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이노, LG 줄 합의금 ‘1조’ 1분기에 털었다

입력 2021.05.03 06:00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에 올해 지급해야 할 현금 1조원을 1분기 실적에 반영한다. LG에는 2021년과 2022년 각각 5000억원씩 현금을 나눠 지급하지만, SK 회계에서는 이미 손실 처리가 끝난다. 양사간 합의는 4월 초 있었지만, 회계상으로는 1분기에 끝났다. 악재를 최대한 일찍 털어내는 주주친화적 행보로 풀이된다.

합의 시기와 회계 처리 기간이 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3월 초 제작결함이 발견된 전기차 리콜 비용 분담 비율 합의를 했지만, 양사가 회계상 충당금으로 반영한 것은 2020년 4분기 실적이었다.

SKIET 창저우 LiBS 공장
2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이 회사는 1분기 세전이익에 1조원의 합의금을 반영할 계획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영업이익은 3000억~4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합의금을 영업외 손익으로 반영할 경우 6000억~7000억원 규모의 세전 적자가 날 가능성이 있다.

SK이노베이션 고위급 관계자는 "LG와 합의 시점이 1분기는 아니지만 회계상 1분기 실적에 반영하기로 했다"며 "1분기 실적에 일부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4월 11일 합의금 2조원에 2년에 걸친 배터리 소송을 종결하기로 했다. 합의금 2조원은 현금 1조원, 로열티 1조원으로 나눠 지급한다. 현금 1조원 중 5000억원은 2021년, 나머지 5000억원은 2022년에 주기로 했다. 로열티는 현재가치 기준으로 총 1조원을 2023년부터 글로벌 배터리 판매 매출에서 분할 지급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인 LG화학은 1분기 영업이익이 1조4080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4월 28일 공시했다. 세전이익은 1조4270억원이다. 합의금 지출을 선반영 하는 SK이노베이션과 달리 LG화학 실적에는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이 아직까지 SK이노베이션에 합의금 5000억원을 지급받지 않아 1분기 실적에도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통상 4월 말 발표하던 1분기 실적을 2주쯤 늦은 5월 13일 발표한다. 5월 11일 상장을 앞둔 SKIET 일정을 감안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SKIET로부터 현금 유입 등 자회사 상장에 따라 달라지는 손익을 최종 반영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기 위함이다"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배터리 사업에서 1000억원 내외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분쟁이 마무리되면서 장기적으로는 리스크 해소로 향후 안정적 사업 확장이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2년 말 배터리 사업 손익분기점(BEP) 도달 목표도 순항할 것으로 관측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2023년 기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85GWh로 국내 배터리 업체 중 가장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며 "소송 비용 조기 소멸 및 공격적 증설 등에 힘입어 BEP 달성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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