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애플보다 1800만대나 더 많지만, 판매 매출은 애플이 삼성전자보다 더 많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삼성전자는 고가폰과 중저가폰 등 다양한 라인업의 제품을 팔지만, 애플은 고가 스마트폰만 판매한 영향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관련 자료를 보면, 1분기 글로벌 시장에 출하된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3억5400만대다. 매출액은 35% 늘어난 1130억달러(125조8255억원)다.

삼성전자는 출하량 기준으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1.7%로 1위에 올랐다. 애플은 16.8%로 그 뒤를 이었다. 갤럭시 S21 조기 출시·중저가 갤럭시 A 시리즈 등의 인기 덕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 S21를 비롯해 다양한 중저가 모델을 선보였다. 전년 동기 삼성전자는 19.9%, 애플은 13.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아이폰12(왼쪽)와 갤럭시S21 / IT조선 DB
아이폰12(왼쪽)와 갤럭시S21 / IT조선 DB
스마트폰 판매 매출액은 애플이 가장 많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이 차지한 비중은 42%로 삼성전자(17.5%)에 크게 앞섰다. 삼성전자는 애플보다 1800만대쯤 많은 스마트폰을 팔았지만 매출에서 쳐졌다. 2020년 1분기의 경우 애플이 34.4%를 기록하며 삼성전자(20.2%)를 앞섰다. 점유율 격차는 올해들어 더 커졌다.

2020년과 2021년 1분기 스마트폰 시장 매출액 점유율 / 카운터포인트리서치
2020년과 2021년 1분기 스마트폰 시장 매출액 점유율 /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이윤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애플은 1분기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았지만 작년 내놓은 아이폰12 시리즈는 꾸준히 판매됐다"며 "고가인 아이폰12 프로 맥스도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많이 판매됐다"고 말했다.

1분기 애플 스마트폰 매출액을 견인한 아이폰12 시리즈는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100만원 아래 모델은 95만원인 아이폰12 미니 모델의 64GB가 유일하다. 아이폰12는 109만원, 아이폰12 프로는 135만원, 아이폰12 프로 맥스는 149만원부터 시작한다. 가장 비싼 아이폰12 프로 맥스 512GB는 190만원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가격 경쟁력을 키웠다. 갤럭시S21의 경우 삼성전자 5G 플래그십 최초로 100만원 아래로 책정된 모델이다. 갤럭시S21을 제외하고는 중저가 모델에 집중했다. 국내에서도 발표한 갤럭시A시리즈뿐 아니라 인도 등 신흥국 시장을 겨냥한 갤럭시F시리즈, 초저가 스마트폰 라인 갤럭시M시리즈 등 중저가 모델을 다양하게 발표했다. 국내서 28일 출시한 M12의 경우 10만원대 초저가 스마트폰이다.

이윤정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하반기 폴더블폰 출시로 시장 입지를 확고히 해 ASP를 올리면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동시에 화웨이와 LG전자로 생긴 중저가 시장 공백을 삼성이 확실히 잡을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박영선 인턴기자 0su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