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 창궐이라는 초대형 악재 때문에 경제 성장이 주춤했지만, 그럼에도 한국 1인당 GDP는 3만달러를 넘었다. 뿐만 아니라, 2020년 초 2100에서 시작한 코스피 지수가 2020년 말 2800, 이어 2021년 1윌 사상 최초로 3000선을 넘었다. 65년만에 증시 박스권을 돌파하자 일각에서는 올해 코스피 최고점을 3300으로 잡는 의견도 조금씩 나온다.
증시가 급등하면서 자본 이득도 많이 늘었다. 사치재 소비량도 나날이 늘어난다. 수입차량이 대표적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수입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16.7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상황을 종합 분석했을 때, 사치재 중 가장 상위라 할 수 있는 예술품 거래 또한 늘어 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안타깝게도 예술 시장의 성장은 경제 발전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어서다.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자. 일본 1인당 GDP는 4만달러 수준이다. 한국보다 평균 1만 달러나 더 많다. 시장조사업체 Arts Economics가 발표한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백만장자 중 약 6%가 일본에 산다. 미국(40%), 중국(12%)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백만장자가 많이 사는 나라다.
일본의 거대한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일본 예술시장 규모도 클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예상 외로 일본의 예술시장 규모는 턱없이 작다. 시장조사업체 Artprice.com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일본 예술품 경매시장 규모는 9353만 9616달러(1044억1827만원) 선이다.
다른 시장조사업체 Art Basel과 UBS가 공동 발행하는 보고서 Arts Economics (2020)의 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일본 예술품 경매시장 규모는 순위권 밖에 있을 정도로 작다.
세계 경제 전문가 대부분이 향후 전망을 분석할 때 일본을 빼놓지 않는다. 반면, 세계 예술 전문가 대부분이 예술 시장을 분석할 때 일본은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경제 규모에 비해, 일본 예술시장의 규모가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일본인 수집가들은 일본이 아닌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등에서 작품을 산다. 일본 법률은 양도가액 30만엔 이상의 작품을 살 때 아주 높은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 인식 자체도 그렇다. 비싼 예술품은 일반인은 구매 시도조차 할 수 없는, 특수 계층의 소장품이자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있다.
안타깝게도 한국 예술 시장 상황도 일본과 그리 크게 다르지 않다. 좋은 예술품을 사려는 한국 수집가는 미국 뉴욕, 영국 런던과 홍콩을 주로 찾는다. 한국은 예술품 매매 시 양도소득을 기타 소득으로 과세한다. 이를 사업소득으로 분류할 것인지 논란도 매년 이어진다. 물론, 예술품 구매를 특정 계층만의 행위로 보는 인식도 여전히 강하다.
예술 시장이 발전했을 때, 그 나라에 얼마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는지 지난 칼럼에서 수 차례 강조했다. 한국 소비자의 구매력도 조금씩 늘고 있어, 예술 시장 성장의 토양을 다졌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한국 예술 시장 및 산업은 발전하기 어렵다. 다양한 이점을 가져다주는 예술 시장 성장은, 경제 성장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과 인식 전환, 예술 업계의 노력과 정부의 진흥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 외부필자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박사를 마치고 자본시장연구원과 시드니공과대(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위험관리·ESG금융·대체투자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 글로벌 ESG, 한국탄소금융협회 ESG금융팀장을 포함해 현업 및 정책에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한다.
박지혜는 아트파이낸스그룹(Art Finance Group) 대표다. 우베멘토 Art Finance 팀장 역임 후 스타트업 창업자가 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 <미술품 담보대출 보증 지원 사업 계획[안] 연구> 참여 및 아트펀드포럼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미술시장과 경매회사(2020년 출간 예정)』 (공동집필)가 있다.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온라인 예술시장의 발전 가능성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예술산업의 미래 디지털 예술, 메타버스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서울 아시아 아트, 트렌드 반영한 전략적 접근해야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현대 미술 시장의 성장을 기대하며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급성장하는 美 미술품 담보대출 시장, 한국도 활성화 기대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예술품 가치 분석, 교육에서 시작되야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미술 시장 장기간 호황을 위한 체계 마련 필요해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미술품 담보대출, 시도 거쳐 한국에 자리 잡기를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코로나19 이후 예술 서비스 다양화, 선택 아닌 필수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예술 산업, 소모적 논쟁 말고 방향성 논의해야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예술품 NFT(대체불가토큰), 해킹 가능성 염려해야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예술품 투자 수익, 소장기간·가격·거래 빈도와 비례할까?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실용적 예술품 가치 분석 방법론을 기대하며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미술품 물납제도, 10년 전처럼 유야무야되지 않길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예술금융, 교육 통한 청출어람 꿈꾸며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아시아 예술 시장 허브 서울, 첫 열쇠는 아트파이낸스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아직도 '아시아 예술 시장 허브, 서울'이 낯설다면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아트파이낸스 교육으로 서울을 '아시아 예술 시장 허브'로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아트펀드, 미술계·운용사간 이해상충 깊게 고민해야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주식·부동산보다 비싼 미술품 매매수수료의 진실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아트파이낸스, 韓 미술 시장 성장·확장에 기여할 수 있다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韓 연기금도 대체투자자산 '미술품'에 관심 가져야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갤러리 거래 데이터 가진 에코락갤러리 ‘미술품거래소’ 환영한다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한국 미술품 가치 제대로 평가하려면 '철학적 고민' 필수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악전고투, 제대로 된 '미술품 가격지수' 연구자를 응원하며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기관이 '예술계 데이터 생태계' 만들려면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뉴노멀시대 대체투자 '아트펀드'의 가능성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한국 예술 시장에 숨겨진 문제 '정보의 비대칭'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한국 예술 산업 성장 주춧돌 '프로비넌스' 제대로 운영해야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예술품 거래 데이터는 공유돼야 한다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예술품 수집, 아직도 부정적으로 보세요?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제대로 된 예술 산업, 신·구 조화 이뤄야 구축할 수 있다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최소한의 계량경제학적 요건 충족한 한국 아트 인덱스 탄생을 바라며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한국 예술품 시장 이끄는 서울옥션의 분투를 바란다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유가 변동·증시 폭락, 슈퍼리치가 고른 자산증식 수단 아트파이낸스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예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아트투게더 '자전 거래' 의혹 및 반론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유명 작가의 예술품 가격이 변하는 이유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작가의 유명세는 투자 수익률을 담보하지 않는다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아트파이낸스 교육으로 예술·금융 다리 놓을 융합형 인재 키워야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예술품 시장 분석하려면 '제대로 된 예술품 DB' 구축해야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예술인 생활고 해결, 예술품 담보 대출이 능사 아냐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2019년 예술품 경매 시장, 가치 알아본 수집가간 경쟁 치열했다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리서치 없는 예술 시장 분석은 속 빈 강정이다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예술가와 후원자간 상생관계 : 르네상스 이끈 메디치 가문 보라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韓 빠진 세계 예술품 담보 대출 시장, 2019년에도 성장세 여전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태동기 韓 예술계, 가치 평가 관련 근거 없는 음해 멈춰야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아트 파이낸스 실패로 이끄는 이해상충…금융·예술계 상호 조율해야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태동기 한국 예술 시장 데이터화 사업을 위한 조언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예술품 투자 성공의 법칙이 '고가·유명 작품'인 이유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데이터·통계 분석 도입하며 긍정적 변화 이루는 예술 시장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한국 아트 펀드 실패史, 시기 문제가 아니라 구조 문제다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세계 예술품 수집가 현황…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외 한국인도?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아트 파이낸스를 위한 변명…투자 아닌 금융으로 봐야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미술품 투자의 명암…유망하지만, 위험 철저 관리해야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예술품 가격 지수의 중요성과 한국 시장의 한계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미술품 담보대출, 美 경매 회사·부티크는 어떤 기준으로?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해외 제1금융권의 미술품 담보대출 모범 사례 '씨티은행' 기준 보니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한국 미술품 담보대출, 왜 성장에 실패했을까?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활발한 해외 미술품 담보대출, 매년 15% 이상 고성장 이끌어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소득수준에 비해 미술품 거래 적은 한국, 증가 잠재력 있다
- [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뉴노멀 시대 아트 파이낸스를 보는 시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