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5G 만난 부산항, 스마트 물류 중심지로 업그레이드

입력 2021.05.02 09:00

25미터(m) 상공에 마련된 크레인 조종실 대신 사무실 관제센터에서 원격으로 크레인을 조종한다. 컨테이너 수송 차량인 야드트랙터는 자율주행으로 움직인다. 항만 곳곳에 설치된 지능형 폐쇄회로(CC)TV와 자율주행 드론은 실시간으로 운영 상황과 안전 위험을 감지한다.

LG유플러스가 5세대(5G) 네트워크 기반으로 구현하려는 미래 스마트 항만의 모습이다. LG유플러스는 이같은 스마트 항만을 구현하고자 부산항을 택했다. 부산항만에서 원격제어 크레인을 연내 상용화하는 것을 시작으로 사업을 확대해 부산신항과 광양항에까지 스마트 항만 사업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동원컨테이너터미널서 원격제어 크레인을 시연하는 모습 / 김평화 기자
원격제어 크레인으로 작업 안전·효율 두 마리 토끼 잡았다

IT조선은 4월 29일 스마트 항만으로의 변화를 모색하는 부산항만을 찾았다. 부산항은 해양수산부 발표 기준 2020년 물동량이 2181만티이유(TEU, 20피트 컨테이너 박스 1개 단위)에 이른다. 국내 최대 항만인 만큼 방문 과정에서 차량 이동이 필수일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했다.

LG유플러스는 부산항 동원컨테이너터미널서 5G 네트워크 기반의 원격제어 크레인을 시연했다. 직원이 원격 제어하는 크레인으로 컨테이너를 야드트랙터에 싣거나 놓인 컨테이너 위치를 조정하는 등의 작업을 진행하는 식이다.

실제로 살펴보니 크레인 상부에 있는 조종실엔 근로자가 없었다. 원격 제어된 크레인이 별다른 지연 없이 컨테이너를 짚고 옮기는 작업을 수월하게 수행했다. 이때 작업 다수는 자동화로 진행됐으며 미세 조정이 필요한 부분엔 직원이 원격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원격제어 크레인이 컨테이너를 옮기는 모습 / 김평화 기자
이같은 작업이 가능하도록 컨테이너를 옮기는 집게 모양의 크레인 도구에는 센서와 카메라가 설치돼 있었다. 도구 모퉁이별로 카메라와 센서가 각각 한 대씩 위치해 총 여덟 대의 카메라와 센서가 포함돼 있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기존에는 근로자가 크레인 꼭대기 조종실에 올라가 오랜 시간 작업하다 보니 근무 환경이 열악해 산업 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다"며 "24시간 교대 근무로 상시 운영되는 작업 특성상 한 크레인에 네다섯 명의 인력이 투입돼야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자동화와 원격 작업을 통해 근로자가 별도의 관제센터에서 편하고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며 "한 사람당 네 대 크레인을 운영할 수 있어 작업 효율성도 커졌다"고 덧붙였다.

크레인 원격제어가 가능해지면서 작업에 필요한 숙련도 역시 낮아졌다. 근로자가 직접 조종실에서 크레인으로 작업하기 위해서는 통상 3년 정도의 숙련 기간이 필요했다. 관제센터에서 원격으로 크레인을 조종하기 위해서는 한 달가량의 교육만 받으면 가능하다.

관제센터에서 크레인을 원격으로 제어하는 모습. 실시간 현장 영상을 확인하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김평화 기자
LGU+, 부산·광양서 스마트 항만 그린다

LG유플러스는 원격제어 크레인이 가능한 이유가 5G 네트워크에 있다고 강조했다. 5G 네트워크는 초처지연, 초고속, 초고용량을 특징으로 한다. 다수 기기를 지원하면서도 빠른 속도를 보장하는 만큼 원격 작업에 필요한 조건을 만족시키는 필수 요건이 5G 네트워크라는 게 LG유플러스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동원컨테이널터미널에서 두 개 크레인을 원격제어 하고자 네 개 5G 기지국을 설치했다. 이를 통해 LTE 기준 60밀리세컨드(㎳) 이상이던 네트워크 지연 속도를 5G 기준 30~40㎳로 줄였다. 전송 속도 역시 업로드 기준 10메가비피에스(Mbps)를 90Mbps로 높였다.

LG유플러스는 원격제어 크레인이 가능하도록 2020년 벤처기업 쿠오핀에 지분을 투자, 저지연 영상 전송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기도 했다. 초고용량 영상을 최대한 압축해 지연 시간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실제 크레인을 원격제어할 때 쓰이는 영상 솔루션을 확인해보니 실제 모습을 바로 영상에 담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기존 영상에서는 일부 지연이 발생했다.

서재용 LG유플러스 상무는 "원격제어 크레인의 핵심 기술은 저지연 영상이다. 관제실에서 크레인을 조종하려면 실제 작업 환경과 보이는 화면의 시간 차이가 없어야 한다"며 "기존에 영상을 무선 네트워크로 전송했을 때 지연이 발생했지만 이걸 최소화한 저지연 영상으로 원격제어를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일반 영상(왼쪽)과 원격제어 크레인에 적용된 저지연 영상에서 지연 속도 차이가 발생함을 확인할 수 있다. 저지연 영상에선 카메라에 촬영된 현장을 실시간으로 지연 없이 보여줬다. / 김평화 기자
LG유플러스는 이같은 원격제어 크레인을 연내 상용화할 예정이다. 나아가 항만에서 운행되는 야드트랙터를 자율주행 방식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항만 곳곳에 센서를 설치해 데이터 기반의 항만 운영도 진행한다. 5G 모바일에지컴퓨팅(MEC) 기반의 네트워크 인프라로 스마트 항만을 구체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서 상무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5G MEC 상용 서비스 사업에 선정됐다. 광양항과 부산신항에 현재 보인 기술 외 추가로 기술을 고도화해 스마트 항만을 선보이고자 한다’"며 "야드트랙터 자율주행은 곧 실증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며 나머지 기술 역시 현장 적용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관제센터에서 원격제어 크레인을 작동하는 모습. 저지연 영상으로 크레인 작업 환경을 확인할 수 있다. / 김평화 기자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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