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모바일 MMORPG인 리니지2M이 확률형 아이템 자율 규제를 위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고가의 무기 아이템이지만 제작 재료의 획득 확률을 알 수 없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자율규제 위반은 아니다. 해당 아이템은 유료형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를 이유로 엔씨소프트는 확률을 밝히지 않아도 된다.
5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엔씨소프트 리니지2M에 등장한 신화무기가 확률형 아이템 자율 규제를 위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용자 사이에서는 신화무기를 하나 만드는 데 필요한 기댓값이 대략 13억원~18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진귀한 무기다.
엔씨소프트는 뽑기(성장의 재료 상자)로 획득할 수 있는 희귀·영웅·전설 제작 레시피 확률을 각각 2%, 0.5%, 0.25%라고 공개했다. 다만 레시피를 바탕으로 고대의 역사서 각 장을 만들 수 있는 확률은 공개하지 않았다.
신화레시피는 ‘장인의 무기 강화 주문서’를 모으는 방식으로도 만들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 때에도 주문서를 뽑을(성장의 날개 상자, 10%) 확률은 공개했지만 주문서로 신화 레시피를 만들 확률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엔씨소프트의 뽑기 방식은 일종의 컴플리트 가챠(콤프가챠)라는 점에서 꼼수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콤프가챠는 뽑기로 우선 재료를 획득하고, 재료를 전부 모으면 완성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콤프가챠는 뽑기의 본고장 격인 일본에서는 금지된 방식이다. 이용자가 최종 보상을 얻을 확률을 착각하도록 만들거나, 재료가 하나만 남은 상태의 이용자가 뽑기를 진행하도록 강하게 유도하는 등 사행심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에 일본 소비자청은 2012년 자율규제 시작 이후 지난해부터 본격 금지했다. 한국에는 별도 규제가 없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사가 확률형 아이템 외의 BM을 발굴하지 않고, 자꾸 꼼수를 부리면서 의존하게 되면 국산 게임의 해외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다"라며 "비즈니스모델(BM)이 이용자의 사행심을 과도하게 유발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 탓에 일본에서도 콤프가챠를 금지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