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SKT 성과급 논란, '소통'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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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2.09 06:00
SK텔레콤 성과급 논란이 며칠째 지속한다. 자회사인 SK하이닉스에서 실적 대비 낮은 성과급으로 노사 간에 갈등이 생긴 데 이어 SK텔레콤에서도 같은 갈등이 벌어졌다.

SK텔레콤 노조는 최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에게 서한을 보내 "큰 폭으로 줄어든 성과급에 대해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성과급 규모 확대와 지급 기준 투명화를 사측에 요구했다. SK텔레콤의 2020년 연간 영업이익은 1조3493억원으로 전년 대비 21.8% 증가했다. 그와 달리 성과급은 오히려 20%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노조 측이 반발한 이유다.

통신 업계와 외부 시각은 싸늘하다. 평균 연봉 1억원이 넘는 곳에서 배부른 소리를 한다는 논리다. 상대적 박탈감이 든다는 표현까지 나온다. SK텔레콤 임직원 연평균 급여액은 2019년 기준 1억1600만원. KT(8500만원)와 LG유플러스(8000만원)보다 많을뿐더러 금융사를 제외한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 중에서는 5위에 속한다. 삼성전자(9위)나 현대자동차(17위)보다도 높다.

성과급 논란에서 목소리를 낸 주류가 저연차 직원이라는 이유로 MZ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 출생한 Z세대 통칭) 특성으로 문제를 해석하기도 한다. 공정 이슈에 민감한 세대이기에 회사 실적 대비 낮은 성과급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 SK텔레콤
하지만 이같은 논의가 궁극적인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이 문제는 애당초 사측의 원인 행위(성과급 지급) 후 나온 노조 측 반응이다. 사측이 지급 기준을 제대로 제시하지 않은 깜깜이 성과급을 제시해 논란이 일었다. 노조 행보에 집중해봤자 문제를 야기하는 사측 태도가 지속하는 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 성과급 규모를 떠나 사측이 노조와 얼마나 대화 의지를 보였는지를 보면 답은 분명해진다.

SK텔레콤은 소통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성과급 논란 초기 박정호 사장은 "구성원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확대하겠다"며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 제시한 카드는 복지 포인트였다. 소통 대신 11번가와 SK페이 가맹점에서 쓸 수 있는 300만 포인트를 선심 쓰듯 내밀었다.

노조 반응이 더 격화하는 것은 당연했다. 노조는 복지 포인트 지급과 관련해 "노조와 구성원을 무시하는 행태다"며 "강경한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성과급 지급 기준과 관련해 소통을 원한 노조 측에 당장의 땜질 처방하듯 복지 포인트를 제시했으니 불 난 데 기름을 부은 꼴이다.

SK텔레콤의 성과급 규모가 그렇게 책정될 수밖에 없었을 수 있다. 문제 핵심은 성과급 규모 자체보다는 산정 기준이다. 그리고 복잡한 산정 기준을 계속 유지해 나가야 할지와 관련한 근본 물음도 이번 논란과 연관이 있다. 이런 문제 해결의 첫 단추는 노사 간의 소통이다. 당장 소통이 힘들다면 소통을 진행하려는 노력이라도 보이는 게 맞다. 이는 평균 연봉이 1000만원인 곳이든, 1억원인 곳이든 마찬가지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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