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한종희 삼성 사장, 삼성·LG 빅딜설 “루머” 일축

입력 2021.04.09 16:47 | 수정 2021.04.09 16:59

한종희 사장 단독 인터뷰

삼성과 LG가 TV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거래 소식이 9일 나왔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삼성 최고 임원을 통해 확인됐다. 최근 디스플레이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유추됐지만, 단순 루머란 입장이다.

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고위 경영진은 최근 만남을 갖고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OLED 패널 납품을 합의했다는 소문이 나왔다. 하지만 삼성전자 TV 사업을 총괄하는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사장은 이같은 소문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이 2020년 12월 10일 열린 '삼성 퍼스트 룩 2021' 행사에서 삼성전자 TV 신제품 및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 삼성전자
한 사장은 이날 IT조선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LG디스플레이의 OLED 공급설은) 소문일 뿐이다"라며 짧고 명료한 입장을 밝혔다. LCD 패널 단가 급등으로 원가 부담이 가중된 삼성전자가 QD디스플레이 채택 이전에 OLED TV로 제품을 다원화 할 것이냐에 대한 답변이다.

삼성전자 역시 사실무근이라는 공식 입장을 드러냈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다"며 "OLED 패널이 아닌 다른 사안으로 얘기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애초에 LG의 OLED 패널을 쓸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 내부에 정통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양 측이 만남을 가진 부분은 사실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패널 공급과 관련 얘기가 오간 건 맞지만, 성사 여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해프닝에 그칠 수도 있지만,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간 빅딜은 성사되더라도 이상한 상황은 아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LCD 패널 가격이 지속 급등하면서 삼성전자가 더이상 LCD 기반 TV를 주력 제품으로 고집하기엔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출하량이 가장 많은 55인치 4K LCD 패널의 3월 가격은 191달러(21만8000원)로 2020년 3월 110달러 대비 73%가 올랐다. 65인치 4K LCD 패널 가격도 같은 기간 170달러(19만4000원)에서 242달러(27만6000원)로 42%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탈LCD의 시점이 다가왔음에도 삼성디스플레이가 하반기 양산 예정인 QD디스플레이를 채용하기에 곤란한 입장이다. QD디스플레이의 생산능력과 수율이 기대만큼 올라와주지 못해서다. 가전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내부에서 직원들이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LG 패널을 납품받아 OLED TV를 만들자는 건의가 빗발쳤다는 얘기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VD사업부 직원들은 예전부터 LG OLED 패널로 TV를 만들자는 건의를 몇 차례 한 적 있지만, 경영진은 그동안 중국산 LCD로 버티자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LG전자와 TV 화질전쟁 당시 OLED TV 출시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한종희 사장은 2020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OLED TV를 영원히 내지 않을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절대 안 한다"며 "삼성전자는 OLED TV를 안 한다고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당시 한 사장의 발언이 번인을 우려하고 삼성전자 TV 특유의 장점을 발휘하기 어려운 현재 기술 수준의 OLED를 지칭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OLED 기술을 탑재한 QD디스플레이 TV 출시를 검토하는 점도 최근 OLED에 대해 열려있는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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