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보위, 카톡 대화 유출 이루다에 1억 벌금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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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4.28 15:17
정부가 처음으로 인공지능(AI) 기술 기업의 무분별한 개인정보 처리를 제재했다.

AI 챗봇 이루다 안내 이미지 / 스캐터랩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보위)는 28일 제7회 전체회의를 열고 챗봇 ‘이루다’ 개발사 스캐터랩에 총 1억330만원의 과징금과 과태료 등을 부과했다.

개보위는 1월 언론보도를 통해 조사에 착수했고, 본 건이 국민과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AI 개발과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의 개인정보 처리현황과 법리적·기술적 쟁점에 대하여 산업계, 법·학계, 시민단체 의견을 수렴하고, 수 차례의 위원회 논의 과정을 거쳐 행정처분을 의결했다.

개보위 조사 결과, 스캐터랩은 자사의 앱 서비스인 ‘텍스트앳’과 ‘연애의 과학’에서 수집한 카카오톡 대화를 2020년 2월부터 2021년 1월까지 페이스북 이용자 대상의 챗봇 서비스인 ‘이루다’ 의 AI 개발과 운영에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캐터랩은 ‘이루다’ AI 모델의 개발을 위한 알고리즘 학습 과정에서, 카카오톡 대화에 포함된 이름, 휴대전화번호, 주소 등의 개인정보를 삭제하거나 암호화하는 등의 조치를 전혀 하지 않고, 60만명에 달하는 이용자의 카카오톡 대화문장 94억여건을 이용했다.

이루다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는, 20대 여성의 카카오톡 대화문장 1억건쯤을 응답 DB로 구축하고, ‘이루다’가 이 중 한 문장을 선택해 발화할 수 있도록 운영했다.

사업자별 위반사항에 대한 행정처분 안내 이미지 / 개보위
개보위는 스캐터랩이 이와 같이 ’이루다‘ 서비스 개발과 운영에 이용자의 카카오톡 대화를 이용한 것에 대해 ’텍스트앳‘과 ’연애의 과학‘ 개인정보처리방침에 ’신규 서비스 개발‘을 포함시켜 이용자가 로그인함으로써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만으로는 이용자가 ’이루다‘와 같은 ’신규 서비스 개발‘ 목적의 이용에 동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신규 서비스 개발‘이라는 기재만으로 이용자가 ’이루다‘ 개발과 운영에 카카오톡 대화가 이용될 것에 대해 예상하기도 어려우며, 이용자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 제한되는 등 이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스캐터랩이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한 목적을 벗어나 이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개보위는 스캐터랩이 개발자들의 코드 공유 및 협업 사이트로 알려진 깃허브에 2019년 10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이름 22건(성은 미포함)과 지명정보(구·동 단위) 34건, 성별, 대화 상대방과의 관계(친구 또는 연인) 등이 포함된 카카오톡 대화문장 1431건과 함께 AI 모델을 게시한 것에 대해서는 가명정보를 불특정 다수에게 제공하면서 ’특정 개인을 알아보기 위하여 사용될 수 있는 정보‘를 포함하였다는 이유로 개인정보 보호법 제28조의2제2항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개보위는 조사 과정에서 정보주체가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알리고 동의를 받지 않은 사실 등 추가 위반사실을 확인했다. ’이루다‘와 관련된 사항을 포함, 총 8가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행위에 대해 스캐터랩에 총 1억330만원의 과징금과 과태료를 부과하고 시정조치를 명령했다.

윤종인 개보위 위원장은 "’이루다‘ 사건은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일치되지 않아 그 어느 때보다도 격렬한 논쟁이 있었고, 매우 신중한 검토를 거쳐 결정됐다"며 "이번 사건은 기업이 특정 서비스에서 수집한 정보를 다른 서비스에 무분별하게 이용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고, 개인정보 처리에 대하여 정보주체가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알리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개보위는 AI 기술 기업이 스스로 개인정보 보호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AI 개발자나 운영자가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AI 서비스의 개인정보보호 자율점검표’를 발표하고 현장 컨설팅을 지원하는 등 AI 기술 기업이 국민의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AI·데이터 기반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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