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가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넥슨 메이플스토리를 즐기던 이용자들이 스마일게이트가 2018년 출시한 게임 ‘로스트아크’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게임 업계는 로스트아크가 가장 ‘핫’한 게임 중 하나가 됐다. 제3의 전성기라는 말도 들린다. 출시 3년이 지난 게임에 신규 이용자가 유입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로스트아크에 업계 이목이 집중된 이유다.

로스트아크 이미지 /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이미지 / 스마일게이트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에 게임 이용자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전했다. 게임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뜻을 모아 로스트아크 개발자들에게 전달하려 했던 트럭에 답례하기 위해서다.

앞서 게임 이용자들은 로스트아크에 트럭 두 대를 보내려 했다. 한 대는 로스트아크 개발진의 노력에 고마움을 전하기 위한 커피트럭이다. 실제 진행되지는 않았다. 다른 한 대는 신규 이용자 증가를 축하하는 인기 트럭이다. 이용자들이 게임 개발사를 비판하기 위해 트럭을 보내 시위는 자주 있었지만 응원 트럭을 보낸건 드문 일이다.

로스트아크 인기는 실제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이용자 증가로 다운로드 서버를 증설했고, 이달 1일에는 유저 증가에 따른 신규 캐릭터 생성 제한을 걸었다. 또 3일에는 늘어난 유저를 수용하기 위해 서버 환경 개선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개발자·이용자 간 원활한 소통… 합리적 과금모델 채택도 인기 요인

업계는 수많은 게임 중 로스트아크에 이용자가 몰린 이유로 개발진의 소통 능력을 꼽는다. 또 과금 요소가 상대적으로 합리적이라는 점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기존 메이플스토리에서 넘어와 로스트아크를 즐겨본 이용자가 만족했다는 소감을 인터넷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대부분 과금 스트레스가 낮다는 점에 놀라움을 드러낸다.

이를테면 사냥 후 떨어지는 아이템을 자동으로 획득하는 자석펫 같은 편의아이템은 메이플스토리에서는 수십만원을 들여야 구할 수 있다. 하지만 로스트아크에서는 공짜로 획득할 수 있다. 또 캐릭터 외형을 꾸밀 때도 다르다. 메이플스토리는 부위별로 원하는 모습이 나올 때까지 확률형 아이템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꾸며야 한다. 로스트아크는 이용자가 직접 눈썹이나 코 높이 등까지 세세하게 캐릭터 외형을 정할 수 있다. 이미 정한 외형을 바꿀 때도 확률이 아닌 정찰제 외형변경권을 하나 구매하면 된다.

메이플스토리의 외형 변경권은 3500원(유료)이다. 변경권을 사용하면 몇 가지 샘플 중 임의의 얼굴로 외형이 바뀐다. 사진은 원하는 외형이 나오지 않은 이용자의 모습 / 온라인커뮤니티
메이플스토리의 외형 변경권은 3500원(유료)이다. 변경권을 사용하면 몇 가지 샘플 중 임의의 얼굴로 외형이 바뀐다. 사진은 원하는 외형이 나오지 않은 이용자의 모습 / 온라인커뮤니티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이용자 사이에서는 로스트아크가 메이플스토리보다 합리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알려졌다"며 "넥슨에 화난 이용자는 단순히 게임 콘텐츠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소통’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므로, 소통을 잘한다고 평가 받는 로스트아크로 이동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준비된 4번 타자’ 로스트아크 흥행 지속 가능성 ↑

스마일게이트 게임에 이용자가 몰린 건 처음이 아니다. 2018년에는 넥슨 클로저스 원화가의 남성 혐오 발언이 알려지면서 이용자 다수가 스마일게이트의 소울워커로 이주했다. 당시에도 동시 접속자 수, PC방 점유율 등 각종 지표는 크게 상승했다. 다만 당시에는 화제성이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이를 이유로 일각에서는 반짝 인기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하지만 대다수 업계 관계자는 당시와 최근 로스트아크의 상황이 다르다고 분석한다. 반사이익 만으로 상승세를 보인게 아니라, 이 같은 인기를 꾸준히 이어갈 것으로 본다. 그 이유는 신뢰와 소통이다.

스마일게이트가 2월 추가한 건슬링어 캐릭터의 모습 / 유튜브
스마일게이트가 2월 추가한 건슬링어 캐릭터의 모습 / 유튜브
로스트아크는 2020년 초 진행한 이용자 행사에서 게임의 36개 항목을 개선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연말까지 실제로 31개 항목을 개선하면서 대부분의 약속을 지켰다. 대규모 콘텐츠도 꾸준히 추가했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로스트아크와 소울워커의 경우, 다른 게임에서 발생한 악재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는 점은 같지만, 내면을 살피면 사뭇 다르다"며 "이미 성장 중이었고 소통
면에서도 호평을 받은 로스트아크의 흥행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