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 1세대 대표적인 기업가가 만든 NHN과 휴맥스, 카카오가 모빌리티 시대 주차 서비스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중이다. 각자 아이파킹과 하이파킹·카카오T 주차 등 서비스를 통해 제휴 주차장을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공격적인 인수와 추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앞서가는 것은 NHN이다.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 확산에 따라 ‘서비스로서의 이동(MaaS)’ 시장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데, 자동차의 출발과 종료를 담당하는 주차서비스는 이에 맞춰 모빌리티 서비스를 연결하고 랜드마크 등 거점 인프라를 찾는 고객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이 창출이 가능해 미래 사업성이 높다는 것이다.

모빌리티 주차서비스 시장 공략에 나선 벤처 1세대 / 이민우 기자·IT조선DB
모빌리티 주차서비스 시장 공략에 나선 벤처 1세대 / 이민우 기자·IT조선DB
3일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이준호 NHN 회장은 주차서비스 아이파킹을 운영하는 파킹클라우드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다. 5월 사재를 털어 250억원 상당 추가 투자를 진행했다. 이 회장은 파킹클라우드의 최대 주주다. 파킹클라우드와 아이파킹 사업현황을 꾸준히 보고받고 있다. 이 회장은 2017년부터 파킹클라우드에 투자해왔는데, 올해 투자한 250억원은 4년전 한국투자증권 등과 투자했던 120억원의 2배 이상 규모다.

주차 서비스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이 회장만은 아니다. 국내 벤처기업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변대규 휴맥스 홀딩스 회장의 휴맥스 모빌리티는 하이파킹을 2019년 인수해 주차장 사업을 공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한게임과 네이버를 거친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미래 10년 이상을 책임질 사업 중 하나로 모빌리티 서비스를 언급했고, 카카오모빌리티가 플랫폼인 카카오T를 중심으로 2017년 시작한 주차 사업을 매년 2배 이상 성장시켰다.

국내 주차서비스 시장은 파킹클라우드의 아이파킹이 1위다. 카카오T 주차와 하이파킹이 나란히 뒤를 쫒고 있는 모양새다. 아이파킹은 현재 잠실 롯데 타워와 이마트 등 3900개에 가까운 주차장과 65만대쯤의 주차면수를 보유했다. 일일 70만대쯤의 일일주차 이용 대수를 기록 중이다.

아이파킹은 스마트 주차서비스 분야 기술과 인프라를 주도해왔는데, 고속도로 하이패스처럼 운전자가 별다른 조작없이 특정 지역을 통과하면 자동 결제가 가능한 파킹패스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주차업계 최초로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와 카페이 결제 제휴를 맺었다. 소프트웨어 기술 외 키오스크 등 주차시스템 제작 인프라도 보유하고 있는데 스타벅스 드라이브 스루나 경쟁사인 하이파킹 등에도 납품하는 등 주차 관련 산업에 전방위적인 영향력을 행사중이다.

하이파킹은 최근 경쟁사였던 AJ파크를 인수해 몸집을 키웠다. AJ파크의 지분 100%를 매입하는 중이며, 734억원 상당의 거래를 6월 완료해 인수합병 절차를 마무리한다. AJ파크는 주차장 운영을 비롯해 설비개발 등 주차관련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던 업체다. AJ파크 인수합병으로 휴맥스 모빌리티와 하이파킹의 주차장 사업 인프라가 더 넓어지게 됐다.

하이파킹은 무인 주차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만, 앱 기반 안내 등은 제공하지 않는다. 대신 발렛 등 주차대행과 프리미엄 서비스·주차 서비스와 연동된 차량 케어 프로그램에 주력하고 있다. 하이파킹은 랜드마크 내 설치된 주차장에서 주차후 세차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하이케어’의 운영을 확대하고 있으며, 인천공항의 유일한 공식 주차대행 지정업체기도 하다.

카카오모빌리티도 카카오T 플랫폼 기반 주차서비스 확장을 위해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키웠다. 올해 1월에는 70억원을 들여 주차 스타트업인 마이발렛을 품었다. 마이발렛은 주차관리와 발렛파킹 관련 앱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측에서 마이발렛 인수를 통해 스마트 주차 시스템을 강화할 것으로 본다.

카카오T 주차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모기업인 카카오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편의성이 가장 큰 장점으로 사실상 올인원 플랫폼을 통해 주차장 검색과 결제·이동까지 처리할 수 있다. 특히 카카오T의 주차 서비스는 목적지 기반 안내가 가능한데 목적지를 설정하면 카카오내비와 연동을 통해 길안내와 목적지 주변 최적의 주차장을 추천하는 AI 시스템을 제공한다.

아이파킹을 비롯한 다른 경쟁사 앱의 경우 T맵이나 카카오내비와 연동을 제공하지만, 경로 검색은 해당 앱에서 진행해야해 카카오T보다 상대적으로 편의성은 떨어진다.

모빌리티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벤처 1세대 기업가들이 주차 서비스 시장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모빌리티 서비스 중 가장 중요한 자동차의 시작과 끝이 주차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