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겜쓸신잡] 게임개발사가 IP에 목매는 이유는

입력 2021.02.14 06:00

게임을 통해 학습한다는 것이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게임에는 문학·과학·사회·상식 등 다양한 분야의 숨은 지식이 있다. 잘 뜯어보면 공부할 만한 것이 많다는 이야기다. 오시영의 겜쓸신잡(게임에서 알게된 쓸데없지만 알아두면 신기한 느낌이 드는 잡동사니 지식)은 게임 속 알아두면 쓸데없지만 한편으로는 신기한 잡지식을 소개하고, 게임에 대한 이용자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코너다. [편집자 주]

게임 업계가 요즘 가장 많은 관심을 두는 단어 중 하나가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이다. IP란 법령, 조약에 의해 인정되거나 보호되는 지식재산의 무형적 권리다. 2011년부터 시행된 지식재산기본법에 따르면 지식재산은 인간의 창조적 활동, 경험 등으로 창출되거나 발견된 지식· 정보·기술, 사상이나 감정의 표현, 영업이나 물건의 표시, 생물의 품종이나 유전자원, 그 밖에 무형적인 것으로서 재산적 가치가 실현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1996년작 바람의나라 IP를 활용해 제작한 2020년 출시작 바람의나라 연 이미지 / 넥슨
업계는 신작 모바일게임을 출시할 때 리니지, 바람의나라, 카트라이더, 세븐나이츠 등 기존 IP를 활용해 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IP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쉽고도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어떤 IP는 너무도 강력해서 이미 캐릭터에 팬들의 애착이 형성돼 있다. 이때는 기업이 특별히 뭘 하지 않더라도 팬들은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반면 어떤 IP는 처음부터 새롭게 애착을 만들어야 한다. 업계가 좋은 IP를 보유하고, 지키는 데에 관심을 높이는 이유다. 인수 계약을 맺고 좋은 IP를 확보하려고 하거나, IP를 두고 분쟁이 일어나 소송을 벌이는 일이 부지기수로 이뤄지는 배경이다.

이를 이유로 게임업계 외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자산에서 유형자산 비중은 줄이고, 지식재산을 포함한 무형자산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미국 대형기업 500개로 구성된 S&P 500 자산을 살펴보면, 무형재산 비중은 1985년 32%에서 2010년 80%로 늘었다. 무형재산 중 지식재산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1985년 10%에서 2010년 40%까지 늘었다.

이런 지식재산권의 개념은 지식 저장 매체의 등장과 함께 발전했다. 15세기 인쇄혁명 전에는 추상적인 개념을 저장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인쇄물이 지식과 생각을 담기 시작하면서 지식재산은 시장에서 교환가치를 갖는 상품이 됐다. 저자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저작권법을 만들게 됐다. 다른 사람의 지식과 생각을 얻기 위해서는 그것을 담은 책을 구입하는 시스템이 자리 잡은 것이다.

지식재산권은 보호 목적을 기준으로 분류한다. 산업 분야 창작물은 특허권·실용신안권·상표권·디자인권을 포함하는 산업재산권으로 보호한다. 문화예술분야의 창작물은 저작권으로 보호한다. 반도체 배치설계처럼 사회·과학기술 발전으로 출현하는 지식재산을 보호하는 신지식재산권도 있다.

문제는 이런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다. 다양한 조직에서 저작권을 침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알고 할 때도 있지만 모르고 하는 경우도 많다.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뜻한다. 인간이 주체가 돼 창작성을 갖고 외부적으로 표현한 결과물이 저작물로 인정받는다. 소설·시·논문·강연·연설·각본 등 어문저작물, 음악, 미술, 건축, 사진, 영상, 지도 등 도형, 소프트웨어(SW)를 포함한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 등 다양하다.

저작물 권리 침해 판단 기준은 경제적 측면에서 접근한다. 법에서 규정하는 저작권은 ‘저작인격권’과 ‘저작재산권’으로 나뉜다. 저작인격권은 저작자가 저작물에 대해 가지는 인격적인 권리인 반면 저작재산권은 경제적 권리를 의미한다.

게임의 인터페이스 등을 그대로 따라하면 저작권 침해가 된다. 하지만 게임의 전체 콘텐츠나 규칙을 다소 유사하게 채용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가 아니다. 게임 프로그램의 소스코드는 컴퓨터프로그램 저작물이지만,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려면 문자열의 문법이 실제로 유사해야 하므로 실질적인 효과는 미미하다. 게임 제목은 저작권보다는 상표권으로 보호받는 경우가 많다.

독창성이 있는 경우 게임의 배경이나 캐릭터, 아이템, 인터페이스 등 시각 요소, 게임 이야기나 시나리오가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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