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임직원수가 삼성전자와 맞먹을 전망이다. 설립 11년차 유니콘 기업이 반백년 역사를 가진 한국 대표 대기업과 고용 규모면에서 어깨를 맞추는 셈이다. 쿠팡을 위시로 급성장 중인 e커머스 업계가 코로나19로 위축된 국내 일자리 시장에 활기를 제공하는 효자 역할을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쿠팡은 최근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거래신고서를 통해 2025년까지 5만명을 신규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쿠팡에 따르면 현재 임직원 수는 5만명 규모다. 여기에 신규 고용 5만명을 더하면 쿠팡 임직원 수는 10만명 수준으로 증가한다.

쿠팡 풀필먼트 물류창고 인천 메가센터. / 쿠팡
쿠팡 풀필먼트 물류창고 인천 메가센터. / 쿠팡
10만 임직원을 보유한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한데, 쿠팡 역시 조만간 이에 필적할 만한 수준이 된다. 삼성전자가 2020년 6월 공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한국 임직원 수는 10만2059명이다. 국내 10대 대기업 중 가장 큰 규모다.

2020년 4월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공시를 기준으로 임직원 수를 분석하면 ▲현대자동차(7만32명) ▲LG전자(4만110명) ▲기아자동차(3만5675명) ▲SK하이닉스(2만8244명) ▲LG디스플레이(2만6665명) ▲이마트(2만5779명) ▲롯데쇼핑(2만5298명) ▲KT(2만3372명) ▲한국전력공사(2만3137명) 순이다.

지금 기준으로만 봐도 쿠팡의 임직원 수 규모는 재계 3위에 해당한다. e커머스 시장 성장으로 LG전자마저 제친 셈이다. 국내 전통 유통 거인인 신세계 이마트와 롯데쇼핑을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유통업계는 쿠팡 임직원수가 2025년 10만명에서 더 불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e커머스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는 추세다. 통계청은 2021년 e커머스 시장 거래액이 1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고, 2022년에는 시장 규모가 200조원으로 확대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 등 전반적으로 기업의 고용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쿠팡이 일자리 늘리고 있는 측면은 고무적인 일이다"고 말했다.

쿠팡은 2020년 국민연금공단 연금 가입자 수를 기준으로 국내에서 3번째로 많은 인력을 고용한 기업이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2020년 2월부터 9월까지 쿠팡이 신규 창출한 일자리는 1만3744개로 한화솔루션(2035개)과 삼성전자(2895개)를 합친 것보다 2배 이상 많다. 같은 기간 쿠팡을 제외한 8개 e커머스 업계 신규 고용수가 463명인 것을 고려하면 3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쿠팡은 2020년에만 2만5000명을 신규로 고용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