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네이버 블로그에서 물건 팔려면 전번·성명 공개해야

입력 2021.06.11 06:00 | 수정 2021.06.11 10:15

네이버블로그 비롯 각종 SNS,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에 포함 전망
당근마켓·중고나라도 규제 피하기 어려울 듯
서비스 특수성 고려 카카오T 택시서비스는 열외

‘전자상거래법 전면 개정안(전상법)’ 적용 대상에 네이버 블로그가 포함된다. 논란이 됐던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 역시 규제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반면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중계 서비스에는 전상법이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관련업계는 그 동안 주장해 온 개인 간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과도한 의무를 부과해 부당하다는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반면 카카오모빌리티의 주장만 일부 받아들여진 셈이라고 지적한다.

/네이버 블로그 마켓 신청 화면 갈무리
9일 관계 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전자상거래법 전부개정안 제29조를 플랫폼 별 서비스 특수성에 따라 달리 적용키로 했다. 공정위는 이달 중 전체회의를 열고 플랫폼 업계의 의견을 최종 수렴한 후 이를 확정할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SNS 플랫폼이라도 순수 정보교환을 넘어 중개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적극적으로 쇼핑, 마켓 기능을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경우는 연결수단 플랫폼으로서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네이버 블로그의 전상법 포함 이유를 설명했다.

전상법 전부개정안 제29조는 거래가 목적인 온라인 플랫폼에서 개인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C2C) 분쟁이 발생하면 개인판매자 성명과 전화번호를 소비자에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업계는 과도한 규제라고 지적해 왔다. 소비자 간 거래에 대해 플랫폼에 지나치게 큰 의무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은 제29조 자체를 삭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개인정보 수집은 최소화하고 보호는 강화하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조처라는 설명이다. 이들 단체는 "개인 간 분쟁은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플랫폼과 제3의 분쟁 해소 기관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고나라와 당근마켓 등 C2C 플랫폼은 규제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자상거래법은 사업자별로 적용규정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한 플랫폼 내에서 어떤 서비스가 제공되는지에 따라 다른 규정이 적용돼 별도의 규제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당근마켓, 중고나라 등의 C2C 플랫폼은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공정위가 전상법을 플랫폼별 특수성에 따라 달리 적용하기로 하면서, C2C서비스에 해당하는 ‘카카오T대리'는 전상법 29조 사정권에 포함될 전망이다. 반면 같은 플랫폼이어도 택시기사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카카오T’는 B2C 서비스로 해당 조항에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 등 업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플랫폼별 제공하는 서비스의 특수성을 고려한 개정안을 마련키로 했다. 앞서 모빌리티 업계는 공정위가 법 적용 대상에 재화 뿐 아니라 용역을 중개하는 플랫폼을 포함시켜, 택시·대리기사를 중개하는 모빌리티 플랫폼도 적용될 수 있단 점을 우려해왔다.

공정위 관계자는 "재화 또는 용역서비스를 중개하는 플랫폼들이 전상법 범위 안에 포괄된다"면서도 "이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보다는 플랫폼 특수성에 따라서 의무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플랫폼에서 택시기사와 소비자를 연계하는 경우는 B2C거래이고 개인간 거래와 상관이 없으므로, 전상법상 B2C규정이 적용되며 대리기사 등은 C2C관련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며 "공정위는 C2C 플랫폼 거래에서의 신원 정보 확보 의무에 대해서는 플랫폼 서비스의 다양성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권고안을 참조해 수정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모빌리티 업계는 택시, 대리운전 기사의 성명은 이용자에게 공개하되 연락처는 안심번호로 전환해 제공 중이다.

관련업계는 그 동안 논란이 된 당근마켓과 중고나라 등의 C2C 플랫폼이 여전히 규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에 안타까워 한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를 중심으로 한 모빌리티 업계의 목소리만 반영됐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반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정위는 전상법이 당근마켓 등 개인간거래(C2C) 플랫폼에 과도한 규제의무를 부여한다는 의견을 반영해 다소 모호하게 ‘기업 경영상의 이유가 있을 때에는
적용을 예외한다'는 내용의 규정을 포함시킨 것으로 안다"며 "그나마 업계의 목소리가 조금은 반영됐다고 좋아해야 할지 아리송하다"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가 준비중인 전상법은 분쟁이 발생하면 소비자들이 분쟁조정기구 등 공적인 절차를 밟게 될 때 플랫폼의 책임 차원에서 협조하라는 내용이 핵심이다"라며 "신원정보 확보 의무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권고안을 참조해 수정대안을 마련중에 있다. 공정위가 특정 서비스의 법 적용 여부를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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