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와 비대면 소비 강세로 인한 유통업계 대규모 폐점·해고가 이어진다. 시장이 온라인 중심으로 흘러가다보니 오프라인 대형 매장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2020년 12개 점포를 폐점한 롯데마트는 최근 희망퇴직 신청자를 받고 있으며, 홈플러스는 2020년 11월 안산점 매각 완료 후 대구·대전둔산·탄방점의 자산유동화를 진행 중이다. 사태가 갈수록 악화하는 추세다.

롯데마트. / 롯데쇼핑
롯데마트. / 롯데쇼핑
26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10년차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퇴직위로금으로 근속연수별 최대 기본급 27개월분을 지급할 계획이다.

롯데마트 한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실적악화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다"며 "신청자의 자발적인 의사로 진행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롯데쇼핑은 코로나19 확산 초반인 2020년 2월 롯데백화점·마트 등 오프라인 점포 700개 중 200개를 3~5년 내 정리한다는 내용의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 120개 매장을 연내 정리하고, 80개 매장을 추가로 폐점한다.

롯데쇼핑은 이미 114개 점포를 정리했다. 이 중 롯데마트 125개 중 12개 점포가 폐점됐다. 롯데마트는 최근 3년간 누적 영업적자가 660억원을 기록하는 등 부진을 겪고 있다. 강희태 롯데그룹 유통BU장 부회장은 향후 3~5년간 롯데마트 50개 매장을 정리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롯데쇼핑은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2020년 4분기 영업이익이 1815억원으로 전년 동기 436억원 대비 316.8%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3조84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늘었다. 롯데마트 실적도 개선됐다. 2019년 4분기 230억원 적자에서 2020년 4분기 210억원 흑자로 전환됐다.

실적이 두드러지게 개선된 건 마트와 슈퍼 사업부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4분기 2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3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던 전년 4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롯데슈퍼는 7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전년 동기(영업적자 430억원)에 비해 적자폭을 대폭 줄였다.

실적은 올랐지만 직원수는 줄었다. 롯데쇼핑 구조조정에 따라 감소된 인력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3084명에 달한다. 대부분이 마트와 슈퍼마켓 인력이다.

롯데마트 노조는 최근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고용절벽 위기에서 직원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며 "희망퇴직을 가장한 퇴직유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마트산업노조 롯데마트지부도 "인력감축과 비용절감 중심의 구조조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홈플러스 본점. / 홈플러스
홈플러스 본점. / 홈플러스
홈플러스도 ‘경영 악화’를 이유로 점포 4곳의 폐점을 확정했다. 지난해 6월 안산점, 대전 탄방점·둔산점의 자산유동화 방침을 밝힌 데 이어 홈플러스1호점인 대구점도 폐점 목록에 추가했다. 홈플러스는 2021년까지 대구점 운영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 안산점의 경우 지난해 11월 매각 절차가 완료됐다. 안산점 영업은 올해 8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폐점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는 입장이다. 안산점 직원 210명도 전환배치를 통해 고용을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사측과 노조간의 불협화음은 계속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2019년 기준 매출액은 7조3002억원, 영업이익 160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7%, 38.4% 감소했다.

마트 폐점은 대량 실직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유통학회가 발표한 ‘정부의 유통규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매출이 500억원 규모 마트 1개가 폐점하면 점포 직원 945명, 인근 점포 직원 429명 등 총 1374명의 고용이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마트는 ‘삐에로쇼핑' 등 전문점 중심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2019년 59개 점포 문을 닫았고, 지난해 2분기까지 33개 점포를 추가 폐점했다. 대신 성장세를 보인 일렉트로마트는 추가 출점해 47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이마트는 2020년 매출이 22조3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6% 증가했다. 이마트가 매출 2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2372억원으로 전년 대비 57.4% 늘었다. 신선식품은 SSG닷컴 등을 통해 성장세를 보였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 경쟁사와 달리 대형마트 리뉴얼과 가격 경쟁력, e커머스 연계 등을 무기로 성장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