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접는폰 참전 반기는 삼성D, 속내는 기쁜 삼전

입력 2021.05.10 06:00

애플이 2023년 폴더블(화면이 접히는) 아이폰을 출시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폴더블 디스플레이 독점 공급사로 삼성디스플레이가 선정될 가능성도 덩달아 제기됐다. 반면 삼성전자는 애플의 참전으로 폴더블폰 시장점유율 1위에서 2위로 밀려날 것이란 우려가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업계는 삼성전자가 향후 시장 지배력 약화를 감안하더라도 내심 애플이 폴더블폰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길 바랄 것으로 분석한다. 애플이 지지부진한 폴더블폰 시장 활성화를 앞당기는 역할을 해줄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2 / 삼성전자
최근 애플 전문 분석가로 알려진 궈밍치 TF인터내셔널 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2023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8인치 폴더블폰을 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궈밍치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8인치 QHD 플렉서블 OLED 패널의 독점 공급사가 될 것이다"며 "애플은 2023년 1500만~2000만대의 폴더블 아이폰을 출하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2020년 폴더블 패널 시장 점유율이 83.5%를 기록했고, 올해는 87%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이 2023년 폴더블폰 시장에 진출할 경우 모바일 패널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시장 지배력이 수직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애플에 스마트폰용 OLED 패널 대부분을 공급해 왔다. 2020년 10월 출시된 아이폰12 시리즈용 패널 물량 중 70% 이상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좌우로 펼쳐지는 ‘갤럭시Z폴드2’, 위아래로 펼쳐지는 ‘갤럭시Z플립’ 등 다양한 폴더블폰 모델로 시장 규모를 확장 중이다.

DSCC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폴더블폰 판매량은 2019년 대비 1000%쯤 증가한 220만대다. 삼성전자는 87% 점유율로 압도적 1위에 올랐다.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50% 점유율을 차지한 갤럭시Z플립이었다. DSCC는 삼성전자가 2021년에도 글로벌 판매량 기준 81%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마트폰 업계는 iOS 생태계와 하드웨어 디자인 장점을 앞세운 애플이 이 시장에 진출하면 상황이 역전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궈밍치 연구원의 예상대로 애플이 2023년 1500만~2000만대의 폴더블 아이폰을 출하한다면 삼성전자를 넘어 단번에 점유율 1위를 차지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19년 세계 최초 폴더블폰을 출시한 후 사실상 독주 중이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깊숙이 침투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마트폰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Z플립2와 갤럭시Z폴드3 등 삼성전자 폴더블폰의 출하량은 300만대쯤이다. 2020년 출시된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과 갤럭시Z폴드2 출하량인 250만대보다는 많지만, 지난해 폴더블폰 예상 출하량인 450만~500만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고가에 판매할 수 있는 폴더블폰 시장 규모가 커지는 것을 애플이 가만히 두고볼리 없다"며 "폴더블폰 기술이 무르익을 시기에 애플도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에서 지금 같은 외로운 1위 보다는 애플이 참전한 시장에서 2위가 되는 그림을 차라리 바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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