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는 삼성SDI, 테슬라·폭스바겐 빈틈 ‘호시탐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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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6.16 06:00
삼성SDI가 미국 배터리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자체 배터리 생산공장을 건설하거나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합작법인(JV) 설립을 유력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업계는 삼성SDI의 투자 시점을 결정하는 잣대가 미 시장에서의 굵직한 수주 건 확보로 본다. 결국엔 경쟁사의 물량을 뺏어와야만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15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이르면 연내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 투자를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이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1’에서 SK이노베이션 부스를 살펴보는 모습 / 이광영 기자
전영현 사장은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1’에서 기자와 만나 미국 투자 여부를 묻는 질문에 "미국에서 조인트벤처(합작법인) 설립이나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결정된 건 없지만 시장 진출 준비는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삼성SDI 한 임원이 경쟁사 임원에게 미국 투자 건에 대한 절차를 묻거나 공유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삼성SDI는 K배터리 3사 중 미국 내 배터리셀 생산 공장이 없는 유일한 기업이다. 국내 울산·천안, 중국 톈진·시안, 유럽 헝가리에 전기차 배터리셀 공장을 운영 중이며, 미국 미시간주 오번힐스 배터리 공장에서는 팩·모듈 조립만 하고 있다.

삼성SDI와 손잡을 유력 후보로는 기존에 삼성SDI 배터리를 납품받는 스텔란티스그룹과 BMW 등이 거론된다. 스텔란티스는 피아트크라이슬러, 푸조, 마세라티 등을 보유한 세계 4위 완성차 기업이다. BMW는 아직 배터리 내재화나 합작사와 관련된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삼성SDI는 최근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의 전기 픽업 트럭에 배터리 셀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리비안은 ‘제2의 테슬라’로 불릴 만큼 유망한 스타트업이지만 다른 완성차 대비 확장성 면에서 떨어지는 것이 약점이다.

배터리 업계는 삼성SDI의 미 진출 발표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마땅한 대형 협력사가 없다는 점을 꼽는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서 GM, 포드와 각각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일본 파나소닉도 테슬라 전기차에 자사 배터리를 단독 공급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도 미국 현지 공장이 있지만 아직 삼성SDI의 배터리를 탑재하지 않아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삼성SDI가 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파나소닉 등 경쟁사가 공급 중인 고객사의 빈틈을 노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가 원통형 배터리를 쓰는 테슬라, 각형 내재화를 선언한 폭스바겐 등 공략에 성공한다면 합작법인 설립을 하지 않더라도 미 현지에서 유의미한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전영현 사장도 미 시장 진출이 고객사 확보 문제와 엮여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전 사장은 9일 인터배터리 행사에서 미 진출을 계기로 테슬라 등 새로운 고객사 공급도 염두에 뒀냐는 기자의 질문에 "(미국 진출에 대한) 대부분이 고객사 문제와 엮여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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