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특히 주택이 부의 상징인 시대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자산이 늘어난 IT인들은 주택을 어떻게 꾸밀까. IT조선은 한국 대표 IT기업가의 성공 결실인 주택을 찾았다. 빌 게이츠, 마크 주커버그 등 굴지의 다국적 테크 기업가의 집과도 비교했다. <편집자주>

유명인사 거주 분당 부촌 남서울파크힐
산중에 위치…‘철통 보안’ 자랑

"한국에도 이런 집이 있구나!"

김범수 카카오 의장 주택이 있는 남서울파크힐에 처음 도착해 받은 느낌이다. 회원제 고급 골프장인 남서울CC의 2차선 도로를 지나 10분쯤 이동하면 한적한 풍경과 함께 남서울파크힐 정문이 모습을 드러낸다.

남서울파크힐 정문과 정문을 통해 볼 수 있는 단지 내 일부 풍경 / IT조선
남서울파크힐 정문과 정문을 통해 볼 수 있는 단지 내 일부 풍경 / IT조선
남서울파크힐 입구 / IT조선
남서울파크힐 입구 / IT조선
높은 산으로 둘러쌓인 널따란 택지와 시내로부터 차로도 깊숙히 들어와야 닿을 수 있는 위치다. 그리고 큼직한 크기의 저택 규모는 지금까지 눈에 담았던 다른 부촌과 확연히 느낌이 달랐다. 멀리서나마 찬찬히 감상한 남서울파크힐의 첫 인상은 분당땅에 따로 마련된 도시국가 같았다.

남서울파크힐은 사전에 약속되지 않은 외부인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 정문에서 취재를 위해 차단기와 연결된 경비실에 접촉했지만, 주택 단지내 거주민과 미리 예약되지 않은 사람은 출입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관리소장과 연결을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위성사진과 정문을 통해 일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 자택/ 네이버 지도·IT조선
위성사진과 정문을 통해 일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 자택/ 네이버 지도·IT조선
취재요청을 하며 정문에서 멀찍이 떨어져있는 주택들을 살폈다. 정문과 거리가 있었지만 단지내 주택들의 규모가 거대해 생김새를 관찰하기엔 무리가 없었다. 대부분 주택은 차단기와 경비실에 안심할 수 없다는 듯 감시카메라를 벽마다 촘촘히 설치한 상태였다.

정문을 뒤로 한 채 후문으로 향했다. 남서울파크힐 후문으로 가는 길은 상당히 어두컴컴했다. 남서울파크힐 주택들의 높은 축대와 주변 응달산 산기슭에서 이어진 드물골의 높은 계곡에 햇빛이 가려져 싸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경계가 확실했지만 주변 잔디와 산으로 녹음이 우거진 정문과 사뭇 다른 풍광으로 은밀한 느낌이 들었다.

정문과 마찬가지로 외부인 접근을 차단하는 남서울파크힐 후문 / IT조선
정문과 마찬가지로 외부인 접근을 차단하는 남서울파크힐 후문 / IT조선
후문에 도착해 남서울파크힐 출입인을 인터뷰하기 위해 잠시 정차했다. 짧은 시간임에도 누가 봐도 고급스러운 외산 차량이 숱하게 남서울파크힐 후문을 빠져나갔다. 정차 후 얼마지나지 않아 경비원 한 명이 부리나케 달려와 자동차 이동을 요청했다.

단지 내 입주민으로부터 민원이 제기된다는 이유다. 불안한 눈빛으로 말을 거는 경비원의 눈동자에서 외부인의 시선을 경계하는 남서울파크힐 거주인들의 모습이 보이는 듯 했다.

비밀스러운 모습의 남서울파크힐은 삼엄한 경계와 보안에 걸맞게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비롯해 굵직한 정·재계 인사가 거주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現 한남동 거주)과 이건영 대한제분 회장 등이 단지 내 주택을 소유했다.

2021년 기준 남서울파크힐의 평당매매가는 1000만~1200만원 수준이다. 다른 부촌과 비교해 비싼편은 아니지만 토지 대부분이 보전녹지를 포함한다. 보전녹지는 ‘성남시 도시계획 조례 제45조’등에 따라 용적률·건폐율·층수(최대 3층)에서 제한을 받기에 남서울파크힐 내에서 적은 범위의 토지로는 주택 건립이 다소 어렵다.

남서울파크힐 안내석 / IT조선
남서울파크힐 안내석 / IT조선
남서울파크힐에 거주하고 싶다면 반드시 단독주택을 짓고 건물외 토지도 매입해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재력이 갖춰줘야 하는 셈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남서울파크힐은 이를 이유로 필지를 소규모로 매매하지 않고 기본 300평 내외에서 거래한다. 30억원 가량 자금을 보유해야 ‘주택 건립을 타진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를 수 있다.

IT조선과 인터뷰에 응한 한 공인중개사는 남서울파크힐을 두고 ‘일반적인 주택 단지와는 차원이 다른 곳’이라고 평가했다. 일반인으로는 진입 자체도 어렵지만 공인중개사 입장에서도 매매나 거주를 타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그는 "몇몇 공인중개사 외에는 매매 추진이 어렵다. 개인 공인중개사보다는 고급 부동산을 맡는 대형중개법인이 도맡는다"며 "공인중개사 신분으로도 철저한 확인과 보안 단계를 거쳐 방문할 수 있고 매물 확인을 위한 촬영허가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남서울파크힐 관리소장의 경우 건축 설계사 출신이다"라며 "단지내 주택 신축시 가설계를 잡아주는 등 단지 관리사무소에서도 입주민 편의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 itchosu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