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현대백화점끼리 ‘팀킬'이 일어날까. 현대백화점은 여의도에 서울 최대 규모 ‘더현대 서울'의 문을 열었는데, 유통업계에서는 더현대 서울이 기존 목동점 고객을 끌어당길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소득층을 겨냥한 만큼 가까이 위치한 신세계 타임스퀘어나 롯데 영등포가 아닌 부촌으로 평가받는 목동 소비층을 흡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백화점 측 생각은 다르다. 목동점도 넓고 좋은데 굳이 주말 교통혼잡을 감수하고 여의도로 오겠냐는 것이다.
현대백화점 한 관계자는 "마포구와 용산구, 동작구, 여의도 소비자가 더현대 서울을 주로 이용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목동 소비 수요는 주말 도로혼잡 요소가 있어 여의도 더현대에 오더라도 1회성에 그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의 전망대로 ‘더현대 서울’이 마포·동작·용산구 고소득층 가족단위 소비 수요 흡수할 경우 타격을 받는 것은 신세계와 롯데 본점이다.
하지면 유통업계 관측은 현대백화점의 예상과 조금 다르다. 목동 상권이 고소득층을 흡수하기에 한계가 있고, 2009년 이후 리뉴얼 없이 방치된 목동점이 경쟁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더현대 서울은 탁 트인 내부공간과 중앙 휴개공간이 넓고, 젊은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가 플래그십스토어 형태로 입점돼 있다"며 "5호선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도로혼잡을 피해 지하철로 목동에서 여의도로 접근하는 수요도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더현대 서울이 대중교통 접근성이 뛰어나다고 홍보하고 있다.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지하철 5·9호선 여의도역과는 지하보도로 연결된다. 인근 여의도 버스 환승센터를 통해 서울·경기·인천지역 소비층도 흡수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입지적 강점과 편리한 교통망 등을 바탕으로 서울, 수도권 소비자를 적극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백화점 측은 올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개점 후 1년간 6300억원의 매출을, 2022년에는 연매출이 7000억원를 목표로 한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