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7일(현지시각)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열고 아이폰·아이패드·맥·애플워치에 쓰일 차기 운영체제(OS)를 발표했다. WWDC는 애플이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매년 개최하는 행사로 최신 운영체제와 기술 등을 공개하는 자리다. 업계에선 소프트웨어 발표와 함께 신형 맥북 프로도 공개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지만 애플은 차기 OS 발표에만 집중했다.

아이폰 iOS15의 큰 변화는 페이스타임을 타 운영체제에 개방한 점이다. 페이스타임은 애플의 화상통화 앱으로 그간 애플 기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iOS15부터는 애플 기기 사용자가 페이스타임 링크를 만들어 보내면 안드로이드 기기 사용자도 페이스타임을 이용할 수 있다. 단 링크는 애플 기기 사용자만 생성할 수 있어 페이스타임 참여자 중 애플 기기 사용자가 있어야만 사용 가능하다.

iOS15에 추가된 라이브 텍스트 기능으로 사용자 편의성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라이브 텍스트는 사진 속 글자를 인식한 후 이를 복사할 수 있는 글자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책 속 구절을 텍스트로 활용하고 싶다면 기기에 일일이 적지 않아도 된다. 책 페이지를 카메라로 찍으면 책에 적힌 글자를 인식해 텍스트로 변환해준다.

라이브 텍스트 기능으로 사진 속 텍스트를 인식하는 모습 / 애플
라이브 텍스트 기능으로 사진 속 텍스트를 인식하는 모습 / 애플
아이패드OS15는 아이패드를 활용한 작업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업데이트됐다. 멀티태스킹 메뉴를 앱 상단에 둬 스플릿 뷰(화면을 나눠 앱들을 동시에 사용하는 기능), 슬라이드 오버(사용 중인 앱 화면 위에 다른 앱을 표시하는 기능) 모드를 실행할 수 있다. 메뉴를 앱 상단에 둠으로써 사용자는 언제든 멀티태스킹(여러가지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일)을 할 수 있다.

아이패드의 스플릿 뷰, 슬라이드 오버 기능을 활용해 작업하는 모습 / 애플
아이패드의 스플릿 뷰, 슬라이드 오버 기능을 활용해 작업하는 모습 / 애플
맥 OS 몬터레이는 애플 기기간 통합성에 방점을 뒀다. 별도 설정없이 하나의 마우스·키보드로 맥과 아이패드를 오가며 작업할 수 있는 ‘유니버설 콘트롤’ 기능을 도입했다. 기기 간 콘텐츠를 이동하고 싶다면 드래그앤드롭(대상을 끌어 가져다 놓는 기능) 방식을 사용하면 된다. 만약 아이패드에서 그림을 스케치한 다음 맥의 키노트 슬라이드에 그림을 삽입하고 싶을 경우 이를 활용하면 된다. 아이패드나 아이폰에서 하던 작업을 맥에서 바로 수행할 수 있어 편리해졌다.

아이패드에서 하던 작업을 맥으로 연결해 수행하는 모습 / 애플
아이패드에서 하던 작업을 맥으로 연결해 수행하는 모습 / 애플
애플워치 차기 OS인 와치OS8은 마음 건강 챙기기를 강화했다. 기존 심호흡 앱을 마음 챙기기 앱으로 통합해 기능을 확대했다. 성찰 세션을 추가해 사용자가 명상하며 마음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성찰 세션은 여러 문구와 사색에 도움이 되는 애니메이션을 보여줌으로써 언제 어디서든 최소 1분 동안 마음을 집중할 수 있게 유도하는 기능이다. 문구에는 "최근에 마음의 안정을 느끼게 해준 순간을 회상해보세요. 지금 그 느낌을 가져오세요" 또는 "감사하다고 여긴 한 가지를 떠올려보고 이를 고맙게 여긴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세요" 등이 있다.

운동 유형에 태극권과 필라테스가 추가된 모습 / 애플
운동 유형에 태극권과 필라테스가 추가된 모습 / 애플
사용자가 신체 단련뿐 아니라 마음 안정에 도움이 되는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운동 유형에 필라테스와 태극권을 추가했다.

애플이 발표한 OS의 개발자용 베타 버전은 현재 공개된 상태다. 일반 베타 버전 OS는 7월에, 공식 업데이트는 올 가을 중 이뤄질 전망이다.

박영선 기자 0su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