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약자 배려 없이 몸집만 불리는 OTT

입력 2021.05.03 06:00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가 시청 약자를 위한 보조 기능 마련에 인색한 모습을 보인다. 문제 지적이 지속되지만 별다른 개선이 없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적극적인 정책 추진 의사를 보이지 않아 문제 해결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웨이브, 티빙, 왓챠 로고 이미지 / IT조선 DB
2일 OTT 업계에 따르면, 국내 OTT 업체가 시청 약자를 위한 기능을 도입하고 있지만 그 속도가 더디다. 2020년 기준 국내 OTT 시장 규모는 7801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OTT 확산세가 두드러지지만 시청 약자를 위한 기능은 여전히 일부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웨이브는 아이폰 운영체제(OS)인 iOS 버전에서만 텍스트음성변환(TTS) 기능을 지원한다. 단, 안드로이드 기기는 제외다. TTS는 컴퓨터와 모바일 등 디지털 기기에서 영상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해주는 기능이다. 화면 텍스트를 읽는 데 어려움을 겪는 시각 장애인 등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시즌과 U+모바일tv는 TTS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대신 청각 장애인을 위한 음성해설 서비스인 가치봄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가치봄은 농아인협회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등이 시·청각 장애인을 위해 제공되는 영화 화면 해설과 한글 자막 등의 서비스를 총칭하는 용어다.

왓챠 역시 대사뿐 아니라 주변음 등까지 포함된 음성 정보를 텍스트로 변환하는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다만 해당 기능을 지원하는 콘텐츠 수는 13편에 그쳤다. 티빙은 이마저도 없는 상태다.

반면 해외 OTT 업체들은 시청 약자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일례로 넷플릭스는 TTS 지원과 함께 오디오 화면 해설로 시각 장애인 시청을 보조하고 있다. 청각 장애인을 위해선 모든 음성 내용을 텍스트로 표시해주는 서비스도 진행한다.

국내 OTT 업계는 넷플릭스와 사업 진행에서 차이가 있다 보니 시청 약자 지원에 한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아직 개발 중인 상태이기에 완성된 서비스를 선보이지 못했다는 답변도 나온다.

OTT 업계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판권 전체를 받아 자체적으로 서비스를 내놓는 데 어려움이 없다"며 "국내 OTT 업체는 완성된 콘텐츠를 계약대로 받아서 제공하고 있기에 자체 서비스를 도입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법제가 해외보다 규정이 약하다 보니 국내 OTT 환경이 시청 약자에게 친화적이지 않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김영식 의원 역시 2020년 이같은 문제를 한 차례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 미국과 영국 등 해외 국가에선 OTT를 포함해 주문형비디오(VOD) 관련 장애인 방송 접근권을 의무화하고 있다. 특히 영국은 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웹, 모바일, 케이블, 위성 등의 멀티 플랫폼 사업자에게까지 화면 해설 제공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김영식 의원실 관계자는 "장애인 방송 접근권은 법안만 갖고 해결될 수 없으며 정부의 추진 의사가 중요하지만 이렇다 할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서로 책임을 회피하며 핑퐁 게임만 하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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