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여러 분야에서 이전 세대와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이는 지금의 20대를 분석하기 위해 여러 해석을 내놓는다. ‘90년대생이 온다’와 같은 세대론이다. 이런 세대론은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기성 세대는 이들을 상대로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거나 워라밸 중시, 수평적 관계를 추구한다고 평가한다. 반면 90년대생들은 이런 우려가 편견에서 비롯됐으며 오히려 소통을 단절시킨다고 지적한다. 이 같은 논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런 왜곡된 평가와 갈등 속에서도 젊음을 앞세워 온라인 교육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플랫폼 기업 대표들이 눈길을 끈다. 교육 플랫폼 클래스101과 멀티채널네트워크(MCN) 유니브의 고지연, 정재원 대표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모두 94년생이다. ‘90년대생이 온다’의 진짜 주인공인 셈이다.
고지연 클래스101 대표(왼쪽)와 정재원 유니브 대표의 모습. / 각 사 제공
이들의 강점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전부 경험한 밀레니얼(M)세대와 디지털 네이티브인 Z세대라는 점이다. 다양한 방면의 배움과 교육을 접해봤다. 업계 일각에서는 ‘배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젊은 세대의 고민이 젊은 사업가의 탄생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학원·학교가 교육의 전부라고 여기지 않고, 일과 삶을 배우는 것도 중요한 교육이라고 생각한 젊은이가 사회의 수요를 파악하면서 교육 사업에 뛰어든 만큼 남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유효상 숭실대 경영대학 교수는 "에듀테크는 세계적인 추세 중 하나로 떠올랐다"며 "한국 젊은 세대는 학원·학교식 교육을 받으며 느꼈던 장점과 단점을 분석하면서 IT·모바일·인터넷 관련 환경과 교육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두 대표는 대학교 시절 교내 창업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창업 시장에 뛰어들었다. 학원·일방향 강의 중심이었던 기존 교육 시장 흐름에서 벗어나 취미, 라이프스타일 교육이나 입시 관련 유튜브 스낵 콘텐츠를 생산하면서 업계에 새바람을 몰고 왔다. 그 결과 클래스101은 클래스 수 1200개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고, 유니브는 유튜브 채널 누적 조회수가 4억200만회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클래스101, 사업성 부족한 ‘입시 과외’ 아닌 ‘취미’
클래스101은 고지연 대표가 울산과학기술대(UNIST) 교내 학생 창업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과외 매칭 서비스 페달링을 바탕으로 탄생한 기업이다. 그는 2015년 페달링을 설립했다. 2년여간 페달링을 운영한 그는 빚이 2억원이나 생겼다.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계를 느낀 고대표는 회사 방향을 틀었다. 2018년 3월 취미 클래스를 주력으로 삼는 클래스101을 선보였다. 과외를 사업 아이템으로 삼기에는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점점 줄고 있는 데다, 비즈니스를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기 쉽지 않은 분야라는 분석이 바탕에 깔렸다.
클래스101은 창립 멤버의 모교인 UNIST 근처 바리스타를 섭외해 커피 강좌를 촬영하고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첫 수강생을 모았다. 단 며칠 만에 목표액을 채우면서 이용자 수요를 확인했다. 이후 다양한 클래스를 열고 지금은 승승장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