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콘 코리아 2021’ 2일차 기조연설에서 루크 반덴 호브(luc van den hove) IMEC CEO가 반도체 미세 공정 기술 발전과 보수적이었던 의료산업 변화를 조명했다. IMEC는 반도체 및 나노 분야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연구소 중 하나다. 벨기에에 있으며, 국내 다수 반도체 업체와 기술협력을 진행 중이다.

세미콘 코리아 2021 2일차 기조연설을 진행한 루크 반덴 호브 IMEC CEO / IMEC
세미콘 코리아 2021 2일차 기조연설을 진행한 루크 반덴 호브 IMEC CEO / IMEC
코로나, 고통스럽지만 반도체·디지털 기술 발전 촉매역할

루크 반덴 호브 CEO는 "디지털 기술은 코로나 상황에서도 사회 성장을 돕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은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지만, 첨단 기술을 받아들이는 일종의 촉매 역할도 수행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코로나로 인해 급진전한 다양한 기술 분야를 설명했다. 큰 변화를 겪은 공급 관리 시스템(Supply chain system), 블록체인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3D프린터를 활용한 소재 공급 문제해결 및 로봇 공학을 활용한 노동력 대체 등을 주요 변화로 제시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보편화된 언택트·뉴노멀 시대에 적응해야함도 강조하며, 시대 변화가 인터넷·반도체 분야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음을 다시 상기시켰다.

호브 CEO는 "클라우드·데이터 산업 성장은 반도체 업계에 희소식이지만, 데이터 개발에 따라 최신 기술을 개발해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한다"며 "빅데이터 센터 같은 대규모 시설은 큰 전력을 소모로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기에, 더 선진화된 기술을 찾아야한다"고 설명했다.

세미콘 코리아 2021에서 1일차 기조 연설을 진행한 차선용 SK 하이닉스 부사장과 비슷하게 기업과 개발자가 데이터 산업 발전에 동반된 환경오염 문제를 인지하고 책임을 가지고 대응해야한다는 의견을 표했다.

반도체 미세화 공정과 기술·설계간 공동최적화

다음 주제는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도전에 대한 내용이었다. 고도화된 기기하학·리소그래피 기반의 미세화를 통해 무어의 법칙을 가능하게 한 반도체 기술 진보와 도전과제를 조명했다. 무어의 법칙은 인터넷 경제 3원칙 중 하나로 반도체 산업의 마이크로칩 밀도가 18개월마다 2배로 늘어난다는 이론이다.

호브 CEO는 "반도체 미세화 고도화에 비례해 어려워지고 있다. EUV 리소그래피 도입은 발전이자 또 다른 도전이다"라며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반도체 생태계에 포함된 주요업체와 협력해 EUV 리소그래피 제조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나노 반도체 공정 기술 발전과 그에 따른 축소화를 나타낸 TSMC 자료 / TSMC
나노 반도체 공정 기술 발전과 그에 따른 축소화를 나타낸 TSMC 자료 / TSMC
EUV(Extreme Ultraviolet) 리소그래피는 13.5㎚의 짧은 파장을 지닌 극자외선을 이용한 반도체 가공기술이다. EUV는 고온·고밀도의 플라즈마에서 채취할 수 있다. 기존 광리소그래피기술로 공정하기 어려운 20㎚이하의 미세공정을 가능하게한다. EUV 리소그래피 기술 실용화의 과제는 13.5㎚의 짧은 파장에서도 공정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EUV광을 발생시키는 일이다.

그는 "많은 과제에도 불구하고 EUV기술은 매우 진전된 상태이며, 삼성과 대만 TSMC에서 제조한 반도체가 대표적인 성과다"라며 "앞으로도 반도체 공정은 2㎚, 3㎚이하 반도체 공정을 목표로 축소를 진행하고 있으며, 더 많은 혁신과 공정 방법을 고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건 HBM 반도체 같은 3D설계처럼 기기 구조를 배려해 반도체를 설계하는 ‘기술·설계간 공동최적화’다"라며 "이런 최적화 설계는 메모리와 GPU 간 극심한 트래픽과 지연성을 피할 수 있게하는 효율적인 방식이다"라고 덧붙였다.

보수적인 의료산업 변화와 스마트 의료 기술 의의

호브 CEO가 꺼낸 마지막 주제는 의료분야 첨단화와 스마트 의료 기기의 대두였다.

의료산업은 코로나로 큰 변화를 맞이했다. 원격의료 전환이 늘어나면서 보험과 규정도 이에 맞춰 최적화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가장 크게 변화한 부분은 의료 서비스의 중심이동이다. 원격의료, 맞춤형 진료 발전으로 의사 중심 의료 시스템에서 환자중임 의료시스템으로 패러다임의 변화를 겪는중이다.

미세유체화칩을 통한 혈액측정으로 질병 진단을 내릴 수 있는 mi다이그노틱스의 제품 / mi다이그노틱스
미세유체화칩을 통한 혈액측정으로 질병 진단을 내릴 수 있는 mi다이그노틱스의 제품 / mi다이그노틱스
호브 CEO는 "의료산업 변화에 맞춰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한 개인 맞춤형 진단 시스템도 수면으로 올라왔다. 의료 목적이 치료 중심에서 일상적 건강관리를 통한 예방으로 옮겨지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IMEC에서 개발하고 있는 삽입형 등 다양한 형태와 목적을 진단 기기와 미세유체소자칩을 활용한 혈액 측정 시스템을 예시로 이야기하며, 의료현장의 소형화도 설명했다.

호브 CEO에 따르면, 의료현장은 이전 산업현장의 변화와 똑같은 방향으로 진화중이다. 마치 과거 애니악과 현대의 스마트폰처럼 크기와 부피는 줄어들지만, 속도와 편의성·성능은 진화하는 셈이다.

초소화된 현미경과 미세유체소자칩 같은 의료용 반도체·칩은 비대한 진단 과정을 압축한다. 진단용 AI 시스템은 및 질병 패턴을 분석해 건강 상태를 간단한 모바일 기기로 확인하는 서비스나 명확한 감염경로를 추정해 코로나 같은 펜대믹을 예방하는 방안으로 연구중이다.

루크 반덴 호브 CEO는 마지막으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기후 변화 혹은 지구의 많은 사람들에게 저렴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참여도 게을리하지 말아야한다"며 "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사회적 도전 과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태도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