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업활동에 뛰어든 일본 직장인 55%의 부업수입이 연간 100만원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부업 분위기 띄우기에 나서며 고수익을 올리는 부업 사례도 공유되지만, 실질적으로 직장인이 부업으로 높은 수익을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부업 직장인. / 야후재팬
부업 직장인. / 야후재팬
일본 정부는 자국 직장인의 부업을 적극 권장하고 나섰다. 후생노동성은 2018년 1월 부업·겸업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던 기존 노동법을 개정해 노동자가 근무시간 외 다른 회사 업무에 종사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각 기업들이 부업제도를 도입할 것을 적극 장려하고 나선 바 있다.

3년간 정부의 움직임에 현지 부업자도 늘었다. 취업정보업체 리쿠르트가 현지 정규직 노동자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부업활동 경험이 있는 직장인은 2020년 기준 15%, 부업활동 의사가 있는 직장인은 41.8%를 기록했다. 절반 이상의 직장인이 부업을 진행 중이거나 향후 참여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현지 정규직 직원 절반은 본업 시간 외 부업으로 벌어들인 연간수입이 100만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1위 프리랜스 플랫폼 랜서즈가 직장인 부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정규직 직원들이 본업 시간 외 부업으로 벌어들이는 연간 수입은 2020년 기준 평균 63만엔(654만원)이다.

이중 55%의 직장인은 근무시간 외 짜투리 시간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10만엔(103만원) 미만으로 집계됐다. 연간 200만엔(2078만원) 이상을 벌어들인다고 답한 직장인은 8%에 불과하다.

일본 국세청 발표에 따르면 일반적인 직장인을 뜻하는 급여소득자의 평균연봉은 2020년 기준 436만엔(4531만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55%의 현지 노동자는 본업외 짜투리 시간 부업을 통해 연간수익 상승률이 2.3%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랜서즈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부업을 통해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업태는 ‘자영업'으로 나타났다. 별도의 법인이나 가게를 운영해 돈을 버는 것으로 평균연봉이 358만엔(3720만원)에 달했다. 400만엔(4157만원) 이상 번다고 답한 사람도 3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모리나가 코우헤이 경제 애널리스트는 매체 프레지던트 기고를 통해 "본업과 달리 부업은 과정이 아닌 ‘결과'를 매우 중시하는 경향이 크다"며 "때문에 본업 이상으로 부업에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야 하는 케이스도 있고, 이로 인해 본업 업무 질 저하로 연봉상승의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모리나가 애널리스트는 "중요한 것은 장래 수입을 어떻게 설계하느냐다. 부업은 필요에 따라 선택한다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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