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커머스 강화 나선 네이버…'검색의 질' 저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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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5.13 06:00
네이버가 블로그 마켓 서비스를 정식 오픈하고 커머스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블로그 커머스 기능을 강조할수록 검색 정보의 질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커머스 경쟁력 강화가 장기적으로는 블로그 검색 신뢰를 떨어뜨리고 이는 영향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네이버 블로그 마켓 신청 화면 갈무리
12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블로그 마켓 서비스를 선보였다. 블로그 마켓은 블로그 이웃 관계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상거래 서비스다. 블로그에 쇼핑 기능을 추가했다. 특히 네이버페이와 배송 조회 서비스 등을 결합해 개인이 더 쉽게 상품을 판매·구매할 수 있도록 한 블로그 상거래 기능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클로즈 베타 서비스를 시작해 5개월 동안 3번의 판매자 모집(셀러 신청)을 받았다. 현재 네이버는 개인 사업자가 블로그 마켓을 신청하면 일정 조건에 충족할 경우 대부분 승인하고 있다. 다만 아직 준비하는 추가 기능이 있어 완벽한 정식 오픈 단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블로그 마켓은 기존 블로그 내에서 이뤄지던 상거래 행위에 편의성을 좀 더 높이기 위한 조치다"라고 설명했다. 그 동안 블로그를 통한 상거래는 활발했지만 거래 과정은 복잡했던 것이 사실이다. 비공개 댓글로 판매 의사를 밝힌 뒤 대댓글로 확인을 거쳐, 현금을 판매자 계좌에 입금하는 식이었다. 마켓 기능 도입으로 이 같은 불편함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커머스 기능을 강화하는 네이버에 우려를 표한다. 블로그에 커머스 기능을 접목하면서 검색 기능을 더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의 커머스 경쟁력 강화가 장기적으로는 블로그 검색 신뢰를 떨어뜨리고 장기적 영향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 블로그 마켓 플레이스 화면 갈무리
실제 네이버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블로그 포스팅에 불만을 품는 경우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블로그 정보 정확성의 신뢰가 떨어진 상태다. "네이버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 ‘내돈내산(내돈주고 직접 내가 산 물건이라는 의미)' 콘텐츠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불만이 나온다. 일부 이용자 사이에서는 광고가 배제된 블로그 정보를 공유하는 팁도 공유된다.

경제경영 정보를 지속 게시해 과거 네이버의 ‘파워 블로거'로 등극하기도 했던 한 유명 블로거는 "이미 네이버 블로그는 광고물만 판치는 진흙탕이 됐다"며 "요즘엔 유튜브에 올려놓은 자료를 위주로 가끔 게시글로 포스팅할 정도일 뿐인데도 내 블로그를 ‘이달의 블로거'로 선정할 정도다. 블로그 자체가 거의 방치되어 있다"고 꼬집었다.

네이버 쇼핑을 자주 이용해 왔다는 이 모씨는 "내가 사고 싶은 상품을 네이버에서 검색해 파악한 다음, 굳이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할 필요가 없어서 네이버를 쇼핑몰처럼 이용해왔다"면서도 "점차 네이버 검색에선 광고만 발견되면서 언젠가부터 인스타그램이나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얻고 첨부된 링크에 연결된 홈페이지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네이버가 검색 플랫폼 신뢰를 잃게 되면, 지마켓이나 쿠팡같은 쇼핑 플랫폼과 크게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예 블로그 자체가 스마트스토어와 차이가 없어지게 되면 굳이 네이버에서 쇼핑을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블로그 콘텐츠 진실성과 정확성 등에 불신이 높아진 상황에서, ‘커머스'기능에 가속 페달을 밟을수록 네이버가 의도했던 검색과 구매의 연결 고리가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네이버 정보의 신뢰성이 하락하는 조짐이 나타나는 가운데, 유튜브가 검색 플랫폼으로 부각되는 흐름은 뚜렷하다. KT그룹 디지털 미디어렙 나스미디어의 ‘2020년 인터넷 이용자 조사' 에 따르면 유튜브는 네이버에 이어 검색 서비스 순위 2위에 올랐다. 응답자 가운데 57.4%는 유튜브를 통해 정보 검색을 한다고 답했다.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세대다. 보고서에 따르면 밀레니얼뿐 아니라 40~60대에서도 2명 중 1명이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검색한다. 나스미디어는 "유튜브가 이미 다양한 종류의 탐색이 이뤄지는 정보 검색 채널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 블로그 콘텐츠가 광고라는 건 사실이 아닌 편견이다"라며 "블로그 마켓은 인플루언서와 그를 팔로잉하는 이들 간의 유대 관계를 개선하고 편의성을 강화하는 시도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검색의 질은 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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