상황을 보고 받고 동의의결안이 충실히 이행되는 지도 점검할 계획이다. 이행 점검 결과 보고 내용이 관계기관과 연관이 있다고 판단될 시 해당 내용을 관련 기관에 공유해 의견을 조회할 예정이다.

만약 정당한 이유 없이 애플이 동의의결을 이행하지 않으면 1일당 200만원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동의의결이 취소될 수도 있다.

공정위 측은 "이번 동의의결로 거래 질서가 개선되고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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