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人] 피어테크 “단순 가상자산 거래소 아닌 혁신 금융 플랫폼 거듭”

입력 2021.04.19 06:00

"일부 가상자산 거래소는 ‘상장을 통한 거래량 증대’에 수입을 의존합니다. 다양한 가상자산이 상장하고 폐지하기를 반복하죠. 피어테크는 당장의 캐시카우보다는 디지털 자산 시대를 열기 위해 금융사와 협력하며 ‘디지털 자산 금융’ 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한승환 피어테크 대표는 최근 IT조선과 만나 이 같이 말하며 가상자산 시장의 미래를 짚었다. 피어테크는 2017년 설립된 블록체인 금융 기술사다. 블록체인 인프라에 필요한 기술을 중점적으로 개발한다.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 지닥도 운영 중이다.

한승환 피어테크 대표가 IT조선과 인터뷰하고 있다. /피어테크
단순 거래 서비스 NO, 디지털 금융이 대세

한승환 대표는 꼬박 9년을 블록체인 업계에 몸 담았다. 피어테크 설립에 앞서 가상자산 관련 리서치를 해왔다. 그간의 국내 가상자산 시장 변화를 어떻게 보느냐고 묻자 그는 "여러 방면에서 빠른 속도로 성숙해지고 있다"며 "머지않은 미래에 국내 시장의 잠재력이 크게 발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시장의 잠재력에 대해 묻자 한 대표는 "이미 8~9년 전부터 개념적으로 존재하던 것이 기술 성장과 더불어 현실에서 구체화되고 있다"며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기존 금융사들이 피어테크와 같은 거래소와 함께 가상자산 금융 생태계를 꾸려나가고 있는 만큼, 이러한 변화를 긍정적으로 본다"고 했다.

이러한 변화에 힘입어 피어테크는 개인 고객 외에도 국내 법인 고객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한승환 대표는 "피어테크는 창사시부터 디지털 자산이 제도권에서 통용될 수 있는 금융으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며 "이를 위해선 기업들이 인정하고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이 시장에 참여하면 전체 시장의 유동성과 안정성이 높아진다"며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자산 기반 금융상품의 제작 및 유통도 원활해진다"고 덧붙였다.

실제 피어테크는 최근 미래에셋펀드서비스와 디지털 자산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 대표에 따르면 피어테크는 부동산 수익증권, 지적재산 등 전통 자산 기반의 디지털 자산화를 추진하기 위해 관련 인프라를 만들고 있다.

한승환 대표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장기적으로는 NFT 등의 상품에 가격 기준, 평가 기준, 소유권 등기, 유통·거래 기록과 관련한 제3자 검증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며 "이 부분에 대해 단계적으로 접근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가상자산 시장, 빠른 속도로 성장"

지난해 우리나라에선 특정금융거래정보의 이용 및 보고에 관한 법률(특금법)이 통과됐다. 이는 산업 육성을 목적으로 하기 보다는 자금 세탁을 막기 위해 가상자산 사업자를 규정하는 법이다. 정작 산업의 권리를 지켜주고, 이를 건전하게 발전시키는 법은 전무한 상태다.

한 대표는 "당국에서 선제적인 규제를 만들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업계에서 산업을 장려하는 ‘업권법’에 대해 세부적으로 논의한 뒤 당국과 소통하면 효율적으로 산업을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가상자산 시장이 세계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비트코인은 지급수단과 가치저장수단을 모두 포괄하고 있고, 이는 현재 화폐의 특성과 동일하다"며 "많은 주요 인사들이 경고의 목소리를 높일 정도로 디지털 자산의 영역과 역할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디지털 자산이 법정화폐를 대체하면서 국가 존립이 위협받는 등의 아포칼립스적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가 기존 금융 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은 이러한 상황은 오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피어테크의 비전은 뭘까. 한 대표는 "피어테크는 글로벌 금융망으로 거듭나고자 한다"며 "가치가 존재하는 모든 것을 디지털 자산화시키고 세계에 합법적으로 유통시키며, 최소의 비용으로 세계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금융망을 통해 금융의 보편화를 이루려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개인 및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겠다는 포부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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